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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총장님, 총장님, 우리 총장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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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8-13 16:39 조회11,4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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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함께 한 영원한 청년 - 박홍 총장

1989년에 2학년이 된 나는 교양필수 과목으로 ‘신학적 인간학’을 수강했다. 담당 교수는 박홍 총장이었다. 수업 시간의 박홍 총장은 진지했다. 해박하고 깊었다. 라틴어와 영어 개념이 수시로 뒤섞이며 신학의 개념과 역사가 펼쳐졌다. 특유의 큰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에너지와 얼굴 표정에서 보이는 열정.

1989년 당시 박홍 총장에 관한 소문 하나가 나돌았다. 하루도 어김없이 검정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등교하는 신입 여학생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모교에는 짧은 치마입고 화장하고 세련되게 퍼머한 여학생이 드물었다. 봄꽃 화사해질 무렵 총장이 ‘검정 미니스커트녀’와 독대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미니스커트가 면학 분위기에 끼치는 영향’과 ‘미니스커트를 입어야 하는 사회문화적 이유’에 관한 토론이었을 것으로 학생들은 추측했다.

학교 근처 술집이 있는 골목에서 박홍 총장은 쉽게 목격됐다. “무슨 과야? 한 꼽뿌 더 해야지!” 박홍 총장은 청년이었다. 학생회 간부들과도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자 했다. 구속 학생 석방을 위해 검찰과 경찰을 설득하는데 앞장섰다. 학교 발전을 위해 기업인을 만나 굵직한 기부 건을 성사시켰다. 1990년 개교 30주년을 전후해서는 국내외 동문회를 순방하는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덩치 크고, 입심 좋고, 체력 좋은 젊은 총장은(취임 당시 만47세) 실로 서강의 구심점이었다. 이후 일련의 정치적 발언들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박홍 총장을 바라보는 눈길도 사람에 따라 엇갈렸다.

20년 만에 가까이서 본 박홍 신부는 수척해졌고 목발을 짚고 있었다. 심장수술을 했고 매주 세 차례 신장 투석 치료를 받는다 했다. 박홍 신부는 나의 대학 시절(1988~94) 나의 총장, 우리의 총장이었다. 그 시절은 기쁨과 슬픔, 빛과 어둠이 함께한 시대였다. 그 분이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그 눈빛과 이야기를 듣고 싶다. 행사 뒷풀이 때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었던 그 분의 하모니카 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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