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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학풍이 진취적으로 생동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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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1-02 17:45 조회26,4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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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무 언론대학원 동문회장

언론대학원과의 인연은 20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쁜 현업 생활에 고갈돼 가는 느낌이 들던 중견 기자 시절이다. 회사 선배가 추천해줘 기쁜 마음으로 입학했지만,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게 만만찮았다. 엄정한 학사관리와 충실한 수업 속에 간신히 졸업한 것은 교수님들과 동료들 덕분이다.

당시 언론대학원에는 광고 홍보 뉴미디어 신문 방송 등 현업 직장인들이 많았다. 바쁜 가운데도 다들 학구열이 높았고 뒤풀이를 통하여 원생 간 유대도 끈끈해졌다. 여느 다른 대학 특수대학원에서 맛보기 어려운 서강만의 젊고 진취적이며 엄격한 학풍이 생동했다.

언론대학원 동문회 일을 맡으면서 오랜만에 동문 모임에 나가게 됐다. 세대와 세월의 간극이 적지 않기에 부담감이 들었다. 그런데 선배부터 한참 후배까지 한 자리에 모인 동문들은 재학 시절 동료들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서강 동문이라면 서로 믿고 통하고 동문회가 활발한 것도 남다른 학풍 덕분이다.

늦깎이로 배운 지식은 기자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 국내 대부분 언론사는 언론대학원 졸업장이 필수인 미국과 달리 자체 충원 시스템으로 선발해 도제식 수습교육을 시킨다. 그러다보니 아는 것 같지만 기초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언론대학원의 언론 역사, 윤리 과목을 통한 다양한 케이스스터디를 언론계가 필수로 한다면 우리 언론 수준이 한결 높아질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직업에서뿐 아니라 삶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커뮤니케이션은 본질적으로 어려운 일이며 노이즈가 끼기 마련이라는 인식을 제대로 갖게 됐다. 흔히 커뮤니케이션을 쉬운 일로 여겨 내 뜻을 몰라준다고 서운해 하고 조급해 한다.

또 하나는 경청에 관한 것이다. 고(故) 이병철 회장이 후계자에게 ‘경청하라’는 유지를 남겼을 정도로 그 중요성은 크다. 하지만 귀 기울인다고 다 경청이 아니다. 공감적 경청이 중요하다. 공감적 경청은 상대의 말뜻과 맥락을 살펴 듣는 것이다. 기삿거리가 될지 안 될지 여부에만 익숙하던 나는 상대의 말에 집중하면서도 실제로는 내 생각의 필터로만 들었던 것이다.

소통에는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며 진정한 경청은 공감적 경청이라는 배움은, 언론대학원을 다니지 않았으면 체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특별한 학풍을 만들어준 교수님들과 동료들께, 그리고 선후배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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