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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나와 도서관 : 이광훈(92 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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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6-22 11:15 조회13,6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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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건 8할이 수족관

모교 도서관이라고 하면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수족관을 떠올린다. 갓 입학했을 때부터 수족관에서 공부해보겠다고 새벽에 일어나 처음 자리를 잡곤 했다. 고정 좌석 비슷하게 자리 차지한 학생들이 많았기에, ‘저 녀석은 어디서 뭐하다 온 자일까?’하는 눈초리 비슷한 것도 느꼈다. 하지만 하루하루 수족관 생활이 지나면서 같은 고향 출신을 고리로 또는 고교 선후배를 고리로 안면을 트는 학생들도 늘어갔다.

강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당시 젊은이들의 캠퍼스 생활을 그린 ‘우리들의 천국’이라는 MBC TV 드라마다. 그 드라마 촬영을 우리 학교에서 했는데 홍학표, 박철,한석규, 최진실, 김찬우, 장동건, 전도연, 최진영 등 당대 최고 ‘청춘 스타’들이 출연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도서관 신을 수족관에서 종종 촬영할 때는 공부하던 학생들을 밖으로 내보내곤 하였다.

그러면 학생들은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거나 보던 책을 가지고 나가 보면서 촬영 끝나기를 기다렸다. 최진실, 전도연 같은 여배우들이니 남학생들 입장에선 괜히 가슴 설렐 법도 하건만, 대부분 학생들은 공부에 방해된다고 생각하여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일부 학생들은 촬영 중에도 나가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이것도 일종의 ‘서강스러움’이라고 해야 할까.

그 당시는 이른바 삐삐 시대였다. 삐삐가 울리면 답신 전화하러 공중전화로 뛰어 가야 했는데, 그렇게 삐삐 호출 받고 뛰어가는 것이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있다는 증거로 여겨지는 시대였다. 수족관에서 공부하던 여학생 중 딱딱한 힐 신은 여학생이 삐삐 호출 받고 구두굽 소리 요란하게 또박또박 내며 뛰쳐나가는 소리. 그 소리는 마치 고요한 찻잔 속의 돌풍 같이 다가왔다.

이제는 그 모든 일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서로 인사하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당시 수족관을 지키던 많은 학생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금도 수족관을 지키는 후배들은 여전할까? 수족관 후배들이 많은 추억을 쌓으면서 각자의 목표를 향해 매진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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