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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편지_남성일(72경제) 모교 경상대학장 겸 경제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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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6-01 13:24 조회11,3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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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일(72.경제) 서강대학교 경상대학장 겸 경제대학원장

 

강형,

 

서강옛집 지면을 빌어 이렇게 편지를 쓰니 기분이 새롭소. 나는 지금 지방에 내려와 이 편지를 쓰고 있소. 우리 대학의 발전위원인 학부모와 기부금 협의 차 내려와 있는 길이오. 학장 보임을 맡은 지 이제 세 달. 요즘의 학장직이란 목에 힘주는 권위의 자리가 아니라 돈 만들러 바쁘게 돌아다녀야 하는 세일즈맨의 자리임을 실감하는 데는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소.  


얼마 전 우리 경제학부는 교육부 2차 BK21 사업단 선정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소. 서강대 전체로도 거의 전멸하는 결과였지요. 여러 동문들의 실망이 컸으리라 생각하오. 1차 BK21 사업 때엔 전국 1위로 선정되었던 경제학부가 이번에 탈락하자 학교 내에서도 놀라워했소. 물론 당사자인 우리 교수들은 자성과 울분 속에 몇 주일을 보내야 했소. 마치 지난 대회 우승팀이 예선 탈락한 것 같은 분위기였소. 교수들은 먼저 그동안 우리들이 느슨하였음을 반성하고 있소. 서강 경제라는 브랜드 파워와 그동안의 실적에만 집착하여 편하게 살아온 데 대해 스스로 준열한 자기비판을 통해 느슨함을 바로잡자는 분위기가 요즘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오. 그러나 이번 결과는 한편으로 현재 서강이 처한 환경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오. 그만큼 연구와 교육환경이 경쟁대학들에 비해 급속하게 뒤떨어지고 있다는 말이오.


강형과 내가 학교 다니던 70년대의 서강은 교수진과 시설환경의 질에서 국내 최고라 할 만 하지 않았소? 당시에 좋은 교수진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우수교수를 영입하는데 서강이 다른 학교보다 월등한 조건을 제시하였기 때문이오. 또한 학생인 우리들은 최신 개가식 도서관에서 당시로는 타 학교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각종 외국 신간들을 서가에서 마음껏 뽑아보는 호사를 즐기고는 했소.


그러나 지난 20여년 사이 이 모든 질적 우월성이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음을 지켜보자면 가슴이 바늘로 콕콕 찔리는 것 같소. 훌륭한 교수님들이 정년퇴임으로 떠난 빈 자리를 우수한 젊은 인재로 채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오. 경제학부의 경우 오히려 지난 7년간 3명의 젊은 교수들이 좋은 조건을 찾아 다른 대학으로 떠났소. 학생들의 환경은 또 어떠하오? 통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화사한 채광을 받으며 번쩍이는 바닥에서 미끄러지듯 포크댄스를 
배우던 쾌적한 C관 라운지는 급증하는 학생들을 수용하느라 식당으로 바뀐 지 오래며 그나마 시설이 낡아 요즘은 도로변 휴게소만도 못한 실정이오.


어찌 보면 이런 환경 속에서 그나마 명예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오. 서강은 교육서비스의 고객만족도에서 수년간 1위를 유지하고 있소. 그리고 아직까지 졸업생의 성실함과 실력은 직장사회에서 인정받고 있지 않소? 얼마 전 신문에는‘신 서강학파’라 하여 금융분야에 종사하는 서강인들의 실력을 칭찬한 글들이 실린 적도 있지요.

 

학교 전체가 질적으로 개선되면 좋겠지만 우선 우리 경상대학이라도 개선하자는 것이 내 포부요. 그래서 요즘 세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소. 첫째, 좋은 교수를 유치하고 붙잡아두기 위해 연구지원기금을 확보하는 것이오. 이 기금은 국제저명학술지에 학교의 이름을 올리는 논문을 포상하는데 쓰일 것이오. 둘째, 경제학부 학생만이라도 좀 제대로 된 영어교육을 실시하고자 하오. 그래서 세계 어디서나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언어능력을 갖춘 서강경제인을 양성하고자 하오. 셋째, 영어권국가 학생들을 서강에 초빙하여 우리 학생들과 섞어놓고자 하오. 속된 말로 양코배기들과 된장들을 섞어 공부시키면서 국제화 환경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것이지요. 이 모든 것을 학교 지원 없이 우리 대학 스스로 해결해야 하오. 그러니내가 바쁘지 않겠소?


강 형. 이미 발전위원을 맡을 때부터 눈치챘겠지만 좀 도와주시오. 고학하며 학교를 다니고 자수성가한 강형은 서강교육의 모범생 사례요. 그런강 형이 뼈아프게 모은 것을 후배들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해 주시오. 서강을 살리고 미래를 살리는 길이지 않소? 몇몇 학부모께서 벌써 도와주고 계시오. 이젠 강 형과 같은 동문들이 또한 나서주셔야 할 때요.

 

남성일(72·경제) 모교 경상대학장 겸 경제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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