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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찬 제 16대 재단이사장과 서강옛집 편집위원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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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7-07 09:34 조회10,1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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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모교 본관 이사장실에서 서강옛집 편집위원회가 유시찬 신임 재단 이사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서동욱 편집위원, 유시찬 이사장, 송영만 편집인, 정명숙 총동문회 사무국장.


♣유시찬 제 16대 재단이사장과 서강옛집 편집위원회 인터뷰

“영성 교육 강화로 서강 본래 모습 찾겠다”

편집자주:서강옛집 편집위원회가 유시찬 신임 재단이사장과 6월 24일 오전 11시 본관 3층 이사장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는 효형출판 대표 송영만(74.정외) 편집인, 모교 철학과 교수 서동욱(90.철학) 편집위원, 정명숙(83.불문) 총동문회 사무국장 등이 참가했다. 유시찬 이사장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경상도 사투리로 구수하고 소탈하게 응답했다. 까다로운 질문에도 어려운 내색 없이 솔직한 답변이 이어졌다. 풍부한 유머 감각을 갖춘 이사장 덕분에 인터뷰 도중 옆방까지 웃음소리가 전달되는 상황이 자주 벌어졌다.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전해 달라.
“반갑게 맞아주신 동문들께 고맙다. 사실 6월 20일에 열린 취임미사 내내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저와 학교 구성원이 서로 모르는 상황이었다. 서로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사회의 의사 결정 절차가 보다 민주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사장과 상임이사만 상주하고 다른 재단 이사들은 비상근이다 보니 의사 결정에 적극 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앞으로 많은 의결 사안들이 주입식이나 상명하달 식으로 이사회에서 통과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중요한 사안은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구성원간의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거치고, 필요하다면 표결을 통해 정할 것이다.”


이사회와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신뢰가 약해진 분위기다.
“학생회나 노동조합 등 학교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단체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를 초청해서 공식적인 의견을 듣겠다. 그동안 여러 주장을 하는 단체나 개인에게 이사회가 적극적으로 귀 기울이지 않은 점이 있었다. 이제는 이사회가 잘못한 게 있으면 잘못했다고 이야기하고, 상대방에게 책임이 있으면 상응한 책임도 묻겠다. 교수협의회도 대화의 대상으로 모실 계획이다. 그렇지만‘아니면 말고’식의 문제 제기는 하지 않길 바란다.서강 가족 모두에게 선한 의지가 있다고 믿는다.”


모교에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35세가 넘어서 예수회에 들어왔다. 대학도 재수했고, 대학원 졸업 이후에 입대했다. 당시교련 수업을 들으면 병역 6개월 면제하는 혜택이 있었는데, 교련에서 F학점을 받는 바람에 32개월을 다 채워야했다. 제대한 뒤에는 군대 제대하기 직전에 믿었던 개신교 덕분에 소망교회를 다녔다. 천주교로 개종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쯤 ‘고소영’이라고 불리는 정부에서 일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고’려대 대학원에다 ‘소’망교회를 다닌 ‘영’남 출신이기 때문이다.(웃음)”

천주교로 개종한 계기는
“제대 이후 춘천지방법원에서 사무관으로 일했다. 그러다 강릉지원으로 옮겼다. 그때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친해지기 위해 “할 이야기가 있으니 술 한 잔 받으시라”고 하면서 다가갔다. 이를 계기로 술과 담배를 다시 시작했다. 3년 반 동안 개신교 믿으면서 끊었던 것인데 다시 시작한 셈이다. 그러던 어느 날 법원 여직원이 근무 시간에 책을 보고 있기에 혼쭐을 내고 그 책을 빼앗은 적이 있었다. 이해인 수녀의 시집이었다. 무심코 봤는데 시집에 드러난 수녀님의 깨끗한 영혼에 비해 내 영혼은 새까맣게 느껴졌다. 그래서 ‘천주교가 어떻기에 이리도 깨끗한 영혼을 빚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책 읽고 나서 일주일만에 개종했다. 그 때가 1987년 2월 말이었다.”


한국 현대사에서 격동의 시기였다.
“인생에서도 진정 격동의 한 해였다. 개종한 그해 4월 초에 세례를 받았다. 그러다 4월 말 미사를 드리러 갔는데 ‘내각제 개헌 반대 서명 운동’을 하고 있기에 서명했다. 이게 큰 논란이 됐다. 당시 강릉지원 소속 단위 기관장인 등기소장을 맡고 있었는데‘어떻게 공무원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에 동참했는가’하는 지적이 있었다. 안기부와 헌병대에 보고가 됐을 정도였다. 한마디로 찍혔다. 그래서 5월 1일 춘천법원으로 좌천됐다. 조금 있으니 6월 민주항쟁이 일어났고 6·29선언이 나왔다. 당시 사무관으로 일하면서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이렇게 인생을 걸어가도 되겠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반골기질(?)이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세속적인 영화를 누리려고 사는 건 올바르지 못한 것 같다는 반성이 들었다. 그래서 사무관을 그만두고 35세가 넘어 예수회에 입회했다.”


지금도 술 담배는 하시는지?

“담배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딱 10년 동안 피웠다. 개신교 세례 받고 3년 끊었다가 강릉에서 다시 3년 동안 피게 됐다. 예수회 들어오기 전에 다시 끊었기 때문에 지금은 금연하고 있다. 술은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져서 잘하지 않는다.”


예수회를 선택한 이유는

“여자 친구가 서강대를 다녔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이그나티우스 성인이나 예수회에 대한 이야기를 접한 것도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예수회를 통해 수도 생활을 하면서 외국 유학까지 갔다 와서 교수가 되고 싶었던 흑심(?)도 있었다.(웃음) 그런데 막상 수도 생활을 하다 보니 사제로서 교수가 되어 폼 나게 살고 싶

었던 욕심이 사라졌다.”

 

학교에서 교편을 잡을 수도 있었는데

“머리만을 써서 지식을 전달하는 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수행과 실천을 통한 살아 있는 깨달음과 영적인 전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적 공부로는 이 뜻을 펼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영성신학에 관심을 가졌다. 10년 동안 영성사도직을 맡으면서 신부와 수녀를 대상으로 피정 지도를 했다. 그렇기에 학교 안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에 수도회와 신자들에게는 좀 알려져 있다.”


이사장이 생각하는 서강 교육의 지향점은

“제가 가진 꿈이라는 것을 전제로, 지성교육과 영성교육이 함께 진행되면 좋겠다. '영성’이란 교리를 교육한다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인간의 보편적이고 근원적이며 깊은 면을 다룬다. 궁극적으로 인간과 존재에 대한 이해를 하는 교육이다. 서열을 매기고 상대적인 우열을 정하고 끊임없는 경쟁만을 지향하는 것은 피하겠다. 학문적으로 수월(秀越)성 교육을 포기하는 게 아님을 알아주기 바란다. 영성 교육을 한다면, 수업 시간에 강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수행을 병행하는 방법을 시도하겠다. 가톨릭 신자라면 기도를 포함한 피정 시간을 가지고, 불교 신자라면 좌선 교육이 좋겠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라면 일반적인 명상을 하는 경험을 통해 머리가 아닌 몸으로 알아듣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옛날 화랑들도 문무숭상을 했듯이 문을 하되 무가 뒷받침되도록, 지식을 갖추되 몸으로 체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며 공식적으로 논의한 것은 아님을 재차 밝혀둔다. 다만 이런 교육 시행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 내도록 애쓰고 싶다.”

 

모교가 80년대 후반부터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이 질문은 이사회 안에서도 늘 긴장관계를 이루는 주제다. 양적 발전이냐 질적 추구냐 하는 논쟁이다. 하지만 규모 경쟁으로는 대형 사립대학을 못 따라간다고 본다. 작지만 알찬 이미지를 가진 서강대로서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서강대가 교육에 있어서 새로운 이미지와 모델상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낸다면 서강대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될 것이다. 순수한 열정과 바람을 가진 국민들 대다수가 촛불집회를 이끈것처럼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서강대가 가진 옳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하드웨어 측면보다는 살아 있는 서강의 정신, 즉 ‘서강의 혼’을 부각하는 노력을 하겠다. 십시일반으로 발전기금을 걷는 방안도 모색하겠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교수, 학생, 동문들과 공감대를 나누는 게 필요하다. 사실 재단이 돈을 못 벌어오면서 이 같은 것을 지향한다는 지적이 있다. 욕심 같아서는 돈 못 벌어오는 이사회라도 적극적으로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면서 대학 교육의 큰 방향을 설정하고 싶다. 사립대학교의 하나가 아니라 예수회 대학으로서의 서강대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하겠다. 특히, 1원 한 푼 부정적으로 쓰지 않는 재단은 자랑할 만하다.”

 

동문들에게 요청하고 싶은 게 있다면

“동문들이 학교에 애정을 갖고 먼저 나서주는 점이 고맙다. 앞으로도 그래주실 것이라 믿는다. 다양한 자리를 마련해 상호작용하는 이사회를 꾸려가겠다. 나아가 ‘서강인’이라고 하면 기업체에서도 흔쾌히 인재로 활용하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강의 혼을 세우겠다. 영성 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서강의 본래 모습을 찾는 과정이다. 학교 내 구성원들과 학교 밖의 동문들이 상호 교류하는 가운데 서강의 혼을 크게 진작시켜 나갔으면 좋겠다.”


장시간의 인터뷰에 성실히 응해주셔서 고맙다. 서강 가족 모두가 희망으로 부풀어 있다.

“이사장 취임 이후 공식 인터뷰가 총동문회가 발행하는‘서강옛집’이 처음이다. 오히려 정말 고맙다.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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