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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문화융성에 앞장 고영수(69 생명) 대한출판문화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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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3-21 11:45 조회33,2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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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곳곳에 서점 들어선 문화의 나라 꿈꾸죠”

청림출판 대표인 고영수(69 생명) 동문이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 제48대 회장으 로 선출됐다. 1947년 창립한 출협은 단행본, 교과서, 참고서, 전집 등을 출판하는 560여 출판사가 회원으로 활동하는 우리나라 출판계를 대표하는 단체다. 고 동문은 2월 20일 거행된 출협 회장 선거에서 62%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임기는 2017년 2월까지 3년이다.

“금요일 당선되자마자 축하인사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월요일이 되니 당선 명예는 어디로 가고 멍에만 남더군요.”
 
출협 회장으로서 부담을 먼저 느낄 만큼 지금의 출판계 상황은 무척 나쁘다. ‘고사 직전’, ‘단군 이래 최대 불황’ 등이 출판 시장을 표현하는 상투어가 된지 오래다. 연평균 독서량은 9.2권으로 10권이 채 안되며, 1998년 1억 5000만부였던 발행부수가 2013년 8600만부로 반 토막 났다. 전국 오프라인 서점도 매년 줄어 들어 2003년 3589개였던 점포가 2013년에는 2331개로 대폭 줄었다. 이처럼 출판계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의 출판을 기회의 출판으로 반전시킬 책무가 어깨에 묵직하게 놓여 있지만 고 동문에게는 웃음과 여유가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자신감과 해 내고 싶다는 열정 덕분이었다.

“우리 서강인이 한번 한다면 잘 하잖아요. 저도 자리를 누리는 회장이기보다 일하는 회장이 되려 합니다. 출판인들의 선거로 뽑혔다는 건 그만큼 저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겠죠. 3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출판 환경을 꼭 만들겠습니다.”

출협은 단순히 출판사들의 모임에 국한되지 않는다. 각종 산하단체도 많고, 인쇄업계, 서점업계, 도서관, 정부, 정당 등과의 관계가 밀접하다. 출판은 한 나라의 지식 문화를 대표 하는 산업이기에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어 충돌하고 있어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 조정하고 합의해서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특성이 있다. 이에 고 동문은 출협 회장으로서 의사결정을 할 때 세 가지 기준을 정했다.

“제가 정한 첫 번째 기준은 제 결정이 대한민국 문화융성에 도움이 되는 가 안 되는 가 입니다. 작은 주장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문화 융성’이라는 커다란 틀에 맞게 판단하고 싶습 니다. 두 번째는 출판인 위상 강화에 도움이 되는가의 여부입니다. 사실 출판인이면 한 나라의 지성인데 우리 출판인들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입니다. 세 번째는 출판 공동체 함양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준들에 맞춰 행동하면 크게 실수하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겠다고 봅니다.”

나아가 출협 회장으로서 고 동문이 임기 안 에 이루고 싶은 가시적인 목표는 동네 서점 활성화다. 골목마다 있는 커피숍만큼 동네 서점이 많아져야 출판이 활성화 된다는 취지에서다. 출판 불황 이면에는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인 서점이 사라지는 현실 때문이라는 판단에 서다. 책을 접할 기회가 없다보니 책을 덜 구매하게 되고, 책이 팔리지 않으니 출판 의욕이 사그라진다고 진단했다. 사실 고 동문의 꿈은 모든 출판인의 꿈이다. 동네 서점에서 이웃들이 책을 고르고 읽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이야말로 문화가 풍성해지고 지적 수준이 넓고 깊어질 수 있는 근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는 모든 출판인들이 그리는 풍경일 것이다.

고 동문은 동네 서점이 활성화되려면 법적, 제도적으로 도서 정가제가 먼저 정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막상 독자들은 도서 정가제가 되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할인 경쟁으로 책을 싸게 살 수 있는 상황을 막는 건 시 장 논리와 맞지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출판사들은 가격 할인폭을 미리 감안해 서 처음부터 책 가격을 올려서 판매하는 게 실상이다. 그렇기에 도서정가제가 정착되면 가격 거품도 빠지고 어디에서 사든 같은 가격이 되기에 동네 서점도 되살아날 기회가 생긴다는 게 고 동문의 전망이다. 필자도 작은 출판사를 이끄는 출판인이기에 일하는 회장이란 포부를 밝히며 임기를 갓 시작한 고 동문이 이끄는 출협이 우리나라 출판계뿐만 아니라 지식 산업 전체의 희망이 되기를 응원한다.


글=조광현(88 경제) 본보 편집위원, 디지털미디어리서치 대표
사진=정범석(96 국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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