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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웃 - 주점 '삶이 보이는 창' 운영하는 김정대(81.물리)신부 , 이진현(91.사학)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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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1-28 23:34 조회16,0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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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술 한 잔 하러 오세요"

주점 ‘삶이 보이는 창’ 운영하는 김정대(81.물리) 신부, 이진현(91.사학) 수사

 

며칠 전 택시를 탔는데 앞좌석 등받이에 A 4용지 크기의 종이가 붙어 있었다. 가톨릭 운전기사 사도회의 회원이라는 운전기사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차안에 껌과 모금함을 비치해놓고 모금 참여를 호소하는 글을 빼곡히 담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아예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놓기까지 한 종이였다. 좋은 일한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운전기사가 자랑스레 회원수첩을 보여주었다. 그 수첩 표지에 박힌 글자가 눈에 확 들어왔다. “핸들을 잡은 예수." 정말 멋진 이름이다. 핸들을잡은 예수라…얼마 전 이런 멋진 이름을 붙여주고 싶은 사람 둘을 발견했다.

지하철 1호선 동암역에서 5분 정도 걷다 보면 다다르게 되는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396의 6  2층. 웬만해선 눈에 잘 띄지 않는 간판에 ‘삶이 보이는 창'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삶이 보인다니 사주관상 봐주는 점집쯤인가 싶지만 사실은 술집이다. 그것도 점잖아야 할 신부님과 수사님이 운영하는 술집!

술집 사장은 신부님, 웨이터는 수사


부평과 주안공단, 남동공단에서 퇴근하는 노동자들이 쉬어가기엔 안성맞춤인 이곳은 2년반이 지나면서 인천지역 노동자들, NGO 활동가들이나봉사자들, 인근성당 신자들 사이에선 꽤 알려진 술집이다. 단골들은 이곳을 ‘삶창'이라고 부른다. 이 술집의 사장은 김정대(81·물리) 신부, 웨이터는 이진현(91·사학) 수사다. 신부와 수사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으면 여느 술집 사장이나 웨이터와 다를 바 없다. 굳이 차이를 찾아내자면 이익을 내기위해 손님의 주머니를 노리는 곳은 아니라는 점. 많이 팔려고 하지도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심을 팍팍 쓰기도 하기 때문에 늘 적자에 허덕인다. 김정대신부가 투잡스족이 되어야하는 이유이다. 적자는 김신부가 외부에서 강연을 하거나 피정지도, 강론 등을 통해 번 돈과 몇몇 회원들이 보태주는 후원비로 메운다.

낮은 곳 섬기는‘하느님의 환대’보여 주고파


그런데도 김정대 신부가 술집을 차리고 유지해 나가는 이유. 졸업 후 인천 부평의 반도체 회사에서 일할 당시와 예수회 입회 후 수사 시절, 공장에서 일하며 노동자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김신부는 호주 멜버른에서 공부할 때 공동체 주방에서 한 남자가 요리를 하며 김신부를 비롯한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서빙해주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나중에 서빙한 그 남자가 바로 공동체 원장이었다는 사실을 안 김신부는 자신도 사제가 되면 그렇게 낮은 곳을 섬기며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술 잔 속 고민과 아픔 들어주는 마음의 쉼터


그리고 그 방법으로 택한 것이 사람들이 긴장을 풀며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고, 함께 잔을 
주고받으며 고민을 나누는 가운데 아픔까지도 털어낼 수 있는, 낮은 곳을 향한 하느님의 환대를 보여줄 수 있는 소박한 술집이었다. 사람들이 오다가다 들르고, 만나서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사회정

책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으며 미운 사람들을 안주삼아 십기도 하는, 옛날로 치면 동네 어귀 주막 같은 곳.

 

우리가 성서에서 만나는 예수도 늘 사람들과 식탁에서 술(피)과 음식(살)을 나누던 분이 아니었던가. 예수는 죽음을 앞둔 ‘최후의 만찬' 때도 사랑하는 제자들과 식탁에서 ‘함께' 술을 나누었었다. 그 술집에서 김신부와 이수사는 술만 파는게 아니다. 이 곳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고민(때로는 고백성사에서도 털어놓지 못하는)도 들어주고 문제 해결을 위해 변호사나 의사, 복지사 등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가끔은 결혼식 피로연도 하고 문화공연을 열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장사는… 그러나 두 사람은 오히려 “이곳에서 높은 곳에서는 보지 못하는 낮은 곳의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처절한 지를, 왜 예수가 낮은 곳을 찾아갔는지를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 둘은 술집 주인 예수, 술집 웨이터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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