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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계수(90 철학)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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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4-02 20:50 조회11,0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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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영화인생 길어야 20년, 쉬지 않고 이야기 풀어야죠”

따스한 3월 봄날, 독특한 로맨스 영화 한 편이 연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남녀의 엎치락뒤치락 사랑 과정을 극중 극 형식, 허구적 인물 등장, 문어체 대사, 뮤직비디오 등 색다른 형식으로 재치 있게 표현해 극장가를 떠들썩하게 만든 독특한 이 영화, 바로 전계수(90 철학)동문이 감독한 ‘러브픽션’이다.

2006년 영화 ‘삼거리극장’에 이어 올해 ‘러브픽션’으로 한국 영화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고 평가 받는 전 동문은, 모교 재학 시절 영화와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고 한다. 친구 부탁으로 단편영화 배우 겸 스텝으로 참여한 게 학창 시절 영화 제작 경험의 전부였다. 영화 감상은 좋아했지만 감독이 되고자 죽기살기로 준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학점에 목을 매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자유롭게 연애하고 춤도 추러 다니며 대학생활을 즐겼다. 굳이 따지자면 연극에는 관심이 많아서 연행예술 동아리 ‘몸짓’에서 활동하며공연 준비에 나선 정도였다.

“대학 시절 하고싶은 건 다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뭐든지 하고 싶었던 건 도전했죠. 아쉬운 게 있다면 학교 최고 퀸카와 연애해보지 못했다는 겁니다(웃음).”

전 동문이 영화감독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외로움’이었다. 전 동문은 “모교 졸업 후 일본 IT 회사에 취업했는데, 타지에서 생활하는 터라 친구나 가족을 자주 볼 수 없어서 많이 외로웠다”라고 당시를 추억했다.

“일본에 있던 2년 동안 혼자 지낼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매일 혼자서 영화 한편은 꼭 봤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기에 영화가 제 친구였던 셈이죠. 게다가 그 당시 박찬욱(82 철학)선배의 영화가 일본에서 큰 인기였거든요. 박 선배 영화가 비디오 대여점 선반 하나를 꽉 채우고 있을 정도였답니다. 이때부터 주변 동료들에게 박찬욱 감독의 후배라고 자랑도 했죠. 당시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선배를 통해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외로운 타지 생활에서 영화의 매력에 빠진 전 동문은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한국으로 들어와 단편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전 동문은 “영화감독에 대한 큰 이상은 갖고 있지 않았다”라며 “단지 내가 갖고 있는 생각, 이야기, 가치, 세계관 등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동문은 “아직 수입이 많지 않아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는 않아도, 결심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러브픽션’ 개봉 이후 곳곳에서 연락이 많이 올뿐더러 공식적인 무대인사와 각종 인터뷰 등으로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다는 전 동문은 앞으로 영화를 많이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영화 장르를 모두 섭렵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오랫동안 감독의 길을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영화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도 큰 지금이다.

“앞으로 영화인생 길어봐야 20년 정도 남았는데 하고 싶은 수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가끔은 조바심이 나기도 해요. 마치 영화는 제 마음을 잘 받아주지 않는 연인 같을 때가 있거든요(웃음).”

글·사진=황현지(09 철학)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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