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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 이대연(언론대학원17기) 한솔교육 출판사업본부 개발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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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10-16 23:23 조회14,7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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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기획이요? 네,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는 일 하시네요.”

 

명함을 건네면 백이면 백 듣는 말입니다. ‘만화기획’이라는 일이 뭔지는 몰라도 꽤 재미있어 보이나 봅니다. 대답을 얼버무리면, ‘만화 잘 그리는 사람 부럽던데 좋으시겠어요.’ 하면서 다시 정정해 줄 기회가 없으면 한동안 만화가로 오해하곤 합니다. 물론 ‘만화판’이 일반 ‘넥타이’들보다야 ‘말랑말랑’한 게 사실입니다만, 사실 상당히 머리 빠지는 일이기도 하지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흔히 일은 재미있냐고 묻는 이유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사는데 중요하기 때문일까요. 모든 일이 그렇듯이 만화라고 재미있지만은 않습니다.


만화기획 일은 출판사 편집자와 영화 프로듀서 중간쯤의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만화는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해야하는 창작물입니다. 소설가와 편집자의 콤비 플레이 이상의 것이 요구되지요.


만화를 기획하는 저와 시나리오 작가, 그림작가, 마케터까지 모여서 시장을 감동시킬 만한 아이템을 찾습니다. 정확한 수치의 자료에 기대기도 하고 감을 따르기도 하지요. 아이템이 정해지면 시나리오 작가가 시놉시스를 잡아옵니다. 의견이 모이면 시나리오를 완성하지요. 그 사이에 그림작가는 독자를 유혹할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냅니다. 시나리오가 끝나면 그림작가(또는 시나리오 작가)는 내용을 몇 장의 만화 지면에 몇 개의 칸으로 전개할까 고민하면서 콘티를 그립니다. 일종의 거친 그림이지요. 콘티가 정해지면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배경 작업이 남았고, 만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마무리 톤 작업, 칼라 작업까지 마쳐야 비로소 원고가 완성됩니다. 이제 이 원고를 가지고 책으로 찍는 일도 무수히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각 단계가 한 번에 넘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만화기획자는 단계별로 두 세 번씩의 조율을 이끌어나가야 합니다. 작품은 물론 사람과 일정을 관리해야하는, ‘겔포스’ 꽤나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매번 인쇄되어 나오는 책을 볼 때면 그 뿌듯함은 말로 할 수 없지요. 잘 팔리건
죽을 쑤던 말이죠. 창작의 고통을 흔히 산고의 고통에 비유하곤 하지요. 고통만 있다면 누가 만화 만들겠습니까. 마약에 비유되는 창작의 쾌감이 있기 때문이지요. 맛본 사람만 알 수 있고 맛보면 헤어날 수 없는 기쁨. 다시 대답할까요?

 

“네, 재미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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