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과동문회 알짜배기 멘토링, 활어처럼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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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12-16 09:40 조회14,39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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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잡아올린 활어(活魚)처럼 신선하고, 살아 파닥이는 ‘싱싱한 멘토링’이 펼쳐졌습니다. 영문과 동문회(西英會, SEA)가 12월 1일 저녁 J관 대형강의실에서 개최한 ‘영미어문-미국문화 재학생을 위한 동문선배 멘토링’이었습니다.
멘토로 나선 동문만 40명에 달할 정도로 동문들의 참여가 컸고, 3건의 특별강연과 8개 분야별로 나눠 진행한 집중멘토 내용이 상당히 알찼습니다. 재학생도 130여명이나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3명의 강사는 손수 준비한 PPT 자료를 토대로 특강을 진행했고 △인문학적 소양 △삶의 철학 △직업에 관한 소명의식 등을 차곡차곡 담은 알짜배기 강의를 펼쳤습니다.
한석동(72, 동의대 신방과 교수) 서영회장은 인사말에서 “2010년은 개교 50주년이라 무척 바빴다. 올해부터 새로운 전통을 세운다. 오늘 같은 집중 멘토링은 영문학과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후배는 무엇이든 물어보고 선배들이 일일이 대답하고 조언하는, 진정성 넘치는 멘토-멘티 관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는 취직 알선, 취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자리가 아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등을 논의하는 시간”이라고 못을 박고, “멘토로 참여한 40명의 동문을 삼고초려 끝에 모셨지만, 앞으로 참여할 동문도 무궁무진하게 많다. 서강, 그 중에서도 영문과 공동체로 만난 것은 대단한 인연이다. 정지택(82) 사무국장과 90년대 학번 여성동문들의 헌신적인 준비 덕분에 알찬 행사가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사회는 오미란(91) 동문이 맡았습니다. “2010년 영문과 동문들이 세 번이나 큰 행사를 치른 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재학생에게 직장생활 경험을 전달해 도움을 주자는 의견이 나왔고 실행하게 됐다”면서 “재학생들은 행운아”라고 말했습니다.
영문과 학과장 최서영 교수가 답사를 했습니다. “특별한 서강에서 가장 특별한 학과가 영문과다. 영문과 출신들은 다양한 직종으로 진출한다. 지난해 취업률이 71%에 달했다. 그러나 대학은 직업교육의 장소가 아니다. 선배들의 멘토링이 영문과의 새로운 전통이길 바라며 재학생들에겐 직업설계 멘토 뿐만 아니라 인생의 멘토를 구하는 기회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영회 기획위원이자 코리아브레인 회사 간부로 일하는 이영권(85) 동문이, 학과동문들의 사회진출 현황을 브리핑했습니다. “지난해 4000명의 졸업생 가운데 연락가능한 1965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1위 직종은 교직(교수, 교사)으로 13.2%였고, 2위는 12.2%인 금융권이었다”며 “졸업생 4명 중 1명은 교직에 있거나 금융권에서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60, 70년대 학번에는 교수가 가장 많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CEO가 149명이었으며, 90학번 이후부터는 전문직 진출이 늘어나 검사, 변호사 22명, 의사, 의료업계 종사자 11명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첫 강연은 박찬희(76) 스타벅스 코리아 홍보사회공헌팀장(수석부장)이 나섰습니다. 강연의 골자는, △주변의 신뢰를 얻으려면 진정성을 보여줘야 하며 △‘신뢰은행’에 잔고를 꾸준히 쌓아놓을 때 명성을 얻게 되고 △신뢰가 바탕을 이루면 위기 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박 동문은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역할)을 강조했으며, ‘좋은 기업’ 위에 ‘사랑받는 기업’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동문은, 한 재학생이 ‘가사와 취업’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알파 걸, 슈퍼우먼인 척하지 말 것”을 주문하며 “꾸준히 노력하되 주변에 힘든 점을 솔직하게 토로하면 의외의 도움을 얻어 난관을 이겨낼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두 번째 연사는 최휘영(83) NHN 비즈니스 플랫폼 대표이사였습니다. 캘리그래피 글씨만을 이용한 간결한 슬라이드가 눈길을 붙잡은, 재미난 강연을 펼쳤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도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화술이 대단했습니다.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결론은, 취업난을 감안하더라도 △이전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할 것 △과거에 재미있어 했던 일을 할 것 △예전에 존재하지 않던 일을 할 것 등이었습니다. 그래야 시키지 않아도 밤을 샐 것이며,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고, 열정과 창의력이 절로 솟구치는데 이것이 진정한 경쟁력 아닌가 하는 지적이었습니다. 덧붙이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말 것, 재미는 늘 진행형이니 만큼 직업에서 재미를 찾아야 성취감을 맞볼 수 있다는 주문이었습니다.
여기에 △인문학 공부를 열심히 해 사람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쌓아야 하는데 이러한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면 나중에 중간간부가 돼 사람을 다룰 때 큰 어려움에 처한다는 점 △맥락에 대한 통찰력과 글쓰기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보탰습니다.
마지막은 10년째 헤드헌팅 회사(에버브레인컨설팅) 대표로 일하는 안경옥(91) 동문이 나섰습니다. 성공요인으로 △Back To Basic(기본에 충실하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서번트 리더십 △현재에 충실하면서 과정을 즐기는 태도(Carpe diem, 영어로는 Seize the Day) 등을 꼽았습니다. 안 동문 역시 “진로, 직업을 선택할 때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욕구에 충실한 일찾기”를 강조했습니다. 평생직장은 없지만, 평생직업은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특강이 끝나고는 8개 분야로 세션을 나눠, 집중 멘토링에 들어갔습니다. 8개 분야는 △언론 △홍보마케팅 △금융권 △제조업 △서비스산업 △정부, 공공기관 △외국계 기업 △IT산업으로 특화했습니다. 강의실마다 관심분야가 같은 동문선배와 후배들이 한데모여 맞춤형 멘토링이 진행됐습니다. 사뭇 진지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유쾌한 만남이 곳곳에서 이뤄졌습니다.
뒷풀이는 동문과 재학생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학교 부근 생맥주집에서 열렸습니다. 밤 12시까지 성황을 이루었고, 시종 이야기꽃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재학생들은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평했으며, 이튿날부터 선배들의 이메일로 궁금한 것을 묻거나, 트윗과 전화를 이용한 상담 요청이 쇄도했다는 후문입니다.
이날 동문들은 따로 술자리를 더 하고, 오전 3시에 헤어졌습니다. 정지택 서영회 사무국장은 “후배들의 상담 요청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고, 이런 요구에 상시적으로 응할 수 있는 온라인 멘토링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문 40여명에 재학생 130여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룬 멘토링 행사>
<긴밀한 선후배 멘토-멘티 관계를 이루는, 새로운 전통을 시작한다고 선언하는 한석동(72, 동의대 신방과 교수) 서영회장>
<첫번째 강사로 나서 신뢰쌓기와 진정성을 강조한 박찬희(76) 스타벅스 코리아 홍보사회공헌팀장(수석부장)>
<두 번째 연사는 최휘영(83) NHN 비즈니스 플랫폼 대표이사. 캘리그래피 글씨만을 이용한 간결한 슬라이드가 눈길을 붙잡았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것이 강연골자였다.>
<10년째 헤드헌팅 회사(에버브레인컨설팅) 대표로 일하는 안경옥(91) 동문의 세번째 강연. 평생직장은 없지만, 평생직업은 있다고 강조했다.>
<특강을 마치고 8개 분야로 세션을 나눠, 강의실마다 집중 멘토링에 들어간 모습. 선배 멘토와 후배 멘티의 자세가 진지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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