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포럼 산행, 보고픈 후배 만나 기쁨 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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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11-14 13:40 조회11,97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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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제(75 경제) 동문이 11월 12일 열린 서강바른포럼의 월례 산행을 다녀와 일기형식으로 포럼에 올렸기에, 승낙을 얻어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전재(轉載)합니다. / 편집자
11월 12일 토요일, 일찍 일어나 조용히 아침식사를 하고 발소리 죽여 가며 산행준비를 합니다. 가방을 메고 등산화를 신으려니, 집사람과 아들 녀석이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를 합니다. 가족의 배웅을 받고 나니 가장의 대접을 받은 것처럼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이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같이 등산을 하기로 한, 옆 동네 사는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잠실역으로 갑니다. 지하철 안에서 보니, 친구가 승강구 앞에서 벌써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갑게 인사하고 전철 안으로 오릅니다. 경복궁역에서 하차하여,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다다르니 반가운 얼굴 몇몇이 보입니다. 수인사를 나누고 승차하니 잠시 후에 집결지인 이북 5도청에 도착합니다. 정병목(75 무역) 등산대장이 준비물을 가득 들고, 우리를 반깁니다.
오늘 따라 등산객들도 많고, 차량들도 많아 이북 5도청 앞이 매우 복잡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북 5도청 정문이 열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옵니다. 그들 중에는 상당히 알려진 여야 정치인들과 구청장이 섞여 있습니다. 정치인답게 역시 얼굴을 알리고자 많은 등산객들과 일일이 수인사를 나눕니다. 우리들도 그들의 수인사에 응합니다.
어느덧 9시 50분이 되었고, 그때까지 모인 23명이 출발을 합니다. 오늘은 북한산 비봉을 오르는 등산로를 조금 달리하였습니다. 오르다 쉬기를 반복하여 비봉능선의 사모바위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늘 그렇듯이 깔판이 깔리고, 등산팀이 나눠준 김밥과 각자 준비한 음식과 음료가 쫙 펼쳐집니다. 한가롭게 앉아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자녀가 수능시험을 본 동문은 대학진학과 관련한 이야기를, 또는 직장생활의 애환을, 그도 아니면 어렵게 만난 옛 친구 이야기 등등, 이야기 거리가 참 다양합니다.
맛있는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단체로 증명사진 한 장을 촬영한 뒤 하산 준비를 합니다. 오늘의 인기 종목은 문배주(酒)였습니다. 전통술 가운데 하나인데 도수가 상당히 높은가 봅니다. 다음 산행에도 꼭 참석하되 문배주를 꼭 가져오라는 부탁이 이어집니다.
인원을 점검하고 하산하려는데 신임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지자들과 함께 사모바위 앞에 도착하여 인사를 합니다. 인사를 하는 서울시장을 뒤로 하고 하산을 합니다. 1진은 먼저 하산을 하고, 내리막 산길을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63학번 선배를 후배 4명이 모시고 천천히 하산을 합니다.
하산길이 연화사 방향의 비봉 제7길이라 다소 험악합니다. 후배(이태극 81 경영, 최석기 81 경제, 김기수 85 경영, 김대수 85 경영) 들이 앞에 서고, 뒤에 서서 선배를 편하게 내려갈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올라오거나 내려가는 등산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하산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어느 학교 출신인지, 참 교육 잘 받았고 예의 바르다”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 산행도 사고 없이 무사히 종착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점심이 예약된 식당 ‘이조(李朝) 국시방’으로 향합니다. 일찍 도착한 동문들은 벌써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식사를 중단시키고 단체사진 한방 찰칵합니다.
그래야 저도 편안하게 고픈 배를 채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사진 몇 장을 더 찍고 나서 자리에 앉자 먹음직한 파전 한 조각을 큼지막하게 찢어 입안에 가득 채웁니다. 그 순간, 오늘 북한산 산행 일기를 어떻게 쓸 것인지 다 정해놓은 것 같아 마음이 편해집니다.
<추신> 사적인 글 한 줄 올려보면...
며칠 전이었습니다. 1980년에 인연을 맺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 제가 총동문회에 잠시 적을 두고 있을 때 몇 번의 만남이 있었던 후배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거의 10년이 지나도록 연락을 못했던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경재씨 되시죠? 저 배성례인데 기억하세요?” 뇌리에서 기쁨의 전파가 흐르는 것을 느끼면서 “왜 기억을 못하겠느냐” 대답했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와 근황을 묻고 하다가 “11월 12일 북한산에 가는데 얼굴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니 흔쾌히 오겠다고 한 후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잠시 후 후배가 이북 5도청에 도착했다는 전화가 와, 찾아보니 저 멀리서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서양식으로 껴안고 인사도 나누고 함께 산행을 합니다. 좋은 인연은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기억 저편에 있다가 때가 되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좋은 인연을 다시 만나게 해준 아주 의미 있는 산행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쓰는 이유는 서강바른포럼을 통해 더욱 아름답고 소중한 만남을 이루고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글 = 이경재(75 경제)
<북한산 산행일기를 쓰고 직접 사진을 찍은 이경제(75 경제) 동문이 뒷풀이 장소에서도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열심히 취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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