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민주동우회 산행모임(회장 이효율 75 물리/철학)이 한여름 찜통더위를 감안해, 숲속에 난 등산로 걷기로 8월 정기산행을 갈음했습니다.

8월 6일 오전 9시, 아침부터 햇볕까지 내리쬐는 무더위에도 민주동우회 산객(山客) 5명은 청계산(621m) 북쪽 사면에 해당하는 서울대공원 삼림욕장에 모였습니다. 청계산 천연림 숲속에 길을 낸 조붓한 오솔길 6.3㎞(3시간 소요)를, 천천히 둘레길 걷듯 나선 것입니다.

박종부(78 화공) 서은석(82 전자) 동문 내외, 장근주(78 화학), 이창섭(84 국문), 이윤미(97 종교) 동문 등 5명 참가에 그쳤지만, 단출한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산행을 마쳤습니다. 절친한 박종부, 장근주 두 동문은 숲 해설가 자격증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회장 이효율 동문은 강화도 마니산에, 총무 이주섭(83 불문) 동문은 지리산 종주에 나서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5명 일행은, 울창한 수풀에 둘러싸인 청계산 중턱과 녹음 짙은 계곡을 오르막내리막으로 잇는 등산로를 쉬엄쉬엄 걸으며, 인적 드문 한갓진 숲길에서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여 마셨습니다. 원앙이 숲을 지나 저수지 부근에 도달해서는 계곡물에 발을 담가 탁족(濯足)을 하며, 오순도순 모여 먹거리를 나눠먹으며 ‘무지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산책을 마치고는, 마침 하산길로 이어지기에 덤으로 서울대공원에서 맹수를 구경했습니다. 범, 사자, 표범, 재규어, 설표(눈표범), 퓨마, 흑곰, 불곰, 반달가슴곰, 승냥이, 삯, 늑대, 여우, 하이에나 등등 육식성 포식자를 주로 구경했습니다.  

이어진 뒷풀이는 사당역으로 나와, 원조 아구찜 집에서 반주를 곁들인 늦은 점심을 들었습니다. 능선을 오르고 봉우리를 등정하던 이전 산행과 달리 이번에는 ‘더위 먹지 않게’ 웰빙산행을 한 셈입니다.

앞서 7월 3일 우중충한 날씨에 시작한 관악산 등반은 우중산행이 되었습니다. 빗길을 무릅쓰고 노재익(77 경제), 장근주, 이주섭, 김성화(85 화학), 황종규(85 경제) 동문 5명이 모였습니다. 한반도에 새로 등장한 우기(雨期)에 예정한 산행이라 연기와 강행으로 의견이 엇갈렸지만 일단 등산로(서울대 입구)에 모인 이상 산행이 연기될 리 없었고, 다들 겸허히 받아들였습니다. 등산코스는 삼성산 방향으로 잡아 약수암, 국기봉을 지나 폭우 속에서 하산했지만, 무려 3시간 동안 우중산행을 강행하며 관악산 정기와 음이온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 <맨 위 사진> 서울대공원 맹수울타리 가운데 호랑이를 배경으로 찍은 유일한 기념사진. 왼쪽부터 이창섭(84 국문), 서은석(82 전자), 박종부(78 화공), 이윤미(97 종교), 장근주(78 화학) 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