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회 나들이 동행記 “더 좋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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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6-02 14:36 조회11,97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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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입학 50주년을 맞은 61학번 강이회(江二回) 동문들의 ‘50주년 기념 나들이’ 분위기는 꼭 이러했습니다. 버스를 대절해 옛길을 걷고, 성지를 방문하고, 거나한 뒷풀이를 진행하는 내내 파안의 웃음꽃이 얼굴 가득한 ‘이 끈끈한 우정의 원동력은 뭘까?’를 골똘히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곤 결론을 얻었습니다. 1960년대 초창기 서강의 특별함, 푸른 눈 교수와 풋풋한 제자들이 빚어낸 청신(淸新)함, 소수정예, 가족 같은 분위기, 서강공동체의 원형질 등등. 이런 DNA가 강이회 모임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구나 하는, 깨달음 같은 것이었습니다.
무척 부러운, 50주년 나들이는 5월 25일 아침 관광버스에 25명이 탑승하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전날 학교 동문회관에서 연 홈커밍 기념행사를 마차고 14시간 만에 재회하는 것이었지만, 이정명(경제) 동문은 동기들 안부를 확인하며 “우리는 밤새 안녕했느냐를 따질 나이가 됐다. 하룻밤 안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 모처럼 귀국한 정인해(물리) 동문이 복잡한 지하철 노선 탓에 늦게 도착해 출발이 다소 지연되고 있었습니다.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는 중에도 정석교(물리) 동문은 “내가 남겠다. 서울 관광시켜주고 근사한 점심 대접할 테니, 걱정 말고 먼저 떠나라”고 말했습니다. 홍익찬(경제), 이청자(물리) 동문은 지하 전철역까지 내려가 직접 찾아 나섰습니다. 서로 걱정하고 챙기는 ‘찐한 동기애’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낮 12시 지나 무사히 죽령에 도착했고, 직접 채취한 소백산 산나물이 그득한 산채비빔밥에 인삼막걸리를 들자 각자 ‘50년 묵힌 이야기 보따리’가 저절로 풀렸습니다. “하하, 호호, 얘는~” 여기저기서 웃음꽃이 피고, 술잔 부딪치는 맑은 소리가 고갯마루에 쟁쟁했습니다. 윤재병(경제), 홍익찬 동문은 곰취 15kg를 구입해 동기들에게 선물로 나눠주었습니다.
과거시험 보러 선비들이 지나던 죽령옛길 걷기는, 1시간 동안 계곡과 숲길을 지나면서 한명의 낙오자 없이 완보했습니다. 영남과 기호지방을 연결하는 3대 관문 가운데 가장 높은 해발 689m 고개인 죽령이었지만, 나이보다 정정한 몸을 유지한 61학번에게는 장애물이 아니듯 했습니다.
발걸음은 충북 제천의 배론 성지(聖地)로 이어졌습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토굴에 숨어 명주천에 1만3384자로 된 백서(帛書)를 쓴 황사영 선생과 우리나라 두 번째 사제이자 순교자 최양업 신부의 거룩한 뜻을 기렸습니다. 배 밑바닥 모습으로 디자인한 멋진 ‘최양업신부기념성당’에서는 잠시 묵상했습니다. 61동기 중 두 명의 신부를 배출했는데, 성지엔 박종인(경영) 신부가 동행해 더 의미가 컸습니다.
막걸리에 돼지갈비를 곁들인 만찬은, 6년간 강이회 총무를 맡은 홍범표(경제) 동문과 고승범(수학) 회장이 주도했습니다. 술잔이 열 순배 넘게 돌자 한 명씩 일어나 소감을 밝히고, 우정을 다짐하고, 모교인 서강사랑을 큰소리로 얘기했습니다. 캐나다와 캄보디아에서 온 김홍량(철학), 박우진(경제) 동문의 감회는 더 남달랐습니다. 막걸리는 동이 나고, 특별히 마련한 위스키 발렌타인 30년은 건배소리에 목울대를 타고 화끈하게 넘어갔습니다. 이틀에 걸친, 강이회 61학번 선배들의 입학 50주년 기념행사가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기분 좋~게’ 마무리되고 있었습니다.
<사진설명>
- 위 사진 : 고갯마루에 있는 팔작지붕 누각 앞에 모여 죽령옛길 걷기에 들어가기 직전 단체사진을 찍은 일행
<배론 성지에 도착하자마자, 배 밑바닥 모습으로 디자인한 멋진 ‘최양업 신부 기념성당’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앉은 줄 왼쪽부터 이정명, 고승범, 김광태, 김홍량, 박건웅, 박희윤, 박종인, 홍범표, 홍익찬, 정명진 동문. 뒤쪽 서 있는 줄 왼쪽부터 정동명, 정석교, 이청자, 정인해, 신무자, 박상옥, 이매자, 이행진, 오금, 윤재병, 박우진, 연제권 동문.>
<죽령옛길 탐방에 앞서 영주시청에서 마련한 안내표지에 나와 있는 코스를 설명하는 홍범표(경제, 맨 오른쪽) 동문>
<옛길 걷기 중간에 숲속 너럭바위에 앉아 숨을 돌리며 한담하는 61학번 동문들>
<소백산 역(희방사 역) 쪽으로 하산하는 도중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장승을 지나치는 일행>
<배론 성지에서 교인들의 납골 묘역을 둘러보는 모습>
<화기애애한 가운데 막걸리와 돼지갈비를 곁들인 만찬 모습. 각자 소감을 밝히자 박장대소하는 강이회 회원들>
<김홍량(철학, 가운데 일어선 분) 동문이 소감을 피력하자, 홍범표(경제) 동문이 크게 반기며,맞장구를 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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