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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할 50가지] 32.영화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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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중 작성일11-04-04 10:35 조회16,8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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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에는 영화에 대해 공부하는 학과가 없다. 그래도 여느 학교의 영화 관련 학과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명성이 높은 영화 동아리가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서강인의 갈증을 해소시키는 단비와 같은 존재가 바로 ‘영화공동체’다.

영화공동체의 시작은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려면 대출자 카드에 이름을 적어야했던 시절, 로욜라 도서관의 영화 관련 서적 대출자카드들에는 순서만 다를 뿐 같은 이름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경쟁하듯 영화 관련 서적을 탐독하던 서로는 서로를 궁금해 했고, 이들은 의기투합해 1985년 영화공동체를 탄생시켰다.

당시 대학가에서 활동하던 많은 영화동아리들이 영화를 학생운동의 선전도구로 사용했던 것과 달리, 모교 영화공동체는 영화라는 예술장르에 대해 보다 폭넓고 깊은 이해를 위해 만든 모임이었다. 초창기 회원들은 에이젠슈타인이나 베르톨루치의 초기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외국 영화이론서를 읽으며 세미나를 열었다. 당시 시중에서 좀처럼 구하기 힘들었던 외국 영화 및 관련 자료를 대거 보유하고 있던 커뮤니케이션 센터 덕분에 영화공동체 구성원들의 지식수준은 상당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이 영화 필름과 영화 관련 원서를 보기 위해 영화공동체를 찾아올 정도였다.

해마다 개최해온 영화제도 남다르게 운영했다. 1994년 무삭제 영화제나 일본 영화제가 대표적이다. 일본 영화라면 선정성과 폭력성만 가득한 것으로 인식되던 시절, 영화공동체는 일본 영화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는 데 앞장섰다. 나아가 영화를 통한 문화 교류를 제시하는 한편, 대학 문화에 대한 고민으로도 이어나갔다.

영화공동체에서 활약한 동문들의 졸업 이후 경력은 화려하다.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을 감독한 박찬욱(82 철학) 동문은 영화공동체 창립 멤버다.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의 이정향(83 불문), <소년, 천국에 가다>의 윤태용(83 경영), <6월의 일기>의 임경수(86 경영), <범죄의 재구성>, <타짜>의 최동훈(90 국문) 감독 등도 영화공동체가 낳은 감독이다. 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김소영(80 영문), <젊은 남자>의 시나리오를 쓴 배병호(82 신방), 법무법인 세종의 변호사이자 한국문화산업법률연구소장과 인투더필름 대표를 맡고 있는 임상혁(88 영문) 동문도 영화공동체 출신이다.

대한민국 영화계를 이끄는 동문들이 그러했듯, 지금도 ‘영화공동체’는 학기 중 매주 정기모임을 갖고 영화 이론 및 비평 스터디를 진행한다. 방학이면 단편영화제작워크숍을 진행하고 직접 영화도 만든다.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한 자리에 모인 서강인들은 지금도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며 미래의 영화인들을 꿈꾸고 있는 셈이다.

지성민(04 사학) 학생기자


<사진은, 영화공동체 창립 멤버로 세계적 영화감독 반열에 오른 박찬욱(82 철학)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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