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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명강의]故최재현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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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1-10 10:43 조회13,3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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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학기였을 것이다. 최재현 선생님의 사회학이론 강의를 수강했다. 베버, 뒤르켐, 마르크스부터 최신 이론에 이르기까지 사회이론의 장강대하(長江大河)가 도도하게 흘렀던 강의였다.

선생님 강의를 통해 사회이론과 현실의 관계에 주목할 수 있었다. 예컨대 베버의 관점으로 마르크스의 시야로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볼 수 있을 것인지 깨우칠 수 있었다. 그 시절 3~4명이 조를 이뤄 주제 발표도 했는데, 당시 발표를 맡은 나는 철학과 학생 티를 낸답시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플라톤, 마르쿠제, 그람시 등을 들먹이며 정신없이 떠들었다. 발표 이후 선생님께서 수강생들에게 던진 한 마디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어때요? 제법 잘 했지요?”

마르크스주의와 실증주의, 거대이론과 미시분석, 구조와 개인, 사회과학과 역사학, 외국 이론과 한국 현실 등은 최재현 선생님의 학문적 그릇 속에서 짜임새 있는 관계가 이뤄지곤 했다. 예를 들자면 선생님은 동아시아 국가지배형태를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적틀과 개념을 주조해내고자 했다. 나아가 서양의 분권적 봉건제와 구별되는 새로운 봉건제개념을 시도하기도 했다.

병역 마치고 복학하고 보니 선생님은 안식년을 맞아 독일에 가계셨다. 그리고 급작스런 별세 소식이 들렸다. 1991년 4월부터 독일 에센대학 문화과학연구소에서 환경문제를 연구하던중 병환으로 10월 24일 작고하시고 말았다. 선생님과의 첫 만남이 마지막 만남이 될 줄이야. 학계는 물론 시민사회계가 널리 깊이 애도했다. 1992년 1주기 때 유고저작집 3권이 나남, 창작과비평, 역사비평사 등에서 출간됐다.

선생님이 생존해 계셨다면 학문적으로는 사회이론에서, 실천적으로는 시민사회운동과 환경운동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내고 활동하셨을게 분명하다. 한국 사회를 조망하던 날카로운 이론적 탐침(探針), 선생님의 안경 너머 눈빛이 그립다.

<최재현 교수는 누구인가>
故최재현 교수는 1967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해 3선개헌반대 투쟁 등 학생운동에 앞장섰다. 1982년 독일 빌레펠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83년부터 교수로 재직하다가, 1984년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에 임용됐다. 1988년부터 1990년까지 사회학과 학과장을 지냈다. 1991년 유명을 달리했다.


표정훈(88 철학) 서강옛집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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