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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서강 에피소드 13 트위스트 춤 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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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12-27 10:57 조회11,4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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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故길로런 신부님이 재학생들과 강원도 하조대로 떠난 여름 캠프에서 낚시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강원도 속초 하조대 추억

1962년 여름, 당시 학장이신 故길로런 신부님께서 학생들에게 ‘Surf in U.S.A.’, ‘Let’s twist again’ 등의 음악에 맞춰 트위스트 춤을 가르쳐 주셨다. 신부님이 박자에 맞춰 양 팔을 흔드는 동안, 무릎과 둔부는 팔과 반대 방향으로 정말 격렬하게 지그재그로 움직였다. 두 눈은 빛났고, 얼굴에는 귀밑까지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교직원과 학생들은 동해안에서 청명하기로 이름난 하조대의 맑은 공기,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소리, 울퉁불퉁한 바위에 부딪쳐 일어난 파도거품 등과 어울려 모두 하나가 됐다. 우리는 소주를 얼큰히 마셨을 때보다 훨씬 더 깊이, 젊음과 행복에 취해 있었다.

트위스트를 다시 춥시다, 지난 여름 했던 것처럼. 다시 트위스트를 춥시다, 작년에 했던 것처럼. 아……, 청춘! 너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정리=이매자(61 영문)

개교 50주년 특별 연재 기획 ‘초기 서강 에피소드’가 서강옛집 372호를 끝으로 13회에 걸친 연재를 종료한다. 원고와 책 편집을 도맡았던 이매자(61 영문) 동문이 감회를 보내왔다. <편집자>


<이매자 동문이 11월 15일 미국 댈러스에서 미국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와 기념 촬영한 사진으로 근황을 대신했다.>

아픈 배 쓸어주던 엄마손 같은 서강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 ‘끊어진 인연의 박물관’이 있다. 어느 후미진 뒷골목 창고에 위치하고 있을 법도 하지만, 이 박물관은 도시의 핵심 장소에 자리 잡고 있다. 국회, 대통령 집무실, 13세기에 건축된 성 마크 성당, 1877년 부터 지금까지 매일 대포를 쏘아 정오를 알리는 로트르슈차크탑 등이 둘러싸인 곳에 자그마하게 놓여 있다.

Cafe라고도 소개돼 있는 까닭에 한참 머뭇거리다 들어가서 박물관인지 카페인지 물으니 둘 다라고 한다. 이곳에는 세계 곳곳에서 사랑하던 사람과 인연이 끊어지는 바람에 슬픔을 경험한 이들이 보낸 사연이 모여 있다. 박물관 창시자 겸 관장 자신의 아픔도 더해진 장소다. 돌아보던 중 박물관에 전시된 책에서 ‘사랑은 복부 한 가운데를 바느질 하듯 누벼가는 것’이란 표현이 튀어 나왔다.

누군가 내게 서강대학교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끊어지지 않는 좋은 인연의 박물관’이라고 답하겠다. ‘초기 서강 에피소드’는 이를 증명했다. 에피소드에 담긴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서강 창시자들의 비전과 그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다만 복부 한 가운데를 바느질해가는 대신 따뜻한 약손을 내밀어 토닥여 준다. 우리가 이 세상 다할 때까지, 이 우주가 끝날 때까지, 초기 서강의 이념이 철저히 실행돼 끊임없는 발전이 이뤄지도록 돕겠다는 약속의 소리가 울려나온다.

모교 개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서적 ‘초기 서강 에피소드’는 모교 초대 총장 데일리(John P.Daly) 신부님의 85세 생신 잔치에서 첫 숨을 쉬었다. 미국 LA의 한 공원에서 신부님이 노릇노릇한 누룽지처럼 구수한 서강의 옛이야기를 해주신 게 계기가 됐다. 이후 2년 가까이 자료 수집에 나서는 동안 많은 교수님과 동문들이 이야기를 보내줬다. 이 과정에서 특별고문 역할을 기꺼이 해준 이우진(60 사학), 최창섭(60 영문) 선배님을 비롯해, 박정일(61 영문) 동문과 번역자로 활동해준 후배 서미자(62 영문) 동문 등이 큰 도움을 줬다. 초기 서강 에피소드가 책으로 나오기까지 도움 주신 학교와 총동문회 모든 관계자분들에게 “사랑합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한다.

2010 년 12월 1일 늦은 밤, 멀리 캔사스시티 미조리에서 서강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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