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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英會 인터뷰 -1/ 정재관(60영문)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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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10-27 10:03 조회11,963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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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과 동문회(이하 서영회)가 이메일 뉴스레터인 'The SEA Letter'를 발행했습니다. 10월 12일에 제1호가, 20일에 제2호가 발행되어 영문과 동문들에게 발송됐으며, 앞으로는 격주로 발행돼 영문과 동문들과 모교의 다양한 소식을 전할 예정입니다.

발행된 'The SEA Letter'를 살펴보면 '파워 인터뷰' 코너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50주년을 기념해 10년 단위 학번별로 영문과 동문 한 명씩을 선정해 진행한 인터뷰인 까닭에 그 의미도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이에 총동문회에서는 서영회의 협조를 얻어 총 5회로 이뤄진 '파워 인터뷰'를 차례로 옮깁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제23대 총동문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유니버셜 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 대표이사로 재직중인 정재관(60 영문) 동문입니다.




매사에 최선 다하는 삶 산 것은, 서강에서 배운 덕분

- 정재관(60 영문) 유니버셜 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 대표이사


정재관 동문은 성공한 샐러리맨이다. 현대종합상사에서 27년간 근무하며 상사맨으로 전 세계를 누볐다. 당시 종합상사는 외교관도 부럽지 않은 선망의 인기직장이었다. 샐러리맨으로서는 꿈의 직위인 대표이사까지 승진했다. 현대종합상사에서 공채 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가 된 건 그가 처음이었다. 탁월한 수출실적으로 2000년에는 금탑산업훈장도 받았다. 우리 나이로 칠순이지만 노래방에 가면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즐겨 부르는 ‘낭만파’다.

정동문은 또 열정적인 CEO다. 부회장을 끝으로 현대종합상사를 그만둔 뒤에는 코엑스 사장으로 변신했다. ‘컨벤션을 유치하면 참가자 한 사람이 21인치 컬러TV 14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은 돈을 쓰고 참가자 3명은 승용차 1대와 맞먹는다’는 논리를 펴며 전시컨벤션산업 육성에 열을 올렸다. 코엑스사장을 그만둔 뒤에는 서울컨벤션뷰의 이사장을 맡아 이 분야 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정동문을 만나러 갈 때는 여기까지 알고 갔다.

9월30일 인터뷰를 위해 사무실로 찾아갔더니 ‘유니버셜 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 대표이사’라고 적힌 명함을 내밀었다. 생소한 직함이었다.
 
-또 새로운 일을 하십니까?
“요즘 테마파크 짓는 일을 하고 있어요. 경기도 화성에 130만평 규모로 건설할 계획입니다. 롯데그룹 등 8개사가 컨소시엄을 형성해 3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공사입니다. 미국 올랜도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라이센스를 받아 올랜도의 유니버셜 스튜디오보다 큰 규모로 지을 예정입니다. 당초 2014년 개장이 목표였는데 부지매입이 늦어져 2016년쯤 완공될 것 같아요. 1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1조8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이에요.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종합 테마파크가 될 겁니다. 요즘 테마파크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이 많죠. 미래지향적인 산업이에요. 이 일을 맡은 지는 1년 10개월이 됐어요.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쉬어도 되는데 대주주 측에서 여러 번 간곡하게 요청하는데 뿌리치기 어려웠어요.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오늘도 아침에 4시10분에 일어났어요. 6시부터 1시간동안 수영했어요. 요즘은 헬스를 그만두고 수영을 하고 있어요. 초보라 그런지 1시간 가까이 물속에서 운동하면 숨이 가빠요. 그러나 수영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겨서 즐거워요. (정동문은 인터뷰 내내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면서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건강을 유지하는 또 다른 비결인 것 같았다.)
 
-직장인의 처세술을 담은 책 ‘인맥을 디자인하라’를 보면 성공 사례로 정 동문님의 행동습관과 철학을 꼽고 있습니다. ‘사소한 약속이라도 어기지 말라. 전화 두번 울리기 전에 받아라. 내 운명은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 달렸다. 가장 중요한 인맥은 가족이다’ 등등 이 책에 인용된 동문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생의 롤 모델로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하루를 살아도 대충 살면 안 됩니다. 하루 8시간 자고 16시간 일하는 사람보다 하루 4시간 자고 20시간 일하는 사람이 성공확률이 높아요. 그러나 나는 똑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효율적으로 일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하루 20시간을 40시간처럼 쓰라는 겁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40시간처럼 쓰는 겁니까?
 “가령 아침에 산보를 하면서 어제 일을 반성하고 오늘 일을 계획합니다. 산책로 주변의 쓰레기도 줍죠. 한 번에 서너 가지 일을 하는 셈이죠. 요컨대 매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알차게 보내면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지각하지 않을까 헐레벌떡 사무실로 출근해서 다른 사람 눈치봐가며 커피 마시고 정해진 시간을 대충 때우는 식으로 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종합상사 시절 습관이 몸에 배서 그런지 나는 요즘도 오전 8시 이전에 회사에 출근합니다. 그리고 각자의 성공은 옆 사람에게 달렸습니다. 내 주변의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마세요. 그 사람의 평가가 당신의 인생을 좌우합니다.”
 
-서강대 영문과 1회 졸업생입니다. 서강대 영문과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서강대에 진학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영문학을 배우지 않았다면 결코 얻지 못했을 혜택을 입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서강대는 예수회 신부들이 세운 학교지요. 교수진은 모두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 이었어요. 당시 우리나라는 후진국이었어요. 선진국인 미국과 수준 차이는 지금보다 훨씬 컸습니다. 서강대는 미국의 대학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왔는데 다른 국내 대학들과는 여러 모로 사뭇 달랐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수업에 임하는 교수님들의 태도였어요. 수업시작 5분전에 강의실 문 앞에 와서 기다렸다가 정각에 곧바로 수업을 시작하더군요. 강의를 마치는 종소리가 울리면 그제 서야 강의실을 나섰습니다. 다른 대학에 가보면 보통 10분씩 늦게 들어와, 출석 부르느라 10분 보내고, 강의는 10분 먼저 끝내는 교수들이 많았지만 서강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서강대 교수들의 헌신적인 모습은 내게 큰 감동과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이후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산 것은 서강에서 배운 덕분이었습니다.

동문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활약하고 있는데 이는 영문과의 특성이 잘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해요. 영어를 잘하는 것은 글로벌시대에 큰 경쟁력을 갖추는 겁니다. 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사람의 심성을 포착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비즈니스는 결국 사람을 상대하는 일입니다. 문학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생의 애환과 실패, 성공을 비교 분석하는 것은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됩니다. 내가 현대종합상사에서 대표이사가 된 것도 서강대 영문과 출신이라는 게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그 회사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학연이 그다지 작용하지 않았습니다.”
 
-서강대 총동문회장도 역임하셨습니다. 올해 50주년을 맞아 감회가 남다르실 텐데요. 동문님에게 ‘서강’은 무엇입니까.
 “요즘 서강은 젊었을 때 내가 알던 서강이 아니에요. 동문회장을 지낼 때 학교 발전을 위해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냈는데 예수회 신부들의 반대가 많아 무산되거나 지연된 적이 많았습니다. 학교가 발전하려면 좀 더 유연한 사고가 있어야 합니다.”
 
 -바쁘신데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지금 곧 부지매입 가격 협상을 위해 화성으로 가야 합니다. 다음에는 식사라도 하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봅시다. 동문회가 잘되려면 선후배간, 동기간 만남이 즐거워야 해요. 언제든 연락해요.”

(정동문과의 인터뷰에는 서영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정지택 동문(82,오라클 상무)과 총무 김형태 동문(92,비즈인사이트 대표이사)이 배석했다.)
 
Interviewer : 전석운 (85 영문, 국민일보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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