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후배 돕는데 써달라” 장학금 10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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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04-28 11:03 조회11,96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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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장학금 약정서 전달 장면. 왼쪽부터 김경자(60 철학), 조수진(60 영문), 이우진(60 사학) 동문>
김경자(60 철학) 동문 “서강은 한 사람의 장애인에게 희망 주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에게 매학기 장학금을 주고 있는 서강동문장학회에 큰 경사(慶事)가 생겼다. 김경자(60 철학, 세례명 로사) 동문이 거금 10억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기 때문이다.
김 동문은 장학금이 “(본인처럼) 장애를 앓는 후배들을 위한 기금으로 쓰였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 사람의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었던 서강의 고마움을 이제 후배들에게 전하고자 한다”는 말에 서강사랑의 진정성이 오롯이 묻어났다.
김 동문은 4월 18일 1회 졸업생 모임인 강일회(江一會) 주최 홈커밍 행사에 참석하기 전에 총동문회 사무실을 방문해 이창섭(84 국문) 사무국장에게 장학금 기부 의사를 밝혔다. 이어 홈커밍 행사에서 서강동문장학회 이사로 활동하는 이우진(60 사학, 전 총동문회장) 동문에게 기부 약정서를 전달했다.
장학금 기탁을 주선한 조수진(60 영문) 동문은 행사에서 “기쁜 소식을 전하겠다. 글을 아주 잘 쓰는 김경자 동문이 서강동문장학기금으로 10억원을 기부한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이어 “그는 2년간 서강을 다니다가 건강이 나빠져 학교를 그만두게 됐으나 역경을 이겨내고 사업에 성공했으며, 개교 50년이 되는 오늘 서강을 위해 큰돈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홈커밍 행사에 참석한 60, 61, 62학번 동문들과 초대 외국인 교수신부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김경자 동문은 인사말에서 “1960년대 학교가 장애인 입학을 받아주지 않던 시절, 모 대학에서 다리를 저는 지체장애인이라며 떨어뜨렸으나 서강은 나를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내치지 않았다”면서 먼저 서강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서강대를 찾아가 내 처지를 설명하고 돌아와 ‘힘껏 해보라’며 응원해 시험을 쳤고 입학에 성공했다”면서 “당시 나는 공부하는 게 너무 좋았으나, 고등학교 때보다 엄한 서강의 교육에 다소 힘들었고, 몸속 결핵균 탓에 폐결핵을 앓게 돼 학업을 마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동문은 학업을 중단한 뒤 시골에서 요양하면서 12년간 폐결핵 치료에 나서 완치됐으나, 공부할 기회를 놓쳐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사업은, 아버지의 낙농업 가업을 이어 36년간 일했고, 부친 사망 뒤에는 13년간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다 올해 초 사업을 접었으며 여력이 생겨 기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강동문장학회(이사장 김호연 74 무역)는 김 동문의 뜻을 받들어 장애학생을 돕는 기탁장학금 ‘김로사(Kim Rosa) 장학금’을 운영하면서, 김 동문을 동문장학회 이사로 위촉할 계획이다.
현재 모교에는 79명의 재학생 장애우들이 ‘다소니’(순우리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모임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가 나서서 자체장애, 청각장애, 시각장애, 심장장애, 신장장애, 발달장애를 겪는 학생들에게 후생복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글=이창섭(84 국문) 사무국장
사진=윤호산(06 법학)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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