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풍경 ⑥ 개강 앞둔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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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03-03 09:21 조회12,360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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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하던 학교에 가족 나들이가 보인다. 입학식이다. 긴장하신 모습의 부모님과 꽃을 든 어린 동생을 데리고 학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낯선 배경의 어색한 사진 한 장을 시작으로 서강에서의 삶이 시작된다. 그들은 그 어색한 사진 한 장이 주는 값지고 중요한 의미를 알까?
3월 개강은 곧 이렇게 촌스럽고 어색하게 보이는 신입생들을 무리 지어 움직이게 할 것이다. 수업 종소리가 울리면, 건물과 건물을 무리 지어 움직이게 만들고, 때로는 뛰게할 것이다. 그 무리 속에서 세상을 꿈꾸고, 그 무리 속에서 방황하고, 그 무리 속에서 자신의 갈 길을 밟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무리를 벗어나 군대에 가고, 다시 돌아와 그 무리에 섞여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다.
좁디좁은 서강 땅, 건물과 건물 사이의 반복적인 움직임 속에 과거가 있고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다는 것을 그들은 그 무리를 벗어나면 알게 될 것이다. 2월의 서강 풍경 역시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이렇게 반복되고 있다.
글 · 사진=이기진(80 물리) 모교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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