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만 동문, 대한민국 대표 문화명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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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6-17 10:07 조회13,14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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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대한민국 대표 문화명소’로 만들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사장으로 일하면서 취임 초기부터 팔 걷어붙이고 문화콘텐츠 개발에 몰두해온 강성만(80 영문) 동문이 주인공입니다. 강 동문의 지론은 박물관 가는 길이 나들이 가는 것처럼 가볍고 즐거운 길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래선 국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박물관이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압축하자면 ‘박물관=놀이터’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여름호에 실린 강성만 사장 인터뷰를 재단측 허락을 얻어 전재합니다.
박물관, 국민 놀이터가 되다
<만나고 싶은 사람>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강성만 사장 인터뷰
화려한 전통 오방색만큼이나 다양한 색을 가진 사람들이 박물관 안에서 붐빈다. 이들은 모두 다른 목적을 갖고 박물관을 찾았다. 이들에게 박물관에 올 ‘거리’를 만들어주고 국민들이 박물관에서 어떻게 하면 즐겁게 놀 수 있을까 궁리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강성만 사장이다. 그를 만나 대한민국 문화 보급에 대한 그의 욕심을 들어보았다.
목요일 오전, 곱게 차려 입은 주부들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들은 브런치 공연을 보고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으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남편 출근시킨 후 가질 수 있는 온전한 그들만의 시간. 주부들의 이 시간을 우아하게 디자인해준 사람이 바로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의 강성만 사장이다.
“작년 11월 취임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왜 박물관은 대표적인 문화명소가 되지 않을까’였습니다. 도심 속에 우리의 유물이 있고, 녹지공간이 있고, 쉼터가 있는 공간이 여기 말고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오셔서 문화를 향유하고 즐길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겠다는 게 제 각오였죠. 그래서 오자마자 기획한 것이 ‘브런치 공연’이었습니다.”
박물관 가는 길이 나들이 가는 것처럼 가볍고 즐거운 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박물관 뜰에서 산책을 즐기고,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문화상품점에서 쇼핑을 하고, 극장에서 공연을 보고…. 유물을 관람하는 것 외에도 박물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
“밀라노 하면 패션이 떠오르죠. 문화공간 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저는 이런 질문에 우리 국민들이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해야 해요. 즐길 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박물관 뜰에 거울못이 있죠. 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이곳에서 한여름 밤, 재즈 선율과 생맥주가 어우러진 ‘거울못 재즈페스티벌’을 열 계획입니다. 페스티벌 구경하러 차 막히는 교외로 나갈 필요 없어요. 도심 속에도 이렇게 낭만적인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슴 설레지 않습니까.”
박물관을 찾은 국민들에게 다양한 추억을 선사하고 싶은 것이 그의 바람이다. 공연에 남다른 욕심을 보이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1차적인 목표가 국민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2차적 목표는 이러한 문화 컨텐츠를 해외에 수출하는 일이다. 대한민국의 문화가 곧 국가 브랜드요,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하나의 공연에는 그 나라의 경제, 사회문화, 정치, 트렌드 등 모든 것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토종 공연이 해외로 진출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문화가 진출한다는 것과 같죠. 문화 진출은 제품을 수출하는 것 이상으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합니다. 파급효과가 크다는 거죠. 그래서 가장 한국적인 것을 소재로 가장 세계적인 공연을 만드는 것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문화상품도 예외가 아니다. 유물을 모티브로 문화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면서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실제로 박물관 내의 문화상품점에는 전통을 모티브로 하면서 현대인의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들이 약 3천여 종에 달한다. 이러한 상품들은 생각보다 아름답고 고급스러우며 또 실용적이다. 흔히 생각하는 뻔하고 뻔한 기념품이 아니란 말이다. 자수 명장이 직접 수를 놓은 장식함, 궁중의 장식품을 복제해 현대화 한 쥬얼리,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품위가 올라갈 것 같은 전통미술 문양의 사무용품들까지 없는 것이 없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고급스럽고 아이디어 톡톡 튀는 디자인 숍을 방불케 한다.
“우리의 유물을 모티브로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상품들이 무궁무진합니다.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광주박물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만 이러한 상품들을 만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희 상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외국인 등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이나 인사동 등에 전문 로드숍을 내는 것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극장 <용>에서는 세계를 겨냥한 전통 공연이, 한식당에서는 한국의 대표 메뉴가, 문화상품점에서는 전통을 현대화 한 다양한 상품들이…. 한국의 문화를 한곳에서 접하고 싶다면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가라라고 추천할 만하지 않는가.
취임한 직후 업무 파악이며 적응이며 이러한 형식적인 시간들은 모두 생략하고 첫 날부터 팔 걷어붙이고 문화개발에 매진해 온 강석만 사장. 취임 후 5개월 남짓 지났지만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대한민국 문화 보급에 대한 로드맵이 5년 아니 50년 이후까지 그려져 있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밀어붙이는 추진력,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창조적 마인드,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친화력까지 대한민국의 문화를 디자인하는 그의 모습에서 ‘맞춤’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건 우연이 아닐 듯.
신바람 나게 일하는 그에게서 신바람 난 대한민국 문화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누군가가 ‘추천 명소’를 물어보거든 이제는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으리라. ‘박물관으로 가라’고.
글 김희정 / 사진 조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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