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공채VJ 이기상(91신방)동문의 방송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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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중 작성일09-05-01 14:56 조회23,81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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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이기상(91 신방) 동문의 인터뷰가 서강학보 제 550호(2009년 4월 13일 발간)에 실렸습니다. 서강학보사의 양해를 얻어 총동문회 홈페이지에도 게재합니다.>
사람과 사람 이기상(신방 91) 동문 인터뷰
‘뚜렷한 캐릭터가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은 방송계에서 이미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방송은 인기를 끌기 위해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방송계에서 이기상 동문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자신의 캐릭터로 VJ부터 연예 리포터,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가요 프로그램 MC까지 다양한 변신을 해왔다. 이기상 동문을 만나 그의 방송 인생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방송인 이기상의 외줄타기는 계속된다
1995년 케이블 방송의 개국과 함께 미국 MTV의 영향을 받은 VJ라는 신종 직업이 생겨났다. 이기상 동문은 케이블 TV의 개국과 함께 우리나라 ‘1호 공채 VJ’로 화려하게 방송계에 데뷔했다.
그러나 그가 방송을 처음 하게 된 것은 단지 우연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에서 출발했다. “어느 날 우리나라 사람과 외국인이 함께 지내는 자리를 함께 하게 됐죠. 그 자리에서 영어를 잘하던 저를 눈여겨 본 케이블 채널 PD가 VJ를 해보라고 권유한 것이 방송의 시작이었어요.”
부담 갖지 말고 몸만 오라는 PD의 말에 그는 준비도 없이 ‘Mnet VJ 콘테스트’에 덜컥 출전했다. 당시에는 VJ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VJ 콘테스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지원자들은 나이트클럽 출신 DJ부터 MIT 박사 출신까지 경력도 다양했으며 콘테스트 경쟁률은 600:1에 이를 정도로 대단했다. 결국 이 동문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유일한 남자 공채 VJ로 선발돼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학창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경험이 VJ로 선발되는데 큰 자산이 됐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개도 자기 생각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 논리적이거나 말을 잘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표현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죠.” 그는 VJ 콘테스트에서도 너무 긴장한 나머지 대본을 잊어버렸지만 애드리브를 잘 해내면서 무사히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그는 아직까지도 자신의 강점인 표현력이 바탕이 된 애드리브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생방송 프로그램이 제일 짜릿하다고 한다. 얼마 전 배우 故 최진실 씨가 자살로 사망했을 때는 <와이드 연예 뉴스>를 통해 이틀 동안 대본 없이 13시간동안 생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방송은 항상 긴장되지만 이를 극복했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VJ는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는 전문 진행자’라는 정의가 내려져 있긴 했지만 앞서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이었기에 혼란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도 이 동문은 스스로 VJ의 영역을 개척해가며 뚝심 있게 5년간 VJ로 활동했다.
그러나 점차 음악채널에서 음악프로그램이 축소되고 음악 외적인 프로그램들이 증가하면서 VJ들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많은 VJ들이 다른 길을 걷거나 은퇴를 선택했다. 이 동문과 같이 VJ로 데뷔한 동기 중 현재까지 활동하는 사람은 이 동문 혼자다. 그는 변해가는 방송환경 속에서 이기상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지금까지도 변신을 시도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의 이력 중 가장 돋보이는 이력은 묵묵히 15년 동안 끊임없이 방송계를 지켜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방송을 하는 것이 외줄타기같다고 말한다. “요즘 흔히 프로그램을 교양과 오락으로 나누잖아요. 사람들을 제가 교양에 가면 오락에 어울린다고 하고 오락에 가면 교양에 어울린다고 해요. 저는 그러한 중간자의 입장에서 지금까지 방송을 해 매우 힘들었죠.”
그는 자신이 다른 방송인들과 달리 내세울만한 캐릭터는 없지만 이것이 지금은 자신만의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케이블 방송에서 전문성이 있는 역할을 하거나 규제가 많은 지상파 방송에서 튀는 역할을 원할 때 그는 언제나 섭외 1순위다. Mnet <와이드연예뉴스> MC를 비롯해 SBS <한밤의TV연예>리포터, KTV <생방송정보와이드> 진행자를 맡은 것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이 동문은 지난 3월부터는 Mnet 음악순위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 단독 MC로 발탁됐다. 순위, 차트에도 무게를 두는 정통 음악 프로그램으로 가기위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SS501 등과 같은 유명 연예인이 MC를 봤던 관행을 깨고 그가 새로이 선택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남들보다 좀 더 운이 좋아 지금까지 방송을 할 수 있었다며 겸손해했다. “15년간 매니저도 없이 혼자 생활하며 아는 연예인도 많지 않은 제가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는 항상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는 방송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방송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인 VJ는 말할 것도 없을 뿐더러 그의 방송생활을 살펴보면 그가 최초로 시도했던 것이 많다. 그는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을 꼽아달라는 말에 주저 없이 지난 3월까지 5년 5개월동안 진행했던 Mnet <와이드 연예 뉴스>를 꼽는다. 이 프로그램은 이 동문의 대표작으로 그가 걸어온 길을 잘 나타내주는 프로그램이다.
국내 최초의 데일리 연예 뉴스라는 점도 주목 받을만 했지만 그가 PD, 작가와 함께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기에 그에게 이 프로그램은 더욱 각별하다. 미국 ABC <오프라 윈프리 쇼>처럼 MC가 진행자이면서 동시에 PD이자 작가가 돼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크다. 또한 그는 리포터로 활동 할 때는 우리나라 최초로 헐리우드 스타를 직접 인터뷰하는 전문 인터뷰어로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의 인생 좌우명은 ‘멋있게 살자’다. 이 속에 담긴 숨은 뜻은 남들만큼 놀면서 자기 할 일도 다 하자는 것이다. 그가 방송계에서 해왔던 방식도 그의 인생 좌우명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때로는 톡톡 튀는 것 같으면서도 신중한 이미지를 동시에 지녔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방송을 통해 그는 ‘이기상’이라는 캐릭터로 계속 실험하고 싶다고 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다’정한 것은 아니에요. 전 남들이 하지 않은 곳에서 이기상만의 방식으로 방송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어요.”
김성훈 기자
abcd@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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