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강대 3남매-"학교서 가족회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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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가온 작성일09-03-21 21:52 조회19,47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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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교에서 가족회의 합니다"
막내입학, 삼남매 서강대에 둥지
새 학기를 맞은 모교에 패밀리가 떴다. 등굣길에서부터 정문을 지나 교정 곳곳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떴다 하면 단박에 눈길을 끈다. 바로 붕어빵의 진수를 보여주는 명물 ‘서강대 세남매’다.
이재호(02 경제, 사진 오른쪽), 이재수(05 철학, 사진 왼쪽) 형제만으로도 부족했는지, 올해 막내 이주현(09 사회과학부, 사진 가운데) 양이 새내기로 입학했다. 출산율이 낮기로 유명한 대한민국에서, 게다가 재학생 수가 적기로 이름난 모교에서 나타난 상황이다. 한눈에 봐도 남매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쏙 빼닮은 이들도 “초·중·고등학교를 통틀어 같은 학교를 다니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재미있어 했다. 갓 대학생이 된 주현 양은 “부모님께서 세 남매가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된 사실을 무척 기뻐하셨어요. 예수회 명문 대학인 서강대학교의 학풍을 마음에 들어 하셨고, 오빠들이 지금까지 대학생활을 열심히 해왔거든요”라고 말했다.
든든한 첫째인 재호 군은 이미 1학년 때 예수회 한몸공동체에서 배성문 수사를 도와 가난한 청소년들의 야학 교사로 활동했다.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교우 관계도 원만하다보니 동생들이 재호 군을 무척 따른다. 둘째 재수 군도 생각이 깊고 마음 씀씀이가 따뜻하다.
‘신입생이 된 여동생에게 해준 도움말이 있는 지’에 대한 물음에 재수 군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도움말만 전해줬습니다. 모교만의 특징인 지정좌석제, 독후감, 복수전공제 등을 알려주는 정도에 그쳤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수시 전형으로 일찌감치 모교 합격을 확정지었던 주현 양은 “입학식도 하기 전에 오빠들이 소개시켜줘서 학교 선배를 많이 알게 됐어요”라며 두 오빠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세 남매가 함께 모교를 다니는 것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학교생활에 비밀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모교의 엄격한 학사 일정을 이미 알고 있기에 거짓말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주현 양은 “오빠들은 무조건 1교시부터 수업을 들어 왔기 때문에 저도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엄마는 대학생도 무조건 9시에 등교해야 되는 줄 알고 계시거든요”라고 말했다. 재수 군은 “가능하면 여동생이랑 같은 강의도 들어 볼 계획입니다. 같은 공부를 하다보면 남매 사이가 더 돈독해질 것 같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모교에 형제나 세 남매가 동시에 다닐 경우 등록금 할인 혜택은 얼마나 될까? 정답은 0원 이다. 타학교에서는 ‘가족장학금’ 등의 명목으로 등록금의 35% 정도 혜택이 있지만, 아직 모교에는 이러한 제도가 없다. 사실, 이들 ‘서강대 세 남매’의 아버지는 서울 유명 사립대학교의 현직 교수이기에, 이들이 아버지가 재직하는 대학을 선택했다면 등록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졸업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남매가 서강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닐수록 좋은 학교라는 걸 느낍니다.” 맏이인 재호 군의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대답이 어찌 보면 모교의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하다. 사이좋은 세 남매가 모교에서 펼칠 유쾌한 대학 생활이 기대된다.
글, 사진= 정범석(96 국문) 기자 주정숙(05 사회)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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