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설립자 진성만 신부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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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9-08 09:19 조회18,27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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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모교 이냐시오 성당에서 엄수된 고 진성만 신부의 영결미사에서 이한택 주교(사진 왼쪽)가 유시찬 재단이사장의 도움을 받아 고별예식을 진행하고 있다.
모교 설립자 가운데 한 분이자 학교법인 서강대학교 제3대와 제4대 이사장을 역임한 진성만 신부가 8월 2일 오후 2시 5분 수원 성 빈센트 병원에서 93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진 신부의 장례는 예수회장으로 마련됐으며, 4일 오전 10시 모교 이냐시오 성당에서 영결미사가 열렸다.
영결미사는 채준호 예수회한국관구장 주례로 유시찬 재단이사장, 이한택 주교, 예수회 사제단, 총동문회 사무국장, 동문, 교내외 관계자, 유가족 등 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경건하게 진행됐다. 예수회 휘장과 모교 휘장을 차례로 앞세우고 진 신부의 관이 들어오자 성당을 가득 메운 추모객들은 모두 일어선 채 환한 미소를 띄고 있는 영정사진 속 백발의 진 신부와 눈을 맞췄다.
정한채 신부는 미사강론을 통해 “진 신부님은 생전에 살아 있는 ‘평온’이었다”며 고인을 기렸다. 의정부교구장 이한택 주교는 “1956년부터 신부님과 함께 살았다”며 “진 신부님은 평생을 수도자답게 헌신적으로 사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예수회 수련원에서 진 신부를 7년 동안 모시며 임종을 지킨 신원식 수련원장은 “신부님이 89세 되던 해까지는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는 등 건강에 문제가 없었지만, 90세에 이르면서 쇠약해지셨다”고 말했다. 신 신부는 “6월 23일 신부님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서 입원했고, 그 동안 식사를 잘 못하셨다”며 “돌아가시던 당일, 오전에 병원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 경 선종하셨다”고 말했다.
영결미사에 이어 진행된 고별식에서 추모객들은 진 신부의 관 위에 흰 국화를 한 송이씩 헌화했다. 하얗게 물든 관을 곁에 두고 유시찬 이사장은 진 신부의 약력을 소개했다. 이어 68년 동안 성직자로 살아 온 생애를 기록한 영상물이 성가가 흐르는 가운데 상영됐다. 생전 마련된 영상 인터뷰에서 진 신부가 “세상은 요지경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추모객들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채준호 예수회한국관구장은 고별인사로 “진성만 신부님 우리와 함께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가십시오”라며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던 신부님을 편안하게 보내드리는 의미로 관이 나갈 때 박수 한 번 쳐드립시다”라고 울먹였다.
8월 4일 경기도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 예수회 묘원을 오르는 장례 행렬. 이날 하늘은 유난히도 파랬다.
장례미사가 끝난 뒤 장지인 경기도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 예수회 묘원으로 유시찬 재단이사장, 예수회 사제단, 총동문회 사무국장 등이 동행했다. 하관식은 신원식 수련원장이 상장예식 주례를 맡은 가운데 치러졌다. 한편, 모교 설립자 가운데 한 분이자 이사장을 역임한 진 신부의 장례가 학교장이 아니라 예수회장으로 치러진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이한택 주교는 “홍보가 안 된 탓인지, 서강대학교의 소중한 분을 보내는 길에 부족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1회 졸업생 가운데 진 신부와 각별한 사이였다는 모 동문은 “학창 시절 기억을 떠올려 보면, 당시 외국인 신부들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탓인지 진 신부님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진 신부님의 업적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글·사진=정범석(96·국문) 기자
故 진성만 신부 약력
생년월일 : 1915년 8월 27일
1940.05.15 : 일본 예수회 수련원 입회
1942.05.16 : 첫 서원
1942.09~1945.07 : 일본 도쿄 세이미끼 철학원 졸업
1947.10~1950.07 : 벨기에 앵기엔 신학부 졸업
1949.07.24 : 사제서품
1950.09~1951.07 : 불란서 파렐러모니알 제3수련
1952.08.15 : 최종서원
1953 : 일본 오노다 주임신부
1961~1962 : 광주 대건신학대학 강사
1962.01.08~1964.04.15 : 학교법인 서강대학교 제3대 이사장
1964.04.16~1969.03.08 : 학교법인 서강대학교 제4대 이사장
1969.09~1973.11 : 명동 샤르트르 성 바오로 수녀원 지도신부
1973.11~1975.1 : 예수회 말씀의 집 원장
1975~1979 : 명동 성모병원 원목신부
1979.12~1983.05 : 파라과이 선교
1983.08~1986.02 : 인천 영종도 천주교회 주임신부
1995.06~2008.08.02 : 수련원 거주 사제
2008.08.02 : 수원 성 빈센트 병원에서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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