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기 선배와 동행', 1박2일 광주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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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5-24 09:17 조회7,98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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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 이른 아침, 서강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모였다. 김의기기념사업회와 의기제 기획단이 주최하는 1박 2일 광주기행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올해의 광주기행은 재학생 17명(18~22학번)과 졸업생 8명(71~87학번)이 동행했는데, 기획단원들 말고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함께한 건 3년 만이이었다.
광주에 도착해서 간 첫 방문지는 5·18 민주묘지였다. ‘김의기 선배와 동행하러 왔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정문에서 학우들, 선배들과 함께 추모탑으로 걸어 나가는데, 기분이 묘했다. 이때 “선배님, 광주 여러분 저희 왔어요! 기억하고 있어요!”라는 말이 떠오른 건 나뿐이었을까. 추모탑 앞에서 헌화와 분향을 한 후 4-12번 묘에 안장된 김의기 열사의 제사를 지내러 갔다.
그런데 먼저 와 있는 다른 대학교 학생들이 있었다. 김의기 선배를 기억하고 찾아주었다는 것이 너무 고마웠다. 제사 후, 망월묘지공원으로 이동해 여성농민운동가 김윤(71 영문) 선배의 묘지를 방문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혼잡한 관계로, 김윤 선배의 제사는 일부 인원만 진행하고, 동기셨던 김택춘(71 신방) 선배가 김윤 선배에 관해 설명해주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김택춘 선배의 생생한 경험담은 80년대 한국, 그리고 서강대를 떠올리게 했다.
故이연 선배의 가족이 운영하시는 화랑궁에서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 5·18 간담회를 진행하러 갔다. 이날에는 안종철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부위원장, 백성동 극락초등학교 선생님이 연사로 자리해주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안종철 박사님은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한 역사적 배경과 진행 과정, 진상규명 운동에 대해 강연해주셨고, 백성동 선생님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진행한 오월 교육과 5·18 민주화운동이 함의하고 있는 의미에 대해 강연해주셨다. 안종철 박사님의 경우, 5·18 진상규명이 어떻게 이뤄졌고 이뤄지고 있는지를 알려주셔서 5·18이 현재진행형임을 느끼게 해주셨다. 백성동 선생님의 경우, 518을 겪지 않은 세대로, 5·18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시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
첫째 날의 마지막 방문지는 5·18민주광장이었다. 이곳에서는 5·18 최후의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건물과 시위의 중심이었던 5·18 시계탑, 분수대를 볼 수 있었다. 이날 광장에서는 5·18을 기리는 거리공연, 광장 앞 금남로에선 대학생 문화제가 진행되었다. 5·18로부터 42년이 흐른 지금 그 중심지에 많은 사람이 있고, 여기에 우리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뿌듯했다. 광장 옆 도로에서는 학생들이 5·18 진상규명이라는 팻말을 들고 집회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날 대학생인 우리도 진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둘째 날인 15일에는 먼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을 방문했다. 그곳에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록한 기록물을 볼 수 있었다. 그 중 상당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기록물이었다. 5·18에 대한 기록물이 이토록 많기에, 당시 투쟁했던 그리고 투쟁을 보았던 사람들이 기록으로 진실을 알리고자 노력했기에, 우리는 5·18을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으로서 배우고 기억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의 우리도 이러한 5·18의 정신을 본받아 한국, 나아가 세계 속의 불의에 촉각을 세워야 한다고 느꼈다.
5·18민주광장 바로 앞에 위치한 전일빌딩245는 헬기 사격의 증거를 보존하고 있는 건물이다. 전일빌딩은 245개(추가 발견 있음)의 탄흔을 갖고 있다. 1980년 당시 광주에 전일빌딩보다 높은 건물은 없었기에, 이 탄흔들은 헬기 사격 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 국민을 지켜야 할 국가가 어떻게 헬기로 국민을 겨놓을 수 있는가. 헬기 사격 진실도 비교적 최근에 진실이 되었다. 이외에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5·18의 진실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계속 기억하고 행동할 것이다. 의기 선배의 정신을 가지고.
점심을 먹고 광주를 뒤로하고 서강대로 돌아갔다. 재학생들은 ‘5·18의 현장에 직접 가보고 싶었다’ 혹은 ‘친구 따라 왔다’ 등 다양한 이유로 광주기행을 참가했지만, 참가 소감에는 모두 민주화의 중심지인 광주에 선배님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서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기획단원으로서 너무 뿌듯했고, 그들에게 매년 돌아오는 5월, 그들의 마음 한 칸에 이 광주기행이 떠오르길, 이 경험으로 5·18에 더욱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며 광주기행은 마무리되었다.
글 : 심주형(21 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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