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큰 세상으로 나가는 열쇠-이현수 (63·경영)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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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3-10 14:54 조회13,61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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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큰 세상으로 나가는 열쇠
이현수 (63·경영) 동문
“외국어를 알아 갈수록 모국어가 소중해지죠”
아시아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하면 한국, 일본, 대만 대표들이 기를 못 펴고 자국 위상에 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을 자주 본다. 오히려 인도, 필리핀, 홍콩, 싱가포르에서 온 친구들이 판을 친다. 영어 구사력 때문이다. 한국인만큼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들도 드물 텐데 영어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부하는 방법이 틀렸기 때문이다. 독해, 문법 위주의 공부를 하거나 시험만을 위한 공부를 했으니 산 영어를 구사할 수 없는 것이다. 산 영어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골고루 잘 하는 영어다.
얼마 전에 새 정부가 제대로 된 영어 교육을 시켜 보자고 여러 방안을 내 놨는데, 반대의 목소리가 제법 크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지는 영어를 필요로 하는 직종에 종사할 사람들만 영어를 잘 하면 되지 나머지 사람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영어의 위력을 피부로 느껴 보지 못한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
현재 영어는 어느 한 나라의 말이라기보다는 국제어로서 부동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을 위시하여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인도, 홍콩, 싱가포르, 필리핀, 사우스 아프리카 등에서 영어를 모국어 내지 공용어로 쓰고 있다. 더욱이 국제회의나 국제 상거래에서의 언어는 당연히 영어다. 인터넷에서의 주된 언어도 영어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영어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라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읽기와 쓰기는 그런대로 잘 하는데 회화에는 약하다.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이유는 영어에 귀가 트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알아들어야 대화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영어를 알아듣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영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표현법과 각양각색의 액센트로 말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영어 꽤나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는 영어가 귀에 안 들어 와서 쩔쩔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어떤 언어든 말하는 사람에 따라 말의 격이 다르다. 영어도 예외가 아니다. 교육 받은 교양인이 쓰는 고상한 영어가 있고 무식한 하류층이 쓰는 저속한 영어가 있다. 이것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은 수준 높은 영어를 말 하더라도 상대방의 저속한 영어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분명 영어 정복의 길은 멀고 험하다. 그러나 영어 정복에 따른 이득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영어를 불편 없이 구사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면 국내에 살더라도 다양한 배경의 외국인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 무한한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영어로 쓰인 수많은 책을 직접 읽는 재미를 맛 볼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글로벌 시대에 국경을 넘나들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려면 영어 구사력은 필수 요건이다. 영어는 우리나라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큰 세상으로 나가는 열쇠인 셈이다.
어린 나이에 영어 교육에 너무 집중하면 한국어 학습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외국어를 알면 모국어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깨닫게 된다. 외국어 잘 하는 한국인들이 모국어 밖에 모르는 한국인들 보다 훨씬 더 논리적이고 세련된 한국어로 글을 쓰고 말하는 것을 나는 많이 보았다.
영어 구사력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물안 개구리로 살기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런 선택을 할 자유가 있고 그들의 선택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선택은 그들 자신에게만 국한되어야 한다. 그들의 소아적인 저항에 부딪혀 새 정부의 영어 교육 강화 정책이 좌초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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