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바스버거’ 서경원(01 경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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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광현 작성일22-05-10 15:31 조회35,35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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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업가 – ‘바스버거’ 서경원(01 경제) 대표
광화문, 여의도 등 오피스 상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제버거 전문점, ‘바스버거’. 서울 광화문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19개 매장이 있으며, 지난해에는 매출 200억을 돌파했다. ‘바스버거’를 운영하는 ‘테이서터스’의 창업자 서경원 대표는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더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 역시 창업을 하기 전 직장인이었기에,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이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런 그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건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는 여유로운 삶을 꿈꿨기 때문이라고. 사업을 하며 힘들었던 순간에도 자신을 믿어준 주변 지인들의 믿음에 보답하고, 직원들이 청춘 시절을 빛나는 시절로 기억할 수 있게 하자는 책임감 하나로 버텨왔다. 창업의 계기도, 경영철학에도, 운영방식에도 그에겐 늘 ‘사람’이 있었다. 본인을 ‘성공한 사업가’가 아닌, ‘성공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사업가’라고 소개하는 서경원 대표를 만나보았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경제학과 01학번 서경원입니다. ‘바스버거’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어떤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요즘 관심 있는 주제나 사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까 회사 관련된 것들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코로나 이후 식자재 또한 급격한 글로벌 정세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는데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 바스버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후 다시 변화된 소비패턴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법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늘어나며 어떻게 해야 회사 내 조직들을 효과적으로 빌드업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 같습니다.
Q. 수제버거 전문점 ‘바스버거’를 운영하는 테이스터스의 창업자이자 대표인데요,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회계법인, 자산운용사 등 회사를 다니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게 있어요. 보통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들은 임원분들의 모습을 보며 미래를 꿈꾸잖아요. 그런데 임원분들이 주중, 주말 너무 바쁘신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조금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어요. 또, 업무를 하며 창업하신 분들을 많이 만나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많았는데, 그런 분들을 만나면서 창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기도 했고요. 이 두 가지가 결부되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Q. 많은 창업 아이템 중에 ‘수제버거’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창업을 같이 한 같은 과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랑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공통적으로 나온 이야기가 처음 하는 창업인 만큼 어렵거나 복잡한 아이템은 안된다는 것, 사업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성공시키는 게 의미있다는 것이었어요. 요식업 같은 경우는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진입장벽 자체는 낮잖아요. 또, 친구와 창업을 구상하던 때가 2012~2013년 즈음이었는데,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많이 성장하고 있었고, 이 덕분에 한국의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상당했어요. 이런 관심들이 결국 한국의 음식 브랜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봤고, 요식업으로 창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바스버거’의 인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바스버거는 오피스 상권에 자리를 잡고 있어 직장인들을 주 고객층으로 하는데요, 제가 직장인일 때의 경험을 살려, 직장인들이 원하는 음식점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직장인들이 주로 가는 식당은 ‘빨리빨리’ 먹고 나가야 하는 곳인데, 직장인들에게 점심시간은 굉장히 소중하거든요. 이 소중한 점심시간을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수제버거라는 것 자체도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은 아니잖아요. 또 회사에서 벗어나 일탈적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가게 인테리어나 공간 배치도 신경을 많이 썼고요. 저희 슬로건이 ‘바쁜 일상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 만나는 즐거움’인데, 이 슬로건이 저희의 서비스 정신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창업을 하고 사업을 꾸려나가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2015년 쯤에 매출이 안 나와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게 배달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수제버거를 배달하는 일은 흔치 않았고, 배달앱도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달을 하려면 무조건 전단지를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고, 내향적인 편인데 지하철역 근처에서 출근하시는 분들에게 전단지를 돌리는 게 창피하기도 하고 힘들더라고요. 또 어느 날은 전단지를 나누어 주던 중, 고등학교 동창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내심 숨고 싶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맨 땅에 헤딩하듯이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는데, 이런 경험들이 이후에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지금의 ‘바스버거’가 있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 같아요. 사업을 꾸려오며 겪었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한 동력이나 계기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주변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인 것 같아요. 창업을 시작할 때 주변 지인들이 투자를 많이 해줬어요. 회사를 다닐 때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나 친구들이죠. 이런 분들이 저희를 믿고 투자를 해주셨는데, 매출이 잘 나지 않거나, 폐업을 하게 되면 돈을 다 날리게 되는 거잖아요. 또, 창업 초기부터 함께 했던 직원들의 젊은 청춘 시절을 제가 헛되이 만들 수 없다는 생각도 큰 것 같아요.
Q. 본인만의 경영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사업을 하면서 느낀 건 과정이 고통스럽더라도 절대 되지 않는 건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 커요. 또, 아르바이트생을 제외하고도 100명이 조금 넘는 직원들이 있는데요,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직원들 개개인의 인생에 좋은 경험, 빛나는 순간으로 기억되도록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이런 것들이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사업을 꾸준히 운영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크라우드 펀딩으로 투자금을 모으고, ‘바스버거’ 공식 블로그에 회사 창업 이야기나 직원 인터뷰 같은 콘텐츠를 제작해 게재하는 점이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일련의 행위들은 고객들과 ‘소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고객들과의 소통에 집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판매하는 곳에서, 브랜드 선호도는 제품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거든요.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가 어떤 기억으로 남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힘든 상황에서도 편안하게 음식을 먹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고객들에게 기억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런 메시지는 말로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서비스적인 차원에서 녹아내고자 고객들과 많이 소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고객들을 저희의 투자자로 만들어, 브랜드를 관심있게 지켜봐 주는 ‘우리편’으로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블로그에 저희 회사 이야기를 오픈하는 이유도 고객들이 브랜드에 대해 조금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관심 가져주시는 고객분들이 오랫동안 좋은 이미지로 브랜드를 기억할 수 있도록 소통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요. 또, 저희가 아르바이트를 비롯해 직원 채용이 많은 편인데, 구직자 분들이 회사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많이 찾아보거든요. 블로그를 통해 잠재적인 직원 분들에게 어필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창업을 꿈꾸는 많은 서강인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많은 서강인들이 창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무언가를 창조하고, 새로운 시도에 도전한다는 건 회사를 다니며 했던 경험들보다 더 좋은 경험을 빠르고 압축적으로 쌓을 수 있는 거거든요. 창업을 대단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창업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열심히, 또, 성실하게만 한다면 잘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서강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셨는지 궁금해요. 서강대학교에서 본인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공부를 열심히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농구하는 것과 친구들이랑 술 마시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학점 3.5점 이상이면 받을 수 있는 성적장학금이 있었는데, 저는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어요.(웃음)
Q. 서강에서 즐거웠던 추억이나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1학년 때 과별로 농구대회를 했던 게 기억이 남아요. 저랑 친구들이 저희과 신입생 대표로 경기에 나갔어요. 8강전에서 지고 있던 와중에 버저비터 슛(버저가 울리자마자 득점에 성공한 슛)을 성공시켜 역전을 했죠. 가까스로 4강전에 올라갔는데, 그때 엄청 짜릿하더라고요. 농구대회 준비한다고 학교 ‘메이저’ 농구코트에서 친구들이랑 함께 연습하고, 연습 끝나고 맥주 한 잔 하던 게 즐거웠어요.
Q. 기억에 남는 교수님이나 수업이 있나요?
경제학과의 곽태원 교수님이요. 그분의 ‘경제학원론’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 성품이 참 따뜻하셔서 기억이 남아요. 시험이나 퀴즈를 본 후에 첨삭을 해주셨는데, 따뜻한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참 인상적이었어요.
Q. 본인에게 서강은 어떤 의미인가요?
서강대는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시절을 보낸 장소였어요. 대학교 1학년 때는 입시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느끼며 머리카락도 좀 길게 기르고, 미팅도 나가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보낼 수 있는 시간도 많아지고, 이런저런 통제도 없어지면서 젊음을 마음껏 만끽했던 시절들이 소중한 추억이 되었고, 제 기억 속 그 시절을 함께했던 공간으로 서강대가 남아있습니다.
Q. 앞으로의 삶에 목표나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재 해외 진출, 신사업 등을 구상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로 회사를 조금 더 키워나가고 싶어요. 또, 기회가 된다면 외식업이 아닌 다른 사업들도 해보고 싶습니다. 특히 경영자가 되는 것도 좋지만 기회가 된다면 좋은 창업가들에게 투자하고 그들의 성공을 쉐어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 같은 창업투자도 꼭 해보고 싶습니다.
Q. 인터뷰를 보시는 수많은 재학생 후배들과, 졸업생 동문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재학생 때보다 졸업 후에 학교에 대한 애착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만큼 서강대라는 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좋은 추억을 쌓았고, 그때의 경험들이 현재 삶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졸업생 분들, 후배 분들 모두 당면한 시기들이 제각각 다르겠지만 마주한 시기에 본인들의 시간을 더 좋은 경험으로, 더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어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희 바스버거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릴게요.
글 : 한수민(21 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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