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여행가.전남대 인류학과 교수 이기중(79·경제)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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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10-19 15:10 조회16,19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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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학문, 인생을 즐기는
여행가.전남대 인류학과 교수 이기중(79·경제) 동문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사는 사람
자유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여행
옅은 파란색이 들어간 안경에 빈티지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작은 가방도 들지않은 채 이기중(79·경제) 동문이 시원스런 걸음으로 동문회관으로 들어왔다. 전남대학교 인류학과 교수인 그는 이번에 <동유럽에서 보헤미안을 만나다>라는 책을 출간하며 여행 작가로서도 첫 걸음을 내딛었다. 지인들로부터‘이 시대의 마지막 보헤미안’으로 불리는 그를 만나 보았다.
이 동문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종교학과 대학원에 진학했고 그 뒤에 미국 템플 대학에서 영상인류학과 영화를 전공했다. 그는 지금의 자신의 길을 찾기까지 많은 정신적 방황을 했다. 이 동문은 경제학과였지만 전공보다 철학과 종교학에서 학문적인 즐거움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과 영화,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좋고 싫음이 분명한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대학 입학 후 전공이 맞지않아 정신적인 방황을 많이 했지만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냈다. 자신을 ‘게으른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바쁘게 찾아다녀 결국 성공적인 ‘전과자’가 되었다.
전공으로 고민하던 대학시절 그가 심취했던 분야는 음악이다. 그는 클래식 기타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현우회’를 만들고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음악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도서관에서 음악사, 음악이론의 책을 읽으며 음악과 관련된 모든 책을 섭렵했다. 음악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그는 그밖에 드럼과 색소폰, 피아노도 다룰 줄 안다. 이후에는 인간 문화재로부터 대금을 배웠다. 유학을 떠나면서 기내에 대금 2자루만 달랑 가지고 탔을 정도였다. 음악에 대한 폭넓은 지식은 여행을 다니면서도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세계 70여 개국을 여행한 베테랑 여행전문가로서 그는 이번에 동유럽을 40일 동안 일주하고 책을 출간했다. 우리말로 된 동유럽 여행서가 한 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자유롭고 느긋한 여행을 즐기는 탓에 그동안은 사진도 찍지 않았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일정을 기록하고 정보를 메모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현재 북유럽과 아프리카 여행 책을 준비 중이다.
그는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다. 대학원 시절 후배들과 함께 가본 대만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여행을 다닌 지 벌써 10년째다. 여행을 못 갈 이유는 항상 있다며 그는 여행을 가기 위해 많은 것을 철저하게 안하는 생활을 한다. 인류학이 전공인 만큼 “여행은 인간의 역사이고 삶” 이라고 표현하며 여행하면서도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접하고 탐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고 관심을 갖는 것은 음식이다. 때문에 여행 책 곳곳에서도 미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관대한 성격의 그이지만 음식에 대해서만큼은 까다롭다. 스스로 인류학 다음으로 음식이 부전공이라고 말할 정도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기 위해 여행을 가며, 음식에 맞는 맥주를 골라 마실 줄 안다. 이 동문은 “음식을 문화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며 “앞으로 음식에 대한 문화적 지식을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자기가 가진 에너지의 30%는 여행에, 70%는 학문에 쏟을 계획이다. 이 동문은 “영상인류학에서 최초의 학위를 받은 사람으로서 이 분야를 발전시키고 싶고, 여행과 교육을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동문은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사는 사람’처럼 보인다.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집요하게 찾아냈기에 가능했다. 가슴에 자유와 열정을 품은 그에게 앞으로도 즐거운 인생이 펼쳐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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