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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프로야구 창원 NC다이노스 대표이사 이진만(96 경영)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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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3-31 17:25 조회35,4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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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열정'과 비즈니스 '냉정'의 조화

– 프로야구 NC다이노스 대표이사 이진만(96 경영) 동문 인터뷰

 

글 : 천강현(21 신방)

 

 좋아하는 일이 생기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든다. 그러나 좋아하기만 하면 반드시 그 일을 잘하게 되리라는 법은 없다. 무언가를 잘하는 데는, 좋아하는 마음 못지 않게 잘하려는 태도 역시 필요하다. 대개 전자는 ‘열정(熱情)’으로, 후자는 ‘냉정(冷靜)’으로 일컬어진다. 여기, 열정과 냉정의 폭발적 시너지로, 올해 초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대표이사가 된 이진만(96 경영) 동문의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자.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문 선후배님들, 저는 경영학부 96학번,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대표이사(President & CEO)를 맡고 있는 이진만입니다. 

만 6세이던 ‘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야구의 매력에 빠져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었던 기억이 납니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난 지금, 프로야구단의 대표라는 위치에 서게 되면서 결국 프로야구와의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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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 대표이사 이진만(96 경영) 동문 

 

 

Q. 올해 2월 7일에 NC 다이노스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프로 야구단을 대표하고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소감이 어떠신가요?

어릴 때 리틀야구를 하며 꿈꾸던 프로야구 선수의 꿈은 대학 진학 이후 스포츠 구단 운영이라는 꿈으로 다소 조정이 되었는데, NC 다이노스 대표이사라는 꿈 같은 기회를 맞이한지 이제 한달이 지났습니다. 

한달이 지난 지금, 국내 최고 시설을 갖춘 야구장을 사무실로 삼아 일을 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고, 이런 자리로 이끌어 주신 하나님과 저를 믿고 맡겨 주신 구단 측에 감사하는 마음이 큽니다. 한마디로 저에게는 ‘Dream come true’ 입니다.

 

Q. 그렇군요. 저처럼 프로야구에 문외한인 사람도, 프로야구를 애정하는 사람도 스포츠 경영과 관련해서 궁금증이 참 많은 것 같은데요, 프로야구의 대표이사는 어떤 업무를 주로 하나요?

프로야구단의 업무는 크게 두가지 측면으로 구분이 됩니다. ‘야구단의 운영 (Baseball Operations)’이라는 측면과 ‘사업적 운영 (Business Operations)’라는 측면입니다. 

‘야구단 운영(Baseball Operations)’이란, 야구 경기를 치르는 것과 관련된 일련의 업무를 말합니다. 즉, 국내외에서 아마/프로 야구선수들과 코치들을 스카우팅(분석 및 영입)하여 팀을 구성하는 것부터, 영입된 선수들을 육성/훈련하고, 그 선수단/코칭스태프로 야구 경기/리그에 참여하며, 그리고 경기와 관련된 각종 데이트를 수집/분석하여 의미를 도출하는 업무로 구성이 됩니다. 

그리고, 야구단도 기업체이기 때문에, 야구라는 ‘사업’을 통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사업적 운영(Business Operations)’이라는 측면에서 마케팅/광고/홍보, 경영관리(재무/회계 등), 법무, 자산관리 등 일반 기업체들과 같은 업무를 하게 됩니다.

팬분들도 잘 아시는 것처럼, ‘야구단 운영(Baseball Operations)’은 단장(GM)이 맡으며, ‘사업적 운영(Business Operations)’은 경영본부장이라는 임원이 맡습니다. 그리고 대표이사는 이 양측의 업무를 총괄하면서 결국 ‘야구단의 성적’과 ‘P&L(사업실적)’을 모두 책임지게 됩니다. 

 

Q. 과거 미식축구(NFL) 해설위원으로도 출연해 방대하고 전문적인 식견으로 큰 호평을 얻을 만큼, 스포츠에 ‘진심’이시라고 들었습니다. 예전부터 스포츠를 좋아하셨나요? 스포츠와 관련한 동문님의 일화가 궁금합니다.

워낙 어릴 때부터 스포츠에 빠져서 살아왔기 때문에 일화도 물론 많죠. 그 중에 생각나는 몇 가지를 말씀드려 볼게요.

초등학생 때 저에게 우상이었던 스포츠 스타들이 TV에서 인터뷰하는 장면들을 보면, 저도 언젠가 그런 자리에서 인터뷰를 할 것이라는 기대로, 혼자서 방에서 인터뷰 연습을 하며 녹음해서 들어보던 기억이 납니다. 옛날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을 해서, 카세트를 되감아 돌려서 들어보곤 했었죠. 아직도 그 카세트 테이프들은 추억으로 잘 가지고 있어요.

조금 더 커서는, 학생 운동하던 대학생들이 ‘운동권’이라 불렸던 때가 있었잖아요? 저는 고등학교 때 반에서 별명이 ‘운동권’이었어요. 체육고가 아닌 일반고에서 맨날 운동(스포츠)만 한다고, 같은 반 친구들이 저와 제 친구들을 약간 비꼬아서 ‘운동권’이라고 비아냥거렸었죠.

그런데, 사실 고등학교 때 밖에서 뛰어다니는 운동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와 함께 운동권이라 불리던 친구들은 교실 안에서는 종이 한 장씩 들고 모여, 그 날의 종목(야구, 농구, 미식축구 등)을 정하고,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 한 명씩 선수를 뽑아서 이상적인 팀을 구성하고 누구 팀이 더 강한지에 대해 언쟁을 하며 놀았어요. 각자가 단장이라고 생각하고 팀을 구성하는 놀이를 한 것인데 이것이 지금 미국에서는 Fantasy Sports라는 이름으로 실제 스포츠 이상의 큰 산업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스포츠 팬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단장 놀이’인 셈이죠.

마지막으로 일화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운동을 많이 하다 보니 어릴 때부터 많이 다쳤어요. 작게는 입술이 터져서 꿰매기도 하고, 손가락 골절로 깁스를 하기도 하고, 갈비뼈에 금이 가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은 다 회복이 되어서 문제없이 지내고 있지만 아직도 안고 살고 있는 게 있습니다.

사회인 야구리그에서 경기를 할 때, 2루 도루를 하며 슬라이드를 하다가 수비수와 팔이 꼬여서 오른쪽 어깨가 빠지는 일이 있었어요. 같은 팀 동료가 다시 어깨를 끼워 넣어 줬었는데, 그때를 시작으로 툭하면 어깨가 빠지는 습관성 어깨 탈구를 안고 살고 있습니다. 스포츠 사랑이 안겨준 일종의 훈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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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FL 역대 최고의 선수인 Tom Brady의 agent인 Don Yee 대표와의 미팅 현장 

 

 

Q. 스포츠를 애정하는 마음이 정말 잘 느껴지네요. 그런 마음이 프로야구단의 대표이사가 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었나요? 대표이사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네, 맞습니다. 첫째는 스포츠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배구, 씨름 등 종목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40년 이상을 온갖 스포츠를 즐기며 살아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40년간 목격했던 스포츠 역사의 크고 작은 일들이 제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죠.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과 궁금증이 있으면, 훨씬 예전 것들도 찾아보기 때문에 종목에 따라서는 1800년대 후반~1900년대 초반 때의 역사부터 알고 있는 것들도 많죠. 가령 야구의 경우, 미국 메이저리그의 역사는 1876년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그 태동기부터의 역사를 찾아보면서 많은 내용을 기억하게 되었죠. 그런데, 어릴 때 이렇게 알고 있던 정보들은 단순히 ‘조각 지식’ 내지는 ‘파편 지식’들을 많이 모아 놓은 것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많이 알고 있었던 것뿐이었는데, 거기에 다음 말씀드릴 두번째 요인이 결합하여 시너지를 낸 것 같습니다. 

그 두번째는, 경영학부와 비즈니스 스쿨(MBA)을 거치며 실용적 학문을 공부하고, 졸업 후 기업에서 논리적 사고를 요하는 전략기획, 전략적/재무적 투자 등의 업무를 하면서, 정보를 단순히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엮어서 의미를 찾고 분석을 하며, 향후 전망과 예측을 하고 득실을 따지는 역량이 생기면서, 그 역량이 스포츠를 접하고 즐기는 방식도 바꿔 놓은 것 같습니다. 즉, 어릴 때는 스포츠 경기를 단순히 관람하고 그 결과를 기억하는 정도였다면, 언젠가부터는 스포츠를 큰 그림에서의 흐름을 읽고 분석하며 결과에서 의미를 추출하게 되었고, 더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스포츠의 운영 방식에 대해 혼자서 고민하기 시작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세번째는, 스포츠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인데, 이것이 저에게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스포츠 비즈니스의 임원 포지션은 해당 종목에서 선수 생활을 직접 하셨던 분들에게로 기회가 한정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직접 운동을 하지는 않았더라도 해당 스포츠에 대한 충분한 이해력을 갖추고 있다면, 사업적 감각이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력을 접목시켜 스포츠 비즈니스를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이런 변화가 꽤 오래전부터 있어서, 미국 4대 스포츠의 여러 구단에서 Top MBA 출신들이 최고 임원으로 활약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이제 그런 변화의 시류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고, NC 소프트라는 혁신적인 기업이 그 선두에서 변화를 이끌면서 저에게 기회를 주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너무도 운이 좋게 그 시류를 잘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을 흔히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들 하는데, 저는 ‘은’칠기삼(‘恩’七技三)이라고 표현합니다.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죠. (恩: 은혜 은)

 

Q.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96학번 학생이셨는데, 학교에서 배운 수업이나 경험 등이 현재 일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까요? 또, 서강대에서의 소중한 추억이 있나요?

돌아보면, 지금까지 거쳐온 과정 하나하나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 없죠. 물론 그 해당 시점에는 그 과정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를 수 있지만요. 서강대학교에서의 공부와 경험들도 당연히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먼저 서강대학교는 팀 과제와 발표 수업들이 상당히 많았던 것 같아요. 이런 수업들을 통해서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도 팀을 이뤄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훈련이 되었고, 그 안에서 리더십도 체득할 수 있었고, 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아요. 그런 경험들이 기업에서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도 하고, 조직을 이끌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여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 있어서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대부분의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우리나라 같은 입시 제도 하에서 고등학교 때가지 찌들어 살다가 처음으로 입시의 부담에서 해방되고 성인이 되면서 누렸던 해방의 즐거움, 그리고 그때 만났던 선후배들과의 추억들이 많이 생각납니다. 선후배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분명히 윗사람, 아랫사람으로 구분은 있지만,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한없이 친해질 수도 있는 사이잖아요. 분명히 남이지만, 하기에 따라서는 형제처럼 가까워질 수도 있고, 서로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도 있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표이사가 되기 전부터도, 전 직장에서 조직을 맡고 임원으로 일할 때부터, 함께 일하는 팀원들끼리 ‘대학 선후배’ 같은 사이가 되자고 강조해 왔고, 그런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이 성과 창출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가족이다’ 라고 말하는 기업도 있지만, 현실성이 너무 떨어져 공감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다고 ‘우리는 프로다. 일만 제대로 하자’라고 하는 것도 너무 정이 없지 않나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친하고 편한 관계가 되지 않으면 성과도 내기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마치 ‘대학 선후배’ 같은 관계가 가장 적절하지 않은가 생각을 합니다. 현실적으로 가족만큼 가까울 수는 없지만, 생각이 달라도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서로의 발전에 도움도 줄 수 있고, 힘을 합쳐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관계…대학 선후배 같은 관계 같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다 보니, 대학 시절이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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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 대표 선임 이후, 연습경기 중계석에 게스트로 초대되어 인터뷰 하는 모습 

 

 

Q. NC 다이노스 대표이사로서, 현재 동문님의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바로 눈앞의 목표는 NC 다이노스를 2년 전 우승했던 강팀의 자리로 복귀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해마다 전력의 부침이 심한 구단이 아니라, 매년 꾸준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안정적인 전력을 갖춘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80~’90년대 해태 타이거즈, ‘00~’10년대 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최근 7년간의 두산 베어스 같이 매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또,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야구를 하고 싶습니다. 야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팬들을 보유한 최고 인기 스포츠입니다. 그만큼 팬들의 기대도 크고 야구계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할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니아 층 팬들께는 다이노스 경기를 통해 쾌감과 행복함을 드리고 싶고, 가볍게 야구를 즐기는 팬들께는 야구장에서 드릴 수 있는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부터가 열정적인 야구 팬이기 때문에 팬들이 기대하시는 점을 잘 이해하고 준비하여 펼쳐 보일 생각입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삶을 생각한다면, 아주 멋지게 “사회에 큰 기여를 하며 훌륭한 사람으로 살아가겠다” 라고 말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과포장한 허세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제 삶을 1막과 2막으로 나눠서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1막은 앞으로 제가 은퇴하기 전까지의 삶인 것 같고, 2막은 은퇴 후의 삶이겠죠.

1막의 삶에서는, 뜻한 일을 모두 이루고 성취를 한다고 해도, 제가 은퇴하는 그날까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게 될 것 같아요...사실 우리는 너무 어릴 때부터 경쟁 속에서 생활하고 그 안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찾아가며 사는 방식에 길들여져 왔기 때문에, 우리 DNA에는 경쟁심이 새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경쟁의 과정이 힘들지만 그 결과로 얻어지는 성취감에 다음 경쟁을 찾아 나서게 되잖아요. 더구나 저는 스포츠를 좋아하고 이제 스포츠 비즈니스를 생업으로 하기 때문에 그 경쟁심과 승부욕은 더욱 강해질 것 같아요. 제 일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은퇴하는 날까지는 제 DNA에 새겨진 승부욕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은퇴 후 2막의 삶에서는, 경쟁과 승부를 떠나 평화롭고 ‘느린 삶’을 살고 싶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제주도 한달 살기 같은 것도 해보고 싶고, 동서양 역사 유적지 탐방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아직은 자신 있게 ‘이겁니다’ 라고 말하기 다소 쑥스럽고 준비도 덜 되었지만, 제 손길이 보탬이 될 수 있는 곳들에 미약한 힘이나마 실어보고 싶습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앞으로 계속 구체화하고 뜻을 함께 할 분들도 찾아서 힘을 합쳐볼 예정입니다. 훗날 2막의 삶에 대해서도 후배님과 인터뷰할 날이 오면 좋겠네요.

 

Q. 대표이사 취임 직후 “대표이사 이전에 야구 팬”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확실히 ‘팬’을 애정하시는 모습이 보이고, 2막의 삶에 대한 인터뷰도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경영 분야에 관심이 많은 후배님들이 많습니다. 이 분야의 선배로서 조언과 격려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 가지 포인트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롤 모델을 찾아 벤치마킹(Benchmarking) 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분야든 내가 관심이 있고 진출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 볼만한 것은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어떻게 성공을 했는지를 알아보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성공의 비결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성공의 방법 중에서 나에게 가장 맞는 방법은 무엇일지를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따라가기에 가장 적합한 길을 먼저 걷고 있는 분을 ‘롤 모델’로 삼아 나도 그 발자취를 따라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 스포츠 비즈니스라는 산업이 우리 나라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크지 않기 때문에 벤치마킹 대상을 우리나라로 국한하지 말고, 해외에서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스포츠 비즈니스가 이제는 해외 선진 시장의 방향을 따라 가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우리나라에서도 본보기로 삼을 만한 훌륭한, 성공한 스포츠 비즈니스맨들이 많이 등장하겠지만, 일단은 시야를 넓게 가져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둘째, 행동으로 옮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무리 고민을 많이 하고, 철저히 계획을 세워도 실제로 행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충분히, 열심히 준비를 하고서도 막상 행동을 하려면 망설이거나 두려움에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망설이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아무래도 불확실성으로 인한 리스크 때문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 어떤 선택에도 리스크가 없는, 확실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직접 해보기 전에는 내가 잘 할 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가 없습니다. 고민과 계획을 충분히 하셨다면, 작은 일부터라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스포츠 사업 분야의 인턴쉽이나 작은 아르바이트의 기회라도 열심히 찾아서 직접 경험해 보시면서 업계에 발을 담그고, 더 큰 기회들을 모색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셋째, ‘Plan B’를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의 두번째 내용과 연결되는 내용인데,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여지는 분들은, 스포츠 분야의 도전이 잘 안 될 경우를 대비한 보조 계획, 즉 Plan B를 미리 준비해 놓으시면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본인을 더 채찍질하기 위해 아예 다른 대안들은 다 배제하고 오직 하나에만 ‘올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접근 방식이 불안한 대부분의 분들에게는 Plan B를 생각해 두시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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