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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마이 라이프_신화섭(82, 사학)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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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9-04 00:39 조회35,3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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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소와 나비 공동대표이사 신화섭 (82·사학) 동문
 
마음의풍요를되찾는공사를벌이자

공사 완료 보고서

칼이 내 가슴을 갈랐다.
그러니까
다음의 것들이 가석방처럼 뛰쳐나왔다.
1군 짜증 인색 뻔뻔함 편협 불안…
2군 연민 자비 긍정…

망치가 내 머리를 부쉈다.
비극처럼 몇 개의 것들이 땅에 떨어졌다.
가군 편견 오류 논리…
나군 본질 지혜 객관화 긍정…

굳이 자로 재지 않더라도
1군과 가군의 것들은 20년 전보다
180% 커져있었다. 반대로
2군과 나군의 그것들은 형편없이 작아져 있었다.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정밀검사의 결과는 오래전에 통보되었었다.
가슴과 머리의 상태는 굳이 페이퍼를 보지 않더라도
심각함의 신호는 주위 사람들-이웃, 동료, 아내, 자식
등-의 귀를 거쳐
나의 50년 치의 표정을 구성했다.

병명은 우주어로 되어 있어 잘 알 수 없었지만
전문가의 해석에 의하면
-갱년기의 편견과 어리석음에 의한
뻔뻔스러움과 짜증의 만성 중독…

우리의 공사는 늘 뒷전이었다.
접대, 입찰, 회식, 회의, 매출, 마케팅…
다른 공사는 늘 밀려 있었고 우리는 늘 바빴고
늘 변명스러웠으며 주위는 그 변명에 너그러웠다.

직무유기로 형사고발을 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받은 것은
술과 잠과 근심들이
함께 뒤척이던 새벽이었다.

칼이 내 가슴을 갈랐다.
망치가 내 머리를 부쉈다.

나는 공장에서 여러 가지 공구들을 끌어 모았다.
바이스, 그라인더, 카타기, 줄, 아르곤, 프라즈마,
드라이버, 니퍼, 펜치, 스패너, 드릴…
-나는 옥외광고물 제작업을 하므로 공구가 많다.

이제 공사 시방서도 없이
다음의 것들과 몇 개의 것들을 가공해야 한다.
1군과 가군의 것들은 여러 차례의
자름을 통하여 그 크기를 줄일 것.
없애거나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하게 할 것.

전기 용접과 강력 접착제를 사용하여
2군과 나군의 것들을 확대 할 것.
다시 (가슴·머리에) 장착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져도 무방함.

1군과 가군의 것들은 산소로 불어
서로 분리·이격 시키며
2군과 나군의 것들은 와이어로 묶어
견고함을 확보할 것.

그러나
그리고
가능하면
나군 보다는 2군의 것들이
더 큰 힘을 갖게 할 것.

쉽지 않은 난공사이고
다음의 것들과 몇 개의 것들이
혁명같이 저항하겠지만

언제일까
기약 없는
공사완료 보고서엔
이렇게 적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신화섭 (주)황소와 나비 공동대표이사
· 홍보시설물 설계, 제작 시공
· 지하철 광고 대행
· 문화지침서 월간 <다진> 발행
·‘김동찬의 숙취해소 쿠르칸’공식 판매원
· 정통중국레스토랑‘천미향’운영(송파구 오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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