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양론의 입장 - '굳이 그렇게까지?' vs '그렇게 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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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6-03 19:59 조회16,204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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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양론의 입장 '굳이 그렇게까지?' vs '그렇게 해서라도!'
모교 학생 신문 ‘서강학보’는 학부생 356명을 대상으로 이 문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5월 28일자) 그 결과 대형할인매장 입점에 반대하는 의견이 64.1%, 찬성하는 의견이 35.9% 로 나타났다. 한편 민자유치방식의 건물 신축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의견이 71.9%로 나타났다. 민자유치방식에 찬성한 학생들 가운데에도 절반인 50.2%의 학생들만 대형할인매장 입점에 찬성했다. <아래 표 참고>
반대 이유는 안정적인 수업 분위기를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상업 시설, 그것도 대형할인매장이 대학에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 등이 주를 이루었다.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이 교육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하교 길에 대형할인매장에 들려 저녁 반찬거리를 사오라는 어머님의 전화를 자주 받게 될지도 모른다”, “나 같은 자취생은 대형할인매장 식품부의 시식 코너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으니 좋을 것”이라는 풍자적인 반응도 있었다.
찬성 이유는 재정 부담 없이 교육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 대형할인매장이라고 해서 반드시 면학 분위기를 저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학교 측은 쇼핑객들이 학교 후문을 통과하지 않고 곧바로 주차장으로 진입하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학교 발전을 위해서는 과감한 시도도 필요하다는 것 등이 주를 이루었다.
한편 일부 교수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모교 교수협의회는 평의원회 겸 확대 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하는 한편, 전체 교수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다. 교수들의 경우 ‘학교 부지를 30년 동안이나 상업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문제를 두고,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문제를 특히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는 위에 언급한 부산대 교수들의 입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대학 캠퍼스 본연의 의미를 훼손할 위험
이번 사안의 주요 쟁점은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반응에 잘 드러나 있다. 실질 측면으로는 면학 분위기 저해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라 할 수 있다. 의미 측면으로는 대학과 대학공간 본연의 구실과 의미를 보존하자는 측과,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상업성은 허용되어야 한다고 보는 측의 대립이다. 말하자면 ‘굳이 그렇게까지?'라는 입장과 ‘그렇게 해서라도' 라는 입장의 차이인 셈.
민자유치의 본래 취지를 되새겨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민자유치의 본래 취지는 민간 투자유치를 통해 사회기반시설을 효율적으로 확충하는 것이다. 국가나 공적 기관의 예산만으로 공공의 복지를 위한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도입된 것이다. 이를테면 인천
공항고속도로가 그런 취지에 따라 민자유치방식으로 건설된 사회기반시설이다. 학교 안의 대형할인매장이 과연 그런 취지에 부합하는 시설인지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하겠다.
재정 부담없이 시설확충 할 좋은 기회 차제에 학교 측의 기금 모금 역량과 성과를 재점검해봐야 할 필요성도 제기할 수 있다. 기금 모금이 목표대로 순조롭게 이루어졌다면 이번 사안이 애당초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손병두 총장은 취임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건설회사가 국제학사, 기숙사 등을 세운 뒤 20년 동안 사용해 투자금을 회수한 뒤 학교에 기부체납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단순 기부가 아니라 대학 안에서 기업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으니, 어떤 의미에서는 이번 사안이 이미 예고되어 있었던 셈이다.
이번 사안을 전적으로 올바름과 그름의 문제로 치환시키기는 힘들 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효율성의 차원에서만 논의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서강의 전체적인 발전 방향과 목표 및 그에 따르는 구체적인 방법의 적실성을 둘러 싼 복잡하면서도 미묘한 사항들이 중첩되어 있는 문제라 하겠다. 앞으로 이 사안을 놓고 진행될 사태의 추이에 동문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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