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 차수정(99.신방/독문) (사)대구뮤지컬페스티벌 조직위원회 기획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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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3-18 23:42 조회16,15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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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수정(99.신방/독문) (사)대구뮤지컬페스티벌 조직위원회 기획운영팀
아침 9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일 먼저 벽을 장식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들과 만난다. 박해미, 최정원, 전수경, 이건명, 주원성... 각자 온 힘을 다해 극의 한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나의 하루는 뛰는 가슴과 열정으로 시작된다.
뮤지컬이 작년 전체 공연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관객의 3분의 1을 점유하는 등 이른바 뮤지컬 전성시대가 열렸다. 이에 최근 2~3년간 서울을 제외하고 공연산업이 가장 활발한 대구에서 5월, 국내 최초의 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열린다. 대구시는 올해 페스티벌에 9억 6천만 원을 유치했고, 앞으로 동 행사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려는 의지를 밝혔다. 그 축제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대구뮤지컬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창설되었고, 나는 설레는 가슴으로 나의 ‘꿈’을 실현시켜줄 이곳에 몸을 담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도 늘 만족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만족하고 있는가? 그 대답은 “YES"!!!
말 그대로 ‘내가 하고 싶던 일’을 하기까지 다행히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4년 전 졸업을 앞두고 지금처럼 취업이 어려웠던 때, 주변의 동기들과 선배들은 소위 말하는 고액 연봉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려운 취업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했다. 그들의 그러한 노력이 헛되다고 말하고자 함이 아니라, 적어도 나에게는 남들이 인정해주는 직장보다는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 석가모니는 이런 말을 했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 사람이고, 성공한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 사람이다.”
거슬러 올라가 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바이올린 레슨을 꾸준히 받으며 자연스레 바이올린 전공을 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대학 입시가 가까워오자 바이올리니스트로 살아가는 것 보다 내가 음악을 통해 얻은 풍요를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엄밀히 말하자면 ‘현실적인’) 꿈이 생겼다. 따라서 신문방송학에 권위를 가지고 있는 서강에 입학했고, 서강 오케스트라(ACES)에 입단해 학과 공부만큼의 열정을 동아리 활동에 쏟았다. 매년 두 번의 연주회를 준비하며 각기 개성이 다른 수많은 악기와 수십 명의 연주자가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행복과 만족감을 느꼈다.
내 전공을 살린 첫 번째 일터에선 나의 목표와 목적을 실현시키기 어려웠지만, TBC 대구방송 사업팀에 입사하면서 공연, 전시·박람문화에 관한 구체적인 것을 경험하고 배웠다. 이상(꿈)과 현실(실무)의 괴리도 느끼면서 내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고, 그 안에서 막연히 공연기획만을 바
래왔던 내 모습을 다듬을 수 있었다. 지금 이 곳에서 나는 공연 업계에서 최고 명성을 자랑하는 분들을 집행위원으로 모시고 일하며 소중한 것들을 보고 듣고 배우며 발전해가고 있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많다. 알다시피 이 바닥은 수입이 넉넉하지 못하다(^^). 배우 및 스태프들에게 보내주는 박수가 내가 노력한 많은 일들에 대한 보상이며, 관객의 박수는 숫자로 대변할 수 없는 나의 고액연봉이고, 무엇보다도 나의 열정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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