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영미(89.철학) 선배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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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3-18 23:38 조회13,88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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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오후, 다시 열다섯 남짓한 서강 동문들이 누나를 보러 자유로 청아공원에 모였습니다. 작년 2월 22일, 누나를 떠나보낸 지도 벌써 일 년이 지났더군요. 갑작스레 세상을 등지기 한 달 전 광화문에서 만나 “둘째 낳으면 꼭 연락 주겠다”며 버스에 오르던 모습이 아직 선한데….
저를 비롯한 서강인들이 제주도 빈소에서부터 한 줌의 재가 된 누나를 찾은 게 벌써 다섯 번이 됩니다만, 그래도 이번엔 아름다운 재단에서 만든 추모 리플릿을 통해서나마, 아들을 안은 누나의 웃는 모습과 서강 밖에서의 누나 삶에 대한 주위 분들의 말씀을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살림에도 아름다운 재단 앞으로 기부보험을 들어 기금을 만들어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의미로, 재단에서 1주기에 맞춰 만들어준 리플릿이었죠. 그걸 읽다 보니 누나의 가족부터 이화여대 대학원 친구들, 그리고 복지기관에서 만난 분들 모두 누나에 대해 비슷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더군요. 저는 그걸 ‘불꽃같은 열정’과 ‘바다같은 사랑’이었다고 표현했죠. 항상 자신에 대해선 치열하게 다그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주위의 어려운 사람, 고민하는 사람에게 다가가서는 함께 웃고 함께 울며 끝없는 사랑을 베풀던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의 그러한 일관되고 아름다운 삶에 모두가 고마워하고 있었고 또한, 그 짧은 마감에 안타까워하고 있었습니다.
누나를 보내 슬픈 마음은 여전하지만, 누나의 열정이 이 세상에 남겨진 우리 마음속에 ‘우리의 자랑’을 넘어서 ‘영원한 사랑’으로 남아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위로해보곤 합니다. 아직도 누나를 기리는 게 무엇인가, 누나가 남긴 우리의 몫이 무엇인가 허둥대며 생각해보지만, 누나가 꿈꾸던 ‘진실이 통하는 공동체’와 ‘사람사랑’을 위해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겠노라 마음을 다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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