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행복으로 가는 중(국문95, 황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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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세원 작성일07-02-07 02:07 조회24,37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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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회 생활을 한지도 만 7년이 됐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청원고등학교이다. 이제 경력 8년차의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서 약간의 자신감도 생긴 것 같고, 나의 생활 패턴에도 어느 정도의 안정이 생긴 것 같다. 하지만, 대학생 때까지 막연히 생각해 오던 교직 생활의 모습과 지금 나의 실생활 사이에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음을 종종 느끼곤 한다. 학생 때는 막연하게 '선생님'을 생각하면 편안하고 안정되어 있다는 느낌만 가졌었다. 하지만, 현재 두 아이의 엄마로서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이제는 '선생님' 이라는 글자만 봐도 '치열하다'라는 단어부터 떠오른다.
인문계 고등학교의 교사는 일단 수업을 잘 해야 한다. 잘 가르치지 못하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외면 당하고 결국 학교 내에서 공공의 적이 되고 만다. 아이들은 그 선생님 시간에는 열심히 딴 짓을 하다가 시험이 다가오면 잘 가르친다는 선생님이 들어가는 다른 반 친구의 책을 빌려 필기한다. 학부모는 학교에 전화를 걸거나 인터넷에 투서를 해서 선생님을 바꿔달라고 교장에게 요구한다. 또한, 1학기 초에는 담임을 맡은 모든 선생님들이 그 선생님이 자기 반에 들어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물론, 학교 내에서 자신의 평판이나 지위 등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관계 없지만, 그런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요즘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선생님들의 무성의하고 안일한 태도를 비꼬는 기사를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학교-특히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좋은 수업을 위해 열심히 연구하며 자신의 인기 관리까지 하는 교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우리 학교에서는 교사의 이름을 걸고 신청자를 받아 하는 보충수업 체제가 정착된 이후 그런 분위기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나 역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욕 먹지 않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서 잘 가르치는 수 밖에 없다.
담임 교사가 되면 할 일이 몇 배로 늘어난다. 학급 관리에 필요한 각종 잡다한 일들에 등록금 및 보충수업비 납부를 위해 학생들을 끈질기게 볶아야 하고, 겨우 의자에 좀 앉아보나 싶으면 면담할 학생이나 학부모가 늘 찾아온다. 반 아이들이 보충수업을 많이 하게 하는 것도 담임의 능력에 해당한다. 또한 용의 복장 때문에 늘 아이들과 실갱이 해야 하고 그놈의 지각, 조퇴, 결석은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늘어난다. 시험 때마다 반의 성적에 신경이 쓰이고, 가끔씩 대책 없이 교양 없는 학생이나 학부모들과도 맞서야 한다. 가끔씩 무단 결석,집단 따돌림, 가출 등의 사건 때문에 괴롭기도 하다.
또한 학교에서 내가 소속된 부서의 일도 만만치 않다. 나 또한 올해는 교무부에서 학적계 일을 맡게 되었다. 아직까지 그 업무를 해 본 적은 없지만 인수인계를 받다보니 행정실과 교무실 사이를 하루에도 몇번씩 뛰어다녀야 하는 복잡한 일이다.
수업하랴 잡다한 일하랴 아이들과 씨름하랴 힘든 하루를 마무리 하고 퇴근하는 시간은 보통 5-6시 정도. 하루종일 너무 힘들고 바빴지만, 그래도 퇴근을 그 시간에 할 수 있다는 건 아이 엄마에게 있어서 너무 좋은 일이다. 하루 중 가장 여유있는 자세로 음악을 감상하며 운전을 하고 집에 도착하면 이제 돌이 갓 지난 한준, 현채(아들 딸 쌍둥이)가 "아~에~ 와~아~뵤뵤 쀼- "라고 하면서 두 손을 마구 흔들며 반갑게 날 맞아준다. 이제 말을 하려는지 외계어같은 말로 수다를 떨어댄다. 아가들을 보면 갑자기 힘들었던 하루가 보람찼던 하루로 싹 바뀐다. '그래, 엄마가 너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왔어'라는. 정말 그런 느낌이 너무 신기하다. 아가들이 잠드는 10시까지 밥 먹고 치우고, 아가들과 놀아주면서 밥 먹이고 기저귀 갈고 ..내일 출근할 때 입을 옷을 점검해 놓고(학생들은 옷을 잘 입는 선생님을 매우 선호한다.) 가끔씩은 바빠서 하지 못한 내일 수업 준비 하다가 꾸벅꾸벅 졸면서 나의 하루가 끝나간다. 그렇게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이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또 한 주의 끝이 보인다. 이렇게 살다보니 늘 감기몸살에 시달리는 건 물론이고, 몸에 살이 찔 틈이 없다. 주말마다 와서 쌍둥이를 봐주시는 엄마 아빠는 나를 볼 때마다 너무 말랐다고 한탄을 하신다.
아직 결혼을 안 한 여동생(97학번 국문) 재원이도 엄마와 내 뒤를 이어 배문고등학교 국
인문계 고등학교의 교사는 일단 수업을 잘 해야 한다. 잘 가르치지 못하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외면 당하고 결국 학교 내에서 공공의 적이 되고 만다. 아이들은 그 선생님 시간에는 열심히 딴 짓을 하다가 시험이 다가오면 잘 가르친다는 선생님이 들어가는 다른 반 친구의 책을 빌려 필기한다. 학부모는 학교에 전화를 걸거나 인터넷에 투서를 해서 선생님을 바꿔달라고 교장에게 요구한다. 또한, 1학기 초에는 담임을 맡은 모든 선생님들이 그 선생님이 자기 반에 들어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물론, 학교 내에서 자신의 평판이나 지위 등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관계 없지만, 그런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요즘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선생님들의 무성의하고 안일한 태도를 비꼬는 기사를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학교-특히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좋은 수업을 위해 열심히 연구하며 자신의 인기 관리까지 하는 교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우리 학교에서는 교사의 이름을 걸고 신청자를 받아 하는 보충수업 체제가 정착된 이후 그런 분위기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나 역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욕 먹지 않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서 잘 가르치는 수 밖에 없다.
담임 교사가 되면 할 일이 몇 배로 늘어난다. 학급 관리에 필요한 각종 잡다한 일들에 등록금 및 보충수업비 납부를 위해 학생들을 끈질기게 볶아야 하고, 겨우 의자에 좀 앉아보나 싶으면 면담할 학생이나 학부모가 늘 찾아온다. 반 아이들이 보충수업을 많이 하게 하는 것도 담임의 능력에 해당한다. 또한 용의 복장 때문에 늘 아이들과 실갱이 해야 하고 그놈의 지각, 조퇴, 결석은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늘어난다. 시험 때마다 반의 성적에 신경이 쓰이고, 가끔씩 대책 없이 교양 없는 학생이나 학부모들과도 맞서야 한다. 가끔씩 무단 결석,집단 따돌림, 가출 등의 사건 때문에 괴롭기도 하다.
또한 학교에서 내가 소속된 부서의 일도 만만치 않다. 나 또한 올해는 교무부에서 학적계 일을 맡게 되었다. 아직까지 그 업무를 해 본 적은 없지만 인수인계를 받다보니 행정실과 교무실 사이를 하루에도 몇번씩 뛰어다녀야 하는 복잡한 일이다.
수업하랴 잡다한 일하랴 아이들과 씨름하랴 힘든 하루를 마무리 하고 퇴근하는 시간은 보통 5-6시 정도. 하루종일 너무 힘들고 바빴지만, 그래도 퇴근을 그 시간에 할 수 있다는 건 아이 엄마에게 있어서 너무 좋은 일이다. 하루 중 가장 여유있는 자세로 음악을 감상하며 운전을 하고 집에 도착하면 이제 돌이 갓 지난 한준, 현채(아들 딸 쌍둥이)가 "아~에~ 와~아~뵤뵤 쀼- "라고 하면서 두 손을 마구 흔들며 반갑게 날 맞아준다. 이제 말을 하려는지 외계어같은 말로 수다를 떨어댄다. 아가들을 보면 갑자기 힘들었던 하루가 보람찼던 하루로 싹 바뀐다. '그래, 엄마가 너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왔어'라는. 정말 그런 느낌이 너무 신기하다. 아가들이 잠드는 10시까지 밥 먹고 치우고, 아가들과 놀아주면서 밥 먹이고 기저귀 갈고 ..내일 출근할 때 입을 옷을 점검해 놓고(학생들은 옷을 잘 입는 선생님을 매우 선호한다.) 가끔씩은 바빠서 하지 못한 내일 수업 준비 하다가 꾸벅꾸벅 졸면서 나의 하루가 끝나간다. 그렇게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이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또 한 주의 끝이 보인다. 이렇게 살다보니 늘 감기몸살에 시달리는 건 물론이고, 몸에 살이 찔 틈이 없다. 주말마다 와서 쌍둥이를 봐주시는 엄마 아빠는 나를 볼 때마다 너무 말랐다고 한탄을 하신다.
아직 결혼을 안 한 여동생(97학번 국문) 재원이도 엄마와 내 뒤를 이어 배문고등학교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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