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도 사회학과 동문회도 ‘새로운 시작’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신임대표 김형조(87 사회) 동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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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12-27 09:15 조회27,37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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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도 사회학과 동문회도 ‘새로운 시작’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신임대표 김형조(87 사회) 동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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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과 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조(87 사회) 동문이 지난해 11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신임대표로 선임되었다.
김 동문은 코로나19로 '역대급 위기'를 맞고 있는 회사를 혁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사회학과 동문회장으로 올해 '사회학과 창립 4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김 동문에게 신임 대표로서의 포부와 사회학과 동문회의 새해 계획을 들어 보았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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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신임 대표가 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라는 말을 들을 때 잘 이해할 수 없었는데 제가 요즘 딱 그런 상태입니다. 한편으론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우리 회사와 임직원들을 믿고 소통하며 풀어나가면 잘 되겠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당분간은 제 머리 속 혼란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해 나가다 보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회사 소개와 포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저희 회사는 우리나라에 콘도미니엄이라는 휴양시설과 문화를 처음으로 도입한 회사입니다. 시장이 계속 성장하던 시기에 입사했던 저는 어려움이나 위기라는 것을 전혀 모른 채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IMF와 세계금융위기라는 커다란 위기를 맞으며 심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위기는 위기도 아니었습니다.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충격은 회사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습니다. 요즘 유행어로 표현하자면 ‘역대급 위기’를 임직원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버텨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준비해오던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덩치 큰 콘도와 리조트 건물만 지어 놓고 고객이 저절로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사업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바를 먼저 알아내서 그것을 제대로 준비하고, 오프라인에서만 고객을 찾으려 했던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고객을 만나고 소통하기 위해 디지털 세상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잘 모르는 회사 내부에서만 주먹구구로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외면 받던 방식에서 탈피해서 세상으로 한 걸음 나아가 외부의 파트너들을 직접 찾아가서 함께 작업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결실을 맺게 되면 저희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저를 비롯한 회사 전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의 임무는 이 과정에서 우리 임직원들이 자신의 일을 과감하고 자신 있게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입니다.
신입사원부터 대표이사까지, 회사 생활은 어떻게 해오셨는지요?
제가 입사하던 90년대 중반은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업종이 호황을 누릴 때 입니다. 심지어 휴양콘도미니엄은 당시 많은 사람들이 여름 휴가를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예약하려고 하던 경쟁력 1위의 휴양시설이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IMF때 잠깐 주춤했었지만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구성원들의 생활도 치열하지 못했습니다. 겸손하게 보이려는 억지 자기반성이 아니라 실제로 그랬습니다. 저도 예외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2008년 팀장이 되고 나서부터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회사의 전성기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업계의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훨씬 훌륭한 시설과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회사의 위기와 더불어 개인의 위기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당시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업무를 맡았던 기획팀장이었던 저는 위기를 절감했고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런 과정이 저 개인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경험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화위복이었던 셈이죠. 열심히 현안을 처리하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자연스럽게 리더로서의 안목과 능력이 향상되었던 것입니다. 굉장히 운이 좋았던 셈입니다.
물론 아직도 예전에 업계를 선도했던 지위를 되찾지는 못했지만, 안일했던 조직 분위기와 느슨했던 일하는 방식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도 그때의 문제의식과 헌신하는 자세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저를 보면 직장인, 리더로서의 저를 만든 위기이자 기회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학과 동문회는 장학금 모금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새해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사실 저희 사회학과는 1981년 첫 번째 신입생을 받았던 비교적 신생학과였습니다. 지금은 저희 학과보다 최근에 출발한 학과가 좀 있지만 8,90년대엔 그랬었죠. 졸업생 숫자도 적었을 뿐만 아니라 졸업생들이 사회 진출 후 자리를 잡기에도 어려웠던 시기였기에 당연히 동문회에 대한 의식이라는 게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 초 ‘사회학과 창립 20주년 행사’를 해보자는 몇몇 선배들에 이끌려 행사 실무를 맡아 일하게 되면서 그 이후 사회학과 동문회의 역사를 본의 아니게 바로 옆에서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20주년 행사가 중요한 이유는 그 행사에서 몇몇 선배의 제안으로 ‘사회학과 동문 장학금’을 최초로 모금하고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아마 실제로 최초 기금모금은 5년 후인 25주년 행사 때였던 걸로 기억나지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 당시 계열별 신입생 모집 방식으로 변경된 후 사회학과 신입생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게 된 상황이었고, 이런 식으로 가다간 신입생이 없어서 학과가 없어지겠다 라는 걱정이 동문들을 움직였던 것입니다.
많은 동문들이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을 지속적으로 납부하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매월 1만원” 기부 방식의 사회학과 동문장학금이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미뤄졌지만 내년엔 ‘사회학과 창립 40주년’ 행사를 다시 준비하려고 합니다. 조금 식어버린 동문 장학금 모금활동을 다시 부활시키는 계기로 삼아 보려고 합니다. 많은 동문 여러분의 참여를 이 자리를 빌어 부탁 드리겠습니다.
‘서강 사랑’이 대단하신데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의 동문회 활동이 그리 적극적인 것은 아니지만(ㅎㅎ) 애정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애정이란 건 당연히 대상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저의 경우는 우리 과 선후배 동료들이 ‘애정의 대상이자 근원’ 입니다. 우리 과는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유대관계가 남달랐습니다. 제가 재학생 시절에도 선배들이 학교를 많이 찾아주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충고나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후배들의 생각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함께 풀어보려고 했던 선배들과 동료들이 있었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그때 맺은 인연으로 지금도 때 되면 만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렇게 선후배 동료들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했고 그것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동문회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희 과가 인원이 많고 선배들도 많고 전통도 깊은 학과였다면 선후배 간의 관계가 제가 경험한 우리 과의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을 것 입니다. 당연하게도 저의 서강에 대한 애정이나 지금의 활동도 없었을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대학시절은 어떠셨나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입시 공부를 했고 나온 성적대로 학교 지원하고 운 좋게 합격해서 그냥 대학생이 된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입학한 해가 1987년이었기 때문에 그 해 6월 항쟁의 한 복판에 저도 서있었습니다. 처음엔 수업 안 하고 시험 없어서 좋았습니다.(ㅎㅎ) 그런데 워낙 격동의 시대를 캠퍼스에서 보낸 터라 커다란 흐름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할 만한 경험과 능력은 없었습니다. 정리하면, ‘개인으로서 김형조는 너무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소용돌이를 돌아 나오면서 조금 성숙해지기는 했다.’ 이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간다면 좀 더 많은 독서를 해보고 싶습니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느낀 것이지만 결국 학생 때 쌓아 놓은 지식과 독서 실적을 하나씩 하나씩 곶감 빼 먹듯이 빼 먹으며 살아가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독서를 할 수는 있지만 깊이와 범위에서 학생 시절에 쌓아 놓은 것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갖은 분들도 있겠지만 저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권유와 점수에 맞춰 학과를 선택하기는 했지만 사회학이란 학문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이걸 학생 때는 잘 몰랐습니다. 그저 학점을 따는 대상일 뿐이었죠. 그래서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가면 독서와 전공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20대의 저를 만난다면, 똑같이 독서와 공부를 하라! 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새해 덕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지루하고 고단하고 위협적이었던 코로나와의 싸움은 의료현장에서는 지금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코로나와 함께 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혀 상상하지 않았던 다른 생활이 시작될 것입니다. 저희 회사도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는 한 해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남아 고객들에게 사랑 받고 전 임직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유일한 계획입니다.
서강의 동문들께서도 더욱 건강하고 훨씬 행복한 새해가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지루한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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