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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진아 작성일05-10-18 15:16 조회16,8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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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레/터
추억과 신화, 그리고 역사


중국의 역사학자 구제강(顧剛)은 후대로 갈수록 전설상의 인물이 더욱 상세하고 커지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요(堯) 임금이나 순(舜) 임금은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더 위대한 인물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이는 1920년대 중국에서 일대 논쟁으로 불거졌으며, 이제까지 당연하게 여겨져 온 고대를 의심하는 학파가 생겨나게 됩니다. 결국 중국의 고대사란, 고대에대한 관념이 후대에 켜켜이 쌓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학설을 구제강은 내놓기에 이릅니다.

이번 호 <서강옛집>화보에서는 추억을 다루었습니다. 동문들이 학창시절 무시로 드나들던 주점이며 식당이며, 찻집, 극장, 서점 따위를 일러스트레이션의 가벼운 필치로 더듬어 보고, ‘그때'를  회상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추억의 일부는 신문지면에 가두어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추억의 켜들이 동문들의 가슴 속에, 낡은 서랍 안에 묻혀있을 테지요.

우리는 흔히 60-70년대 초창기의 서강을 동경하곤 합니다. 탁월한 교수진, 이상적인 학사운영, 작지만 꽉 짜여진 교육환경, 아담하고 평화로운 학문 공동체의 모습이 그 시절 노고언덕에 펼쳐졌다고 말입니다. 가히 서강의 요순시대로 부를 만 합니다. 서강이 뒤쳐지는 것 아닌가,걱정하는 마음 속에 그런 복고사관은 점점 더 무르익습니다.

구제강이 ‘만들어진 고대' 를 비판하고나선 것은 근대적 역사 연구를 위해 털어 내야 할 태도를 지적한 것이기도 합니다. 과학적이지 못했던 학문 전통을 깨쳐나간다는 당시의 시대정신과도 맞물려 있었습니다. 당대의 ‘신청년' 이던 그가 나름의 분야에서 맡은 소임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순시대는 마음의 고향으로서 든든한 배경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추억하는 서강의 고대사는 그래서 푸근합니다. 이번호 <서강옛집>에 소개한 전해종 선생님의 장학기금 쾌척 소식은 그래서 더 반갑습니다. 전해종 선생님은 장학금이 인문학 연구에 소용되기를 바라셨고, 서강이 이 뜻을 잘 헤아려 줄 거라고 믿고 계셨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닌 90년대 초중반에 서강은 곧잘 ‘청년 서강' 으로 불렸습니다. 이제 그렇게 부르는 예는 드물고, 서강은 장년기로 접어들었습니다. 50주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곤 합니다. 더불어 우리는 서강의 ‘고대' 를 살뜰히 살펴야 하지 않을런지요. 거기서청년의 나를 불러내고, 추억과 신화를 다잡아 번듯한 역사 위에 써 내려갈 때가 아닐런지요.

장영권(91.사학) 광운대 중국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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