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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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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3-08-08 15:08 조회51,2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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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 전공과 다른 회계 업무 장표정리 위해 하루 종일 숫자와 씨름  

 

준비해온 대학원 시험에 낙방, 무엇이든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입사원서를 넣었고 운좋게 외국계 은행에 입사했다. 회사에 입사한지 어느덧 6개월. 당시에는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겠다는 의욕이 넘쳤고, 나름대로 사회생활의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며 행복해 했다. 하지만, 그 꿈에서 깨어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가 처음 맡은 일은 각 부서에 장표를 배부하며 관리하는 일이었다. 수많은 장표들에 파묻혀 정리, 또 정리... 하루종일 정리만 하다보면 내가 뭐하고 있는건 지 한심할 따름이었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장표에 관해서 만큼은 최고가 되는 일이었다. 봐도 알 리가 없지만 그래도 봤다. 최소한 나도 은행원이기 때문에... 그러던 어느날. 차장님이 급하게 찾고 계신 거래가 담겨있는 장표를 나는 갖다드렸고 그때의 차장님의 환한 미소를 난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때부터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 것 같다. 

 

은행에서 내가 맡고 있는 업무는 회계일이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내가 회계일이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듯 친구들은 의아해했지만 방송국에 신방과 학생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듯 은행에도 다양한 전공자들이 있다. 물론 처음에 받아들이는 이해능력과 업무속도는 관련학과 전공자에 비해 뒤쳐질지 몰라도 무슨 일이든 모르는 사람이 더 열심히 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달려들었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어려웠고 하루종일 숫자와 씨름을 하고 있는 나는 지금도 헤매고 있다. 하루에도 수 십 번 계산을 틀리며 죄송하다는 말을 앞으로 몇 번이나 더 해야할 지 모른다. 그러나 일보다 더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인간관계였다. 나는 상대방을 생각하고 한 일이 상대에게 부담이 될 수 있고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이 맞지 않을 때면 업무라는 테두리에 묶여 대화로 풀어나갈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학교를 다닐 때는 항상 같이 있고 내 편이 되어주는 동기들, 고민이 있을 때는 그들이 훌륭한 고민 상담사가 되어주는 선배들이 있었지만 회사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나의 생각들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참 힘들었다. 취업한 선배들이 학생일 때가 가장 편했다는 말을 할 때 나는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 했었다. 

 

이제 우리 팀에도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6개월 전의 내 모습이 떠올라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업무를 새로 익히느라 정신이 없어 보이고 어딘지 모르게 주눅이 든 모습이다. 오늘은 먼저 후배에게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말해볼 생각이다. 선배로서 조언을 해준다기보다는, 함께 사회생활을 배워가자는 마음으로 말이다.

 

정은지(98.신방, United Financial of Japan)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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