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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에서 만난 사람- 김경환(76 경제) 대외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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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7-03 09:31 조회21,2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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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꿈을 꾸는 서강공동체를 위하여

 

먼저 대외부총장직을 맡은 소감이 궁금합니다.

 

사실 직을 맡기까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가장 부담스럽기도 하고, 무겁게 느껴지는 직책이었습니다. 모든 기관이나 부서에는 비교적 명확한 임무, 조직, 예산이 있지요. 책임이 큰 조직일수록 더욱 그렇기도 하거니와 기관의 업무 프로세스나 노하우도 분명하지요. 그런데 대외부총장이라는 직위는 그런 면에서 업무범위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자리가 아니거든요. 더구나 대내외 사정이 어려운 시기에 모교의 중책을 맡게 되니 책임감이 참 크게 느껴집니다.

 

부총장님 가족은 명실상부한 ‘서강 가족’으로도 유명합니다. 부친이신 김용권 영문과 명예교수님과 함께 ‘부자(父子) 교수’로도 잘 알려져 있고요.

 

부친께서 1960년 개교와 함께 전임강사로 부임하셔서 1995년 은퇴하실 때까지 교수로 봉직하셨습니다. 제가 76학번으로 1988년부터 재직해왔습니다. 제 여동생 둘은 각각 국문과를 나와 신문방송학으로 모교에서 석·박사를 했고, 독문과를 나와 사회학 석사를 하고 교육대학원도 다녔지요. 그래서 2대 4명이 서강대에서 보낸 시간이 90년 가까이 될 거에요. 부친께서는 “내 자식에게 자신 있게 오라고 할 수 있는 대학이 진정한 명문대학이다”라고 말씀하시곤 하셨어요. 그런 부친의 권유를 따라 서강에 진학했습니다.

 

‘서강대생 김경환’은 어떤 학생이었습니까?

 

대체로 범생이였죠. 일찍부터 학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학부 때부터 준비를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과외 아르바이트도 꾸준히 했고, 합창반에서도 잠시 활동했어요. 연습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서 중간에 접기는 했지만요. 광화문의 범한서적이나 무교동의 과학기술서적센터, 종로서적 외서부 같은 곳에 다니면서 책 사 모았던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산 책을 물론 다 읽은 건 아니지만요. 아버지가 제게 “문학 책은 시간이 흘러도 가치와 의미가 퇴색되지 않지만, 네 전공 분야 책은 개정판 나오면 그 전 책은 낡아버리지 않느냐”라고 농반진반 말씀하시기도 했지요.

 

부총장님은 국토교통부 1차관으로 재직하기도 했습니다. 국토교통부 이후 첫 교수 출신 차관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요. 차관 재직 시절을 돌이켜보신다면 어떠셨는지요?

 

저는 인생이 여러 배역을 수행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 노릇, 학생 노릇, 부모 노릇, 직장에서 상사 노릇, 직원 노릇…. 이렇게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게 삶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학계와 학교에 있으면서 다양한 일을 한 편이고 잠시 공직도 맡았었는데 재임 기간 중에는 공직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교수 출신이어서 이렇다 저렇다’라는 말을 듣긴 싫었어요. 또 국토연구원장을 하다가 차관으로 옮겼기 때문에 공직 사회가 아주 낯설지만은 않았습니다. 서강대 교무처장으로서의 행정경험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요. 차관 재직 시절엔 일이 많았지만 국제 업무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우리 건설기업들의 해외 업무를 지원하거나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출장도 많이 다녔죠. 학교에서 늘 20대 청년들과 생활하는 데 익숙한 덕분인지 차관 재직 시절 젊은 사무관, 주무관들과 쉽게 어울리고 대화도 원활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모교를 걱정하는 동문들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 모교의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동록금이 오래도록 동결되면서 겪게 되는 재정 문제도 있고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지요. 동문들로부터도 학교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을 보려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서강의 학생들은 우수합니다. 성실하고 선하고 능력 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또 서강이 지닌 무형의 자산이자 자부심의 원천인 건실한 학풍과 전통을 계승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동문들도 서강에 대한 자부심의 원천입니다. 그래서 동문들과 학교가 돈독한 관계를 가꿔나가는 게 대단히 중요하고 이것이 대외부총장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동문과 학교가 서로를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공감의 과제’를 풀어나가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동문 여러분도 학교에 대한 요망 사항이나 의문 사항이 있으면 총동문회를 통해서든지 대외교류처를 통해서든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년 2020년은 개교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4월 18일 개교 59주년 기념행사를 하면서 ‘D-365’를 선언했습니다. 학교 홈페이지에 가보시면 왼쪽 상단에 ‘개교 60주년 D-000’, 이렇게 카운트다운이 진행되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개교 6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새로운 전기(轉機)를 마련하는 60주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발전을 향한 서강 가족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개교 60주년의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이사장, 총장, 총동문회장이 개교 60주년 준비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은 것도 이러한 인식에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창하고 요란한 행사보다는 소박하고 내실 있으면서 진정성을 갖춘 행사, 서강다운 행사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동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구상 중입니다. 기억하시고 많이 참석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공감과 관심과 이해를 기조로 하는 60주년이 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동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신다면.

 

‘걱정 말아요 그대’라는 노래가 있지요. 가사가 참 좋아요. 특히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라는 대목이 맘에 와 닿습니다. 우리에게는 모든 서강 가족들을 묶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 깊은 연대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교가 동문들의 든든한 배경이자 마음의 고향이 되어주고, 동문 한 분 한 분이 학교의 자랑이자 재학생 후배들의 희망이 되고, 그런 동문들과 학교 발전을 향한 새로운 꿈을 같이 꾸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대외부총장이기 전에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동문들과의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그런 꿈을 향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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