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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이해식(82 철학) 서울 강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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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9-05 09:39 조회12,9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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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의 지속가능한 도시를 꿈꾼다

 

맡은 일에 충실할 때 새로운 기회 열릴 것

서강은 부모 같은 존재, 내 정체성의 일부

 

정치 무대로서의 서울은 정치적 풍향에 따라 민심이 급변하는 곳이다. 그런 서울에서 드물게 기초자치단체장 3선을 기록하며 강동구청장으로 재임 중인 이해식 동문을 만났다. 지방자치 민선(民選) 시대 이후 서강 동문으로서는 나소열 동문(77 정외, 전 서천군수․현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과 함께 최다선인 이 동문은, 최근 서울시구청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정치권에 처음 입문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지요?

모교 재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고 이후 노동운동에 주력하다가 이부영 전 의원을 보좌하게 되었습니다. 정치를 하겠다는 마음보다는 이부영 의원의 뜻에 공감하고 그 분을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만, 기초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할 기회가 어떤 의미에서는 자연스럽게 찾아왔어요. 돌이켜보면 꿈에도 생각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솔직히 현실 정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었거든요. 하지만 ‘운동’ 차원에서 더 나아가 법과 제도를 통해 개혁을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치란 정말 중요한 일이지요. 특히 시민들의 민생 현장과 늘 함께 하면서 작은 것부터 개선해나가는, 자치단체 차원의 행정과 정치는 무척 보람찬 일입니다.

 

서울에서 자치단체장 3선을 한다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자치단체장이든 국회의원이든 서울에서 3선 하는 게 쉽지는 않죠. 우리 현실 정치가 워낙 역동적이지 않습니까. 정당 구도가 하루아침에 급변하기도 하고, 이른바 바람이라 일컫기도 하는 새로운 분위기와 여론이 빠르게 형성되기도 하고요. 또 서울은 역량이 뛰어난 정치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선거 때마다 공천 경쟁이 치열합니다. 영호남은 정당 구도가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에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공천이 곧 당선인 경우가 많지만, 서울은 정권 교체의 영향도 큰 편이죠.

 

그런 여건 속에서 3선을 한 비결이 있을까요?

2006년 선거에서는 당시 한나라당이 구청장과 시의원 모두 서울을 석권했어요. 이후 2010년과 2014년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했고요. 저는 행운을 많이 누렸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을 한 번도 하지 않았거든요. 공천 과정이 대체로 무난한 편이었기 때문에 선거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선거에서는 후보 개인의 역량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정치적 흐름과 구도가 대단히 중요해요. 저는 그런 흐름과 구도의 덕을 많이 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과(大過) 없이 구정을 수행한 것도 하나의 요인일 수도 있겠지요. 단기간에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애쓰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치단체장은 그런 유혹에 흔들리기 쉽지요. 다음 선거부터 신경 쓰면 그렇게 실적주의, 업적주의, 나아가 전시 행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보다는, 처음 정한 원칙과 방향을 지키면서 주민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최우선으로 하나 하나 챙겨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주민들의 눈과 귀, 판단력은 정확합니다. 그런 꾸준한 노력들을 반드시 알아봐주십니다.

 

당내 경선을 하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경쟁력이 탁월했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동구를 이끄는 구정(區政) 철학이나 원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처음 구청장 선거에 임할 때부터, 또 임기를 시작할 때 부터 ‘사람’을 강조했습니다. ‘사람 중심’, ‘사람이 먼저’라는 것이죠. 2010년 이후부터 우리 정치권, 주로 당시 야권에서 ‘사람’이 키워드처럼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2008년 보궐선거 때부터 저는 ‘사람’을 구호이자 원칙으로 강조했습니다. 지금도 강동구의 구정 목표이자 비전은 ‘사람이 아름다운 강동’, ‘사람 중심 행복도시 강동’입니다. 대표적으로 친환경급식은 2008년 보궐선거 때부터 특별히 역점을 두었습니다. 이후 국가적으로 이슈가 된 무상급식과는 다릅니다. 구체적으로는 보통급식과 친환경급식의 차액을 지원하는 것인데, 2009년 관내 5개 시범학교부터 시행하고 2010년부터는 16개 학교로 확대했습니다. 이후로도 꾸준히 노력했습니다만, 결국 행정의 중심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기초자치단체장의 리더십은 생활 밀착형, 현장 중심형,시민 최우선이어야 합니다.

 

최근에는 지속가능성 측면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환경,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균형을 이루며 성장 발전하는 지속가능성이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겁니다. 올해 초에 강동구는 ‘지속가능국’을 신설했어요. 사회적경제과, 청소행정과, 맑은환경과, 도시농업과, 선사유적과로 구성되는 조직입니다. 지속가능한 사람중심 도시를 건설하려면 그에 맞는 전담 행정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지속가능성 측면은 자치단체에서 더 나아가 국가적으로도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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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 출신으로서 정치를 한다는 게 어떻습니까?

어느 분야든 비슷할 것 같은데, 서강 출신은 어느 분야에서든 소수지요. 동문들끼리 어떤 세력을 이룰 수도 없고, 집단적으로 뭔가를 추진하기도 어려운 여건이죠. 정치권에도 학교에 따라서는 집단적인 동문 파워 같은 것을 은근히 혹은 노골적으로 자랑하는 경우가 있기는 있지만, 서강은 다르지요. 재학 시절에도 그랬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서강 출신은 어디에서나소수 정예일 수밖에 없어요. 정치권은 더 하지요. 사실 과거에나 지금에나 서강 출신 선출직 공무원은 극히 드무니까요. 그래서 역설적으로 독립심이랄까, 어떤 난관이든 스스로의 힘으로 돌파하고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자립정신, 소수여도 단단하게 힘이 강해집니다. 인맥의 덕을 보려는 생각보다는 자기 실력으로 극복해나가는 거죠. 그런 자세에서 탄탄한 경쟁력이 생긴다고 봅니다.

 

재학 시절, 최초 직선(直選) 총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하셨습니다. 모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셈인데, 그만큼 모교에 대한 생각이 각별하실 듯합니다.

동문들이 모두 그렇겠습니다만, 서강은 평생 저와 함께 하는, 제가 늘 생각할 수밖에 없는 존재, 저를 이루는 중요한 정체성입니다. 사실 대학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그리 길다고 보기는 힘든 시간이죠. 하지만 지성과 감성이 폭발적으로 확장되고 성장하는 청년기인 만큼 평생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적입니다. 돌이켜보면 FA로 대표되는 엄격한 학사관리 때문에 심적 압박감도 상당했어요. 왜 IHS(‘예수’의 희랍문자를 라틴문자화한 것)가 국제고등학교(International High School)라고도….(웃음) 공부가 아닌 다른 쪽을 추구하는 학생들로서는 적잖이 괴로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게 깐깐하고 탄탄한 학사관리와 교육시스템이 속박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결국 동전의 양면이겠죠. 그렇게 집중도 있는 교육을 받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자신감이 쌓였다고 봐요. 타교 학생들이 일반적인 훈련 과정을 거쳤다면 서강 동문들은 특수훈련을 받은 셈이죠.

 

학창 시절 ‘서강대생 이해식’은 어떤 학생이었습니까?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은 사회적으로 암울한 시대였죠. 정당성 없는 독재정권이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상황에서 대학생으로 공부한다는 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많은 학생들이 이런 고민 속에서 대학 생활을했습니다. 현실에 분노하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좌절감, 수치심 같은 것도 느꼈습니다. 그런 울분을 토로하는 술자리가 참 많았죠. 학교 근처 막집이라는 술집이 기억납니다. 선후배들과 정말 많이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제가 도서관에도 자주 갔습니다.(웃음) 그래서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얌전한 저 친구가?’라며 놀란 친구들도 많았다고 해요. 아! 철학과 같은 학번 동기 박찬욱 감독도 떠오르네요. 학회 활동을 잠시 같이 한 적도 있는데, 정말 독특한 면이 있던 친구죠.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롱코트 입고 다녔고, 당시 굉장히 고가였던 캠코더도 들고 다녔지요. 멋진 여학생들과 다녀서 시기를 많이 받기도 했지만(웃음), 그 때부터 지독할 정도로 영화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대학 시절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자치단체장으로 3선을 했기에 내년 6월 예정된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실 수가 없는데요, 그래서 다음 행보가 궁금합니다.

돌이켜보면 10년 조금 넘는 기간 구청장으로 재임해왔습니다. 이제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봐요. 이른바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니까요. 마무리를 잘 해야죠.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고자 합니다.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이 점에 대해서는 추호도 변함이 없을 겁니다. 물론 자기 계획을 분명하게 세워야 하겠습니다만, 제가 살아보니 뭔가를 계획한다고 해서 그대로 되는 건 아니더군요. 아등바등 억지로 애쓰면 오히려 더 안 될때도 많아요. 마음을 비우고 당면한 일에 몰두하는 게최선입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속에 미래가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에 충실하다보면 다시 새로운 기회가 열립니다. 정치적 풍향에 일희일비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제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봅니다.

 

구청장님에게 모교는 어떤 의미인지요?

모교에 대한 부채감이랄까 그런 것을 느끼곤 합니다. 저를 성장시켜준 모교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게 별로 없으니까요. 저를 비롯한 많은 동문들이 비슷할 것이라 봅니다만, 어떤 의미에서는 부모님에 대한 생각과 비슷한 셈이지요. 마음으로는 부모님의 은혜를 느끼지만, 부모님이 베풀어주신 은혜에 보답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는…. 모교는 부모님 비슷한 존재가 아닐까 싶은데 말이지요. 다만 제가 활동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특히 모교의 명예에 손상이 가는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게 기본이 아닐까 합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우리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모교의 명예를 드높이는 동문들이 많습니다. 여러 가지로 모자라지만 저도 그렇게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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