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행은 살아보듯, 삶은 여행하듯” 오늘도 낯선 발걸음을 딛는 아나운서, 신미정(04 경제)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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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8-20 17:35 조회2,67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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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살아보듯, 삶은 여행하듯”
오늘도 낯선 발걸음을 딛는 아나운서, 신미정(04 경제) 동문
여기, 삶을 여행하듯 살아가는 동문이 있다. 정규직 아나운서를 과감히 그만두고 여행 작가라는 새로운 도전장을 던지며 아직 삶은 ‘자발적 방황 중’ 이라고 말하는 그녀. 여행 에세이 <낯선 곳에서 굿모닝>의 저자이자 매일을 ‘여행은 살아보듯, 삶은 여행하듯’ 이라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신미정(04 경제) 동문을 만나 그의 솔직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여행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신미정 아나운서
Q1. 안녕하세요, 신미정 동문님, 총동문회에 동문 님의 신간 ‘낯선 곳에서 굿모닝’이 소개된 이후로 총동문회와 직접적으로는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동문 님의 인터뷰를 읽어 보실 많은 서강 가족분들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신미정입니다. 작년에 책 출간 이후 서강가젯에서 인사 드린 뒤로 금방 또 인사드리는 것 같네요(웃음). 저는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와 여행 작가를 병행하고 있고, 지난 해 <낯선 곳에서 굿모닝>이라는 여행 에세이를 출간한 이후 두번째 원고를 구상 중에 있습니다. 이제는 제법 작가라는 소개도 낯설지 않게 됐네요. 반갑습니다!
▲ 낯선 곳에서 굿모닝, 신미정 동문 저
책에 대한 정보를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2. 동문님, 여행 관련 책을 출간하신 지 약 1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습니다. 최근 강연, 문화살롱 등 정말 다양한 형태와 분야에 걸쳐 활동하고 계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요 최근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간간이 방송이나, 행사에서 아나운서 일도 하면서 여행 관련 강연이나 스피치 교육, 각종 모임도 진행하고 있어요. 한 독립서점과 인연이 닿아서 이런저런 기획도 하고 있는데요. 주로 제가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드는 일들을 기획해서 진행하는 편이에요.
▲ 여행 뿐 아니라 본업인 아나운서로서도, 클래스, 방송, 강연 등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신미정 동문
Q3. 동문님께서 [일상도 여행처럼]이라는 여행과 영화를 주제로 한 모임을 진행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어떤 모임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상도 여행처럼]은 말그대로 일상 속에서도 여행을 떠올릴 수 있도록 경험을 공유하는 토크 모임입니다. ‘트레바리(trevari)’라는 독서모임 플랫폼 시스템과 유사한 ‘넷플연가’라는 정기 모임 플랫폼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함께 여행 이야기를 나누며 꾸준히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에 기획하게 되었어요. 원래는 글쓰기 모임이었는데, 조금의 수정을 거쳐 현재의 여행&영화 토크 모임이 되었네요.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여행하듯 정성껏, 호기심 충만하게 살아가면 좋지 않을까 싶단 생각에서 출발한 모임인데요. 낯선 사람들과 '여행'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이렇게나 다채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매번 놀라는 중입니다. 매 회차마다 여행과 관련된 주제별 키워드와 관련한 영화를 통해 각자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해요. 느슨한 연대 안에서 여행덕후들끼리 덕력을 다지고 에너지를 나누는 게 기대 이상으로 행복해지더라고요.
▲ ‘여행도 일상처럼’ 토크모임을 기획, 진행한 신미정 동문
Q4. 동문 님의 여행 스타일은 어떠신가요? MBTI 로 제시해 드리자면, I(혼자 여행) vs. E(여럿이 함께 여행) / N(낭만찾아 삼만리) vs. S(현실적인 선에서 컷) / T(아름답고 신기한 명소, 풍경, 건축물 등) vs. F(타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소통) / P(그때그때 융통성있게) vs. J(모든 것은 계획한 대로 착착). 관련된 재미있거나 기억에 남는 일화를 같이 말씀해 주셔도 좋습니다.
사실 제 MBTI는 ENTP고요. 극 P(즉흥형)랍니다(웃음). 예상하시겠지만 즉흥적인 여행에 강한 편이고, 계획적인 여행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어요. 여권과 신용카드만 있으면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의랄까요. 그때그때 꽂히는 여행지에 훌쩍 떠나버리기를 주저하지 않고, 행여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거나 계획이 틀어지더라도 크게 동요하거나 당황하지 않는 편입니다. 지난 가을에 이탈리아 돌로미티를 여행할 때에도, 현지의 작은 렌트카 업체에서 급하게 하나를 렌트하게 됐는데, 일정 2일차에 도로 한 가운데에서 차가 멈춰서버린거예요. 산악지역이라 대중교통으로는 여행이 불가능한데다가 렌트카 업체는 나몰라라 하고.. 해결하는데 굉장히 오래 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대했던 돌로미티의 자연경관은 반의 반도 못봤죠 뭐. 그래도 망한 여행은 그 나름대로 나중에 돌아보면 재밌는 추억이 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해도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긍정적인 마음이 여행을 더욱 여행답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이런 제 여행 스타일이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도 연결된다고 생각하는데, 제 인생의 모토는 ‘그럴 수도 있지’ 입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일상에서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요. 애초에 타인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이고, 굳이 사소한 일로 부딪히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이런 마음가짐이 여행에서도 발휘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Q5. 동문 님은 현재 프리 아나운서와 여행 작가, 이 두 타이틀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이 두 직업을 직접 경험해 보시면서 느끼신 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여행 작가와 아나운서, 두 직업의 비슷한 점은 말을 하기보다는 잘 들어야 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아나운서는 흔히 말을 '잘' '많이' 하는 직업일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타인이 하는 말을 제대로 경청해야만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거든요. 여행 작가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곳에서 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고 느끼는 게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선 현지인들의 일상적인 이야기, 삶의 방식을 그대로 보고 듣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두 가지 직업의 묘미는 모두 타인의 일상이나 가치관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는 점에 있죠.
Q6. 방송사 정규직 아나운서가 되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치셨을 텐데요, 그 힘든 과정을 어떻게 견뎌내셨는지, 그리고 성공한 후에 과감히 또다른 선택을 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조금 웃긴 말이긴 하지만, 저는 약간의 자기애와 소위 말하는 ‘관종력(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 강한 편이라 불확실하고 불안할 때마다 스스로 ‘나 말고 도대체 누가 하겠어?’ 라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준비 했던 것 같아요. 대학 시절부터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일은 조금씩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정규직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기에 ‘올해까지도 정규직이 안되면 과감하게 그만두겠다’ 는 나름의 마지노선이 있었어요. 다행히 마지노선이 되던 해에 OBS라는 방송사의 정규직 아나운서가 되어 일을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죠.
▲ OBS 소속 아나운서 시절의 신미정 동문
그럼에도 삶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지 않더라구요. 내가 지금 정말 즐거운지, 행복한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조금 더 넓은 세계로 가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습니다. 실은 더 '유명한' 방송인이 될거야! 라는 마음이었어요 실은. 그런데 욕심만큼 일이 풀리지 않더라고요.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기록하고, 책도 영화도 전시도 닥치는대로 보러 다녔던 것 같아요. SNS나 TV를 보면 나 빼고 다 잘 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잖아요, 불안하고 불안하고 불안하고. 그럴때마다 도피하듯 여행을 떠났습니다. 원래 좋아하던 여행이니, 질리도록 다녀보지 뭐 라는 마음이었달까요. 여행을 하면서 쓴 글들이 차곡차곡 모여 꽤 많은 분량이 되고, 그러다 좋은 기회로 출판사와 연락이 닿아서 책까지 출판하게 되었네요. 어쩌다 보니 여행 작가. 그 말이 맞아요.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도 맞고요.(웃음).
▲ 여행을 즐기는 신미정 동문의 모습
Q7. 동문님께서는 언제부터 아나운서라는 꿈을 꾸게 되셨는지, 서강에서의 동문님은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아나운서는 정말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고, 특정 과에 대한 목표보다는 진로 자체에 대한 목표가 더 강했습니다. 진학하고 보니 경제학과는 모태 문과생인 저에게는 가혹하리만치 이과적이었습니다. 저는 경제학을 사랑했지만 그는 저를 멀리했달까요(웃음). 정치외교학을 복수전공했는데 학부시절 동안 다산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걸 보면 아마 그는 저와 잘 맞았나봅니다.
대학을 다닐 때 교내 활동에 적극적인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학기 중에는 평범하게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조용히 학교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방학이 되면 공모전이나 각종 대회를 참가하기도 했는데 (아 저의 첫 해외여행도 공모전 덕분이었답니다. 싱가포르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됐거든요) 동아리나 각종 교내 활동을 많이 못 했던게 아쉬워요. 서강에서의 기억이라면, 제가 자주 가던 로욜라 도서관의 특정 자리가 있었어요. 날이 좋을때면 자리로 햇살이 비춰지곤 했는데 그 기억이 나네요. 도서관을 유독 좋아했는데, 음 책을 많이 읽었다기 보다는 자주 빌려갔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재밌었던 기억은 제가 4학년이 됐을 때쯤 학교에 심리학부가 처음 생겼는데, 당시 학부생 중에 조교를 뽑아서 출석체크 조교를 했던 경험이 있어요.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Q8. 동문님의 저서 <낯선 곳에서 굿모닝>의 소개에서 표현하신 ‘자발적 방황’이라는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저에겐 이것이 마치 갭 이어(Gap Year)같이 해석이 되었는데요. 이 ‘자발적 방황’의 시기가 동문님의 삶에서 어떤 의미와 기억으로 남아 있으신지요?
사실 아직도 자발적 방황은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웃음). 그런 생각을 해요. 어찌보면 여행은 가성비(!)가 굉장히 떨어지는 일이잖아요. 시간과 돈을 '굳이' 들여가며 하는, '사서 고생’의 끝판왕이죠. 그럼에도 내가 왜 여행을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투자한 비용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새로운 곳에서 얻는 활력, 타국의 현지인들과 나누는 색다른 대화, 낯선 곳에서 얻는 행복. 이러한 경험들은 '굳이' 해야 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떠나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는 무언가. 그 무언가를 얻기 위해 '사서 고생'이 필요한 거죠. 이 모든 것이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삶을 살아나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자발적 방황’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삶에 대한 갈망과 열망이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체력, 에너지, 열정이 받쳐줘야 방황도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방황을 그만두면, 안정은 찾아오겠지만 권태로운 일상을 반복하게 되겠죠. 만족, 안정, 안주. 언젠가는 하게될 날이 오겠지만, 일단 지금은 갈망, 호기심, 방랑을 이어가 보겠습니다.
Q9. 휴가철을 맞아 서강 가족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어디일까요?
특정 여행지를 콕 집어 추천해주기는 어렵지만 혹, 살아보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포르투갈’이라고 답할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유럽을 언급하잖아요, 포르투갈은 여느 유럽 대도시의 웅장함,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아기자기함이랄까 사랑스러움이 곳곳에 묻어나는 나라예요. 노란색 트램을 타고 리스본 골목을 온종일 구경하다가 해질무렵 테주강변에 앉아 실시간으로 색을 바꾸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딘가에서 바깔라우(대구)를 굽는 냄새도 나고요. 맛있는 저녁과 포트 와인을 착한 가격에 즐길 수 있고 어둑어둑해 지면 파두공연을 보러가는거죠. 환대와 애정이 넘치는 도시 리스본을 너무 사랑합니다. 또 좋았던 여행지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인데, 비슷한 맥락에서 행복이 충만한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모든 여행지가 다 나름의 좋은 포인트들이 있고, 개인마다 인상깊게 느끼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한 곳만 추천하기는 어려운 것 같네요.
▲ 신미정 동문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담은 풍경
여행 장소를 추천하기보다는 ‘꼭 대학 시절 여행을 많이 다녀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제가 가장 후회하는 것 한가지를꼽으라면 대학생 때 여행을 많이 안 간 거예요. 아 몸이 부서져라 알바를 더 할걸, 무리해서라도 여행 좀 다닐걸 하는 생각을 해요. 20대 초반에만, 가장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 그 시기에만 갈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여행이 있거든요. 같은 곳을 여행하더라도 스물셋에 했던 여행과 서른셋에 했던 여행은 너무나도 다릅니다. 지갑이 가벼워도, 조금 미숙해도, 그때만 경험할 수 있었던 여행의 맛이 있거든요. 또 대학생의 가장 큰 장점은 방학이 있다는 점이잖아요? K직장인이 한두달씩 여행하는 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랍니다. 방학때 긴 여행, 어쩌면 다시 안 올 기회인지도 몰라요.
Q10. 동문님만의 여행을 기록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면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여행의 테마를 정해서 떠나기! 그리고 매일 그 날의 키워드를 정해서 글쓰기를 추천드립니다. 여행에서 글을 쓴다고 하면 대부분은 일기처럼 글을 쓰는데, 그보다는 자기 전에 매일 하나의 키워드를 정해 보는거예요. 예를 들어 오늘은 충격적으로 맛있는 커피를 마셨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그 날의 키워드는 커피로 정하고 커피에 대한 글을 써보는 거죠. 그 카페의 분위기, 맛과 향, 그 때 들렸던 음악, 우리가 나눴던 얘기, 내 커피 취향, 나는 왜 쓰디쓴 커피를 좋아하게 됐을까, 인생의 쓴 맛, 기타등등 나의 많은 이야기가 담기게 될지도 몰라요.
또 어딘가를 떠나기 전에는 어떤 테마를 정해보는 것도 재밌어요. 2박3일 부산 여행도 '지친 영혼을 위한 밀가루 여행' 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떠나보는거예요. 어차피 먹을 밀면과 떡볶이였을 뿐이지만 내가 여행의 테마를 명명한 순간 그 식사는 서사를 갖습니다. 이야기가 되고 한결 풍성해지죠. 내 컨텐츠가 되는거예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그 자체로 가치롭잖아요.
Q11. 밸런스 게임
1. 자유 여행하기 vs. 패키지 여행하기
고민할 필요도 없이 자유 여행이죠!
2. 유명 관광지, 핫플레이스 위주로 vs. 조금 빈약해도 현지 감성 물씬 풍기는 곳 위주로
저는 2번이요! 저는 은근히 남들이 가보지 않은 곳을 가장 먼저 가봤다는 것에 대한 '부심'이 있거든요.
3. 나만의 공간이 있는 호텔에서 쉬기 vs. 게스트 하우스에서 현지인, 다양한 여행객들과 어울리기
1번입니다. 저는 저만의 공간과 시간이 꼭 필요해요. 밤에는 특히요!
4. 네온사인으로 둘러싸인 화려한 도시에서의 3일 vs. 별빛이 쏟아지는 황홀한 자연에서의 캠핑 3일
예상치 못한 답변일 수 있지만, 저는 1번입니다. 2개월 남짓 대자연의 남미여행을 다녀온적이 있는데 여행이 계속되다보니 그 황홀함도 처음 봤을 땐 정말 멋있고 웅장한데, 계속해서 보다 보니 그 처음의 ‘우와’ 하는 감정이 사그라드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여행도 마찬가지죠. 일상을 열심히 보내다가 가끔씩 여행을 갈 때 그 행복이 극대화되는 거지, 매일 여행만 다니다보면 분명 질리기 마련입니다. 여행지 선정 기준도 사람마다 다른 것 같은데, 화려한 휴양지만 골라 가는 사람들도 있고, 대자연을 계속 봐도 감흥이 오래 지속되는 사람들도 있는 것처럼 딱 한가지만 선택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적절한 밸런스가 중요한 것 같아요.
5. 한 개의 도시를 오랫동안 탐방하기 vs. 여러 개의 도시를 짧게 짧게 탐방하기
1번입니다. 여행지에서 일상의 루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치앙마이 한달 살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한달 살기의 묘미는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기간에 여행지에 정착해서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저도 당시 요가원에 등록하고, 집 근처 자주가는 식당이 생기고, 안부를 묻는 사람들도 생기면서 나름의 하루 루틴들을 만들어갔던 게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단체 생활,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혼자 한달 살기에 도전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묘한 자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Q12. 앞으로 아나운서 또는 여행작가로서의 계획이 있으십니까?
올해 말까지 두번째 책을 위한 원고를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긴 합니다. 그래도 당장 눈앞에 다가오는 일들을 즐겁게 해내고 싶네요. 8월에 영국 런던으로 여행을 2주 정도 가는데, 그곳에서도 글을 많이 써볼 생각이에요. 리프레시도 하고요.
방송을 여전히 잘,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해요. 오는 기회는 가리지 않고 잡을겁니다. 뭐든 즐겁게 해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준비가 돼있어야하니까. 내실을 다지기 위해 행복하게 애써야죠. 강연도, 모임도, 각종 기획도 전부다요.
Q13. ‘여행은 살아보듯, 삶은 여행하듯’ 이라는 책 속의 키워드로 인터뷰를 정리하며 또렷한 발성으로, 크고 작은 여행을 앞둔 서강 가족들에게 건네는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서강은 제게 ‘고향’과 같은 곳이에요. 제가 현재 타교 대학원을 다니고 있긴 하지만, ‘내 모교는 서강대’ 라는 생각이 항상 있습니다. 서강에서 보냈던 시간들은 꿈을 위해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불태웠던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절이었다고 생각해요.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대학생 후배 분들께는 빛나는 그 시기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뭐든' 도전해보라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네요. 인생에서 후회할 건 '안 해본' 것들밖에 없으니까요.
서강 가족 분들께는 ‘일상을 여행하듯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일상에 지쳐 휴식을 얻고자 여행을 떠나긴 하지만, 여행에도 답이 없긴 마찬가지잖아요. 삶도, 여행도 맞고 틀린 건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여행이 즐거운 건 사소한 것에도 신기함을 느끼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죠. 24시간 그러긴 힘들겠지만, 일상도 여행처럼 살면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매일같이 지나치는 광화문 출근길도 외국인 여행객이 서울에 여행왔다는 기분으로, 즐겁게 살아보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해요!
▲ 신미정 동문은 그녀만의 활동적이고 긍정적인 분위기와 발성으로 주변인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여행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특유의 밝은 분위기를 뿜어내는 신미정 동문은, 본인만의 여행 철학을 솔직하게 답하며 여행이 주는 효과에 대해 긍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치열하게 살아왔고 여행으로 삶의 전환점을 맞이했으며 또 앞으로 펼쳐질 삶의 다양한 방향에 대해 ‘그럴 수 있지’ 하고 기꺼이 인정하며 나아가는 그는, 서강 가족들에게 일상도 여행이라고 생각하기를 제안한다. 여행에 대한 일방적인 찬미가 아닌 여행의 의미를 반복되는 일상에도 담는다면, 더욱 삶이 의미있고 즐거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당장 여행을 떠날 여유가 없다면, 일상을 여행자의 시각으로 보며 새로운 의미를 찾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그러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그가 추천하는 여행지인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포르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태국 치앙마이 등으로 떠나 보자. “여행은 살아보듯, 삶은 여행하듯” 말이다.
이나윤(신방 22)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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