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CEO- 강인구(81.경영) 극동전선.넥상스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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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10-30 01:45 조회13,15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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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선박용 케이블 생산업체 이끄는 강인구(81.경영) 극동전선.넥상스코리아 대표
'용장(勇將)은 지장(智將)을 이기지 못하고, 지장은 덕장(德將)을 이기지 못한다' 옛말이 있다. 이는 지난 3월 극동전선.상스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강인구(81.경영) 동문의 경영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그는 항상 "이상적인 CEO의 모습은 사사건건 간섭하기 보다는 직원들이 스스로 열심히 일하도록 격려하는 굿맨(good man)"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일까. 강 동문의 온화한 미소와 성실함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지녔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극동전선 본사에서 넥상스 그룹의 한국 컨츄리매니저이자 극동전선 대표이사인 강인구 동문을 만났다. 지난 1969년 설립된 극동전선은 특수케이블인 선박용 및 해양구조물 케이블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7.1%를 차지하며 이 분야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2003년에는 세계 제일의 전선 전문기업인 프랑스 넥상스 그룹과 결합하면서 글로벌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최고경영인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먼저 자신의 포부를 들려주었다.
"극동전선은 최고의 선박용 케이블 기술을 지녔고, 넥상스는 29개국 83곳에 현지공장과 65개국에 영업사무소를 둘 정도로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지녔습니다. 최근 극동전선은 넥상스의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 시장진입이 까다로운 미국과 러시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어요."
7개월차 CEO인 강 동문은 짧은 기간 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먼저 넥상스의 아시아 R&D센터를 한국에 유치해 한국의 기술 발전에 일조했다. 뿐만 아니라 극동전선은 지난 여름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 제품 공급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품질과 안전성 검사에 엄격한 미 해군 인증서를 취득함으로써 극동전선은 미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전선은 2차 산업의 대표적인 업종으로 국가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생산중심의 산업입니다. 이제 우리 경제력이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했고, 기간산업도 확충돼 국내에서 전선은 성숙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이제 국내에서는 성장보다 내실을 강화해야겠죠. 시장 확대를 위해선 기간산업 확충을 필요로 하는 다른 국가들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강 동문은 두산그룹 OB 맥주(회계담당)와 네슬레코리아(회계과장), 하인즈코리아(재정담당 이사)를 거쳐 지난 2003년 극동전선에 입사한 재무 전문가다. 그는 극동전선과 넥상스코리아의 CFO(최고재무관리자)에서 대표이사에 올랐다. 줄곧 회사의 살림을 담당해온 그가 CEO로 변신하며 어떤 차이점을 느꼈을까.
“CFO는 세무 관계 등 회사의 경영 상태를 점검하면서 대표가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어머니’역할을 한다면, CEO는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회사의 전략을 수립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아버지’역할을 합니다. 저는 직급이 변할 때마다 마음가짐도 늘 달라졌어요. 과장 시절에는 실무분야에서 최고가 되려고 노력했고, 부장이 됐을 때는 논리적인 사고로 최소 3개 이상의 대안을 준비하자고 다짐했어요. 반면 사장이 되면서는 일단 좋은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어요. 직원들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지금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강 동문은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호연지기를키운 소중한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호기심이 유난히 많았던 그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듯 다양한 일들에 도전했다. 6개월간은 매일 술을 먹다가 다음 6개월간은 완전히 술을 끊었고, 숱하게 미팅에 참가한 ‘연애박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치열하게 놀면서도 그는 학업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남보다 대학생활을 늦게 시작해서 더 열심히 살았는지 모릅니다. 고3때 부친의 뜻에 따라 서울대 법대에 지원했다가 실패한 후 군대에 다녀와서 서강대 경영학과에 진학했거든요. 재무전문가인 저도 처음에는 대차대조표를 만들때 무엇을 대변에 놓아야 할지조차 모르는 문외한이었어요. 하지만 확실하게 전공을 마스터하겠다고 결심했더니 결국 회계 과목에서 모두 A를 받았어요. 대학 시절 6개월 간 매일 친구들과 술을 마셨는데, 친구들이 술에 취해 잠이 들면 저는 그때도 책을 펴들고 공부했죠. (웃음)”
강 동문은 수많은 국내 CEO들이 갖고 있는, 그 흔한 MBA 학위조차 없다.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학위보다 실무에서 쌓은 경험이 큰 밑거름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두산그룹 사원시절 세무조정 업무를 담당하며 매일 자정까지 세법 등을 공부했다”며 “한 분야에 몰두하다보니 저절로 도가 트이는 모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최근 경영 뿐 아니라 글쓰기에도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즐겨 읽던 문학청년답게 그는 요즘 ‘전기신문’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한다. 딱딱한 전문지식 대신 삶에서 얻은 깨달음을 전하는 그의 글은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항상 묵묵히 사람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강인구 동문은 일단 판단이 서면 저돌적인 추진력을 보이는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정직과 성실함을 무기로 지금의 위치에 이른 강 동문에게 앞으로의 꿈을 묻자, 망설임 없이 답변이 흘러나왔다.
“극동전선을 전선분야의 최고기업으로 만드는 게 사업상의 계획이라면, 개인적으로는 봉사활동에 매진하고 싶어요. 봉사야말로 저의 마지막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남희(98·영문) 여성동아 기자·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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