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연극혼 30년 외길 -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 김철리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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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10-01 17:17 조회18,78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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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리(73.신방)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
아무리 한 우물을 파야 성공을 한다지만 그야말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연극판에서 외길인생 30년을 버텼다는 데에서 세월의 무게와 고통을 이기는 강한 힘이 느껴진다.
'힘들었던 시절, 아내와 함께 백화점에서 우동을 먹으려고 우동집에 갔는데 문 앞에 '새우 우동 8천원'이란 글자가 눈에 박히더라구. 깜짝 놀라 발길을 돌렸지.'
처음에는 그렇게 배가 고플 줄 몰랐다. 잘 다니던 EBS 방송국 PD를 때려 치고 연극계에 진출했다. 최소한 말단 공무원 월급은 벌 줄 알았다. 그러나 ‘연간수입’ 은 고작 200만원 남짓. 완전 판단 미스. 하지만 어차피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희곡 번역, 프로덕션 외주대행 등으로 근근히 먹고 살았다.
'연극의 '연' 자도 몰랐었어. 막연히 영화감독이나 건축가가 되고 싶었지... 솔직히 얘기하자면 아버지 직업을 따라 정신과 의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성적이 안됐어.(웃음) 그래서 영화감독이 되려고 서강대 신방과에 진학했지.'
고교시절은 지금과는 달리 의외로 내성적이었다고 한다. 성적표엔 항시'내성적'이란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키가 작아 별명도 ‘꼬마.’ 늘 1번을 도맡다가 3학년이 되어서야 어머니가 고아준 ‘쇠골국’ 덕분인지 15번이 되었다.
그런 그가 서강대에 진학해 연극을 하면서 성격과 인생이 완전히 바뀌기 시작했다. 그의 삶을 변화시킨 영원한 스승은, 그에게 처음 연극을 하게 한 이근삼 선생님이시다. 그가 그동안 배우나 연출을 한 작품은 <심판><티타임의 정사><굿닥터><당통의 죽음><오이디푸스 왕><시카고><캬바레> 등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수상한 중요 타이틀만 해도 '영희 연극상'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 '서울연극제 번역상' '동아연극상 연출상' '백상예술대상 연출상' '한국뮤지컬 대상 연출상' 등등.
이제 그는 그동안 해온 수많은 공연예술 작업을 토대로 문화행정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국립극단 예술감독,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예술감독을 거쳐 드디어 국내 최고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축제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예술감독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것이다.
“연극은 언어가 중심이다 보니 세계적인 연출가가 되겠다거나 하는 형식적인 꿈은 꾸지 않습니다. 다만, 좋은 공연예술 작품을 개발하고 연극을 넘어서 음악과 무용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공연예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21세기는 문화 예술의 시대입니다. 문화예술에 있어 한국의 현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서울이 세계 속에서,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공연예술의 중심 허브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그가 얼마전 기자간담회에서밝힌 포부이다.
올해 ‘2006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10월 7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국립극장, 드라마센터등에서 세계 각국으로부터 초청한 우수한 26개 연극, 무용, 음악 작품들이 공연된다. 특히 서강대 메리홀은 그가 추천을 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중요 공연장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단단하게 지켜온 열정과 집념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법이다. 앞으로도 김철리는 예술이라는 한 우물을 팔 것이다. 이제 작은 날개를 달았으니 그가 ‘비약’하는 모습을 기대해보자. 서강인! 김철리! 파이팅!
이만동(77·정외)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홍보마케팅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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