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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 2006 미스코리아 미 박희정(03.영미어문)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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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9-02 16:12 조회18,8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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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면서도 얼떨떨해요’ 실력 갖춘 자랑스런 서강인이 될 터

 

서강대 출신 미스코리아.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한국의 대표여성’이라는 공식 수식어만 놓고 보면 서강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다. 그래도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신기했다. “서강대 영미어문 4학년에 재학 중인 박희정 양이 2006 미스코리아 미에 뽑혔다”는 그 신문 기사는. 동문들도 적잖이 놀랐을 터. 필자의한 남자 동기는“서강대 개교 이래 가장 큰 경사”라며 너스레를 떨었고, 그녀와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었다는 모 후배는“왜 그때 그녀와 인사 한 마디 못 나눴을까”라며 통탄을 금치 못했다. 강의실 구석 자리 예쁜 여학생에서 한 순간‘미스코리아’ 타이틀을 단 그녀는 그렇게 올 여름 서강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찜통더위가 한 풀 꺾인 지난 8월 22일, 올해 미스코리아 미에 뽑힌 박희정(03·영미어문) 양을 만났다. 약속시간보다 30분 늦었지만 놀라운(!) 미모에 화가 날 리가 만무하다. 인터뷰가 끝난 뒤 학교 홍보 영상물을 찍기로 했다며 화사한 옷에 완벽한 메이크업까지 갖췄다. 이쯤 되면 인터뷰가 제대로 진행되는 게 신기할 수밖에 없다.

“미스코리아에 뽑힌 뒤로 주위에서 많이 알아보세요. 심지어 목욕탕에서 사인을 해 달라고 해 난감한 적도 있었어요. 기쁘면서도 아직은 얼떨떨해요. "

뭔가 특별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미스코리아도 평범하다. 부산에서 태어난 그녀는 2003년 서강에 발을 디뎠다. 학교는 열심히 다녔지만 성적은 평범했다. 처음으로 A학점을 받았을 때 부모님의 첫 마디는 “너희 학교도 A를 주는구나" 였다. 

“고등학교땐 나름대로 공부도 잘 했다고 자부했는데 대학에 와 보니 똑똑한 친구들이 너무 많았어요. 괜히 주눅이 들기도 했고요. 그런 친구들끼리 모여 서강 부적응자라고 자조도 했어요.”

실력있는 친구들과 경쟁하려면 하나라도 더 경험을 쌓아야 겠다고 결심한 박희정 양. 그 때 그‘자조’가 오늘의 그녀를 만들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틈틈이 봉사활동을 했고 사회생활을 체험하겠다며 포털 사이트‘야후’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미스코리아대회 참가는 졸업 전 어학연수를 준비하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다가왔다. 어학연수 서류를 준비하러 가던 중 시내버스 창문에 붙은 미스 부산 선발대회 광고를 발견한 것. 연수 떠나기 전 시간이 남아 지원서를 넣었을 때만 해도 이렇게 큰 대형 사고(?)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금나나씨(하버드대에 입학한 미스코리아 진) 이후로 미스코리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게 큰 계기가 됐어요. 이름있는 미용실도, 준비해야할 것도 몰랐지만, 떨어져도 제 인생에 큰 자산이 될 거라는 확신은 있었죠.”

미스코리아에 뽑혔다는 소식을 들은 친구들은 연예인 되는 거냐, 축구선수랑 결혼하는 거냐며 신기해했다. 그러나 기쁨보다는 앞으로 짊어지게 될 부담이 더 클 터. 당장 올 10월에 세계 대회인 미스 지구(Earth) 대회에 참석하러 칠레까지 가야 한다. 대회에서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부채춤이라도 배워야 하는데 워낙 몸치라서 걱정이 앞선다. 졸업하려면 학교도 더 다녀야 한다. 당장 성적이 안 좋으면 ‘미스코리아 출신이 그렇지’라는 소리를 듣는 것도 신경쓰일 법하다. 그래도 천성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무심한 성격이라 큰 걱정은 없다.

“영광스럽긴 하지만 미스코리아가 인생의 목표는 아니었던 만큼 앞으로 저만의 길을 찾아 가야죠. 배워야할 게 너무 많아요. 명색이 서강대 영문과 학생인데 영어실력도 많이 부족하고 컴퓨터도 잘 못 다루거든요.”

서른 살이 되기 전까지 하고 싶은 건 다 해 보겠다는 그녀. 방송인이 꿈이지만 실력 없이 미스코리아 타이틀만 등에 업고 TV에 나가는 건 사양한다. 세계대회에서 외국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고 해외 봉사 활동도 꼭 다녀보고 싶다.

입상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다름 아닌 부모님. 대회 기간 내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어머니 생각에 잠시 눈물이 나기도 했다.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간다는 말을 꺼낼 때만 해도 탐탁지 않아 하신 아버지는 입상 후 제일 기뻐하신 분. 대회 직후 어머니의 한 마디. “정성은 내가 다 쏟았는데 기뻐하는 건 당신이 독차지하시는구려."

인터뷰를 마치려는 순간, 꼭 써 줘야 할 말이 있다며 당부를 잊지 않았다. “대회 앞두고 손병두 총장님께서 직접 편지도 써 주시면서 응원을 많이 해 주셨어요. 입상 축하한다며 축전도 보내 주시고요. 꼭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총장님이 너무 바쁘셔서 만나 주실 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2006년 대한민국 최고 미인에 뽑힌 서강인이 활짝 미소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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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98·영문) 서울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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