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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장인- '봄 여름 가을 겨울' 드러머 전태관(82.경영)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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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5-29 16:19 조회17,7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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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드러머 전태관(82.경영) 동문

백발 돼도 드럼과 함께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내년 밴드 결성 20년...영혼 울리는 드럼 소리 2~30대 팬들 끊임 없이 사로잡아
김현식과 함께 한 처음 밴드 정신 그대로, 시류에 편승 않고 나의 음악 외길 갈 것


우리나라 대중 음악계에서 연예인이 아닌 예술인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뮤지션 중의 하나인 '봄 여름 가을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 은 드럼을 치는 전태관(82.경영) 동문과 보컬 및 기타를 맡고 있는 김종진(고려대 사학과)으로 구성된 2인조 밴드이다.


어떤 이의 꿈,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노래를 부르지 않고 2, 30대를 보낼 수 있을까.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벌써 40대 중반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의 20대는 아직도 그들의 노래를 부른다. 386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7080 콘서트에 나오게 된다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노래는 여전히 젊다. 밴드는 나이가 들어도 그들의 음악을 들어주는 팬들의 나이는 2,30대에서 멈추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내년이면 밴드 결성 20주년을 맞는다. 20년이나 됐다는 점을 상기시키면 사람들은 아니 벌써 20년이나 됐냐고 반문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과 세월을 함께 살아온 80년대 후반 학번들에게는 그 감회가 더 할 것이다.


전태관 동문은 지난 20년에 대해 특별한 소감을 말하진 않는다. 그냥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다며 맑은 눈에 웃음을 띄운다. 드럼 스틱 하나로 한국 대중음악계의 한 획을 긋고 있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의 전태관, 그의 20년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앞으로의 20년은 어떨까.


전태관 동문이 드럼에 빠진 것은 중학교 2학년 1학기 때. 어느날 TV를 보는데 작은별 가족이라는 가족 밴드에서 드럼을 치고 있는 자기 또래의 소년을 발견했다. 그 순간부터 전태관 동문은 드럼에 꽂혔다.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조건으로 겨우겨우 어머니를 설득해 종로 세기 음악학원에서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던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 지금의 전태관을 있게 한 시초였다. 드럼을 위한 인생의 시작이었다.


전 동문이 서강대를 택한 이유도 서강대에는 드럼을 칠 수 있는 밴드, 킨젝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교 때 공부 이외에 다른 활동에 빠져 있던 학생들의 삶이 그렇듯이 전 동문의 성적도 좋을 리 없었다. 그에게도 학사경고의 공포는 학창 시절 내내 그를 괴롭혔다. 드럼 스틱을 쥐고 있는 한 성적은 아무래도 상관없었겠지만 말이다.

 

대학 1학년 때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김종진과 한 팀으로 음악을 하게 된 것도 졸업 이후부터이다. 전태관과 김종진은 1986년 ‘김수철과 작은 거인’을 거쳐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까지 국내의 내로라하는 대중음악인의 세션에 참가하게 된다. 전태관의 음악적 행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김현식과 함께 한‘김현식과 봄 여름 가을 겨울’활동이다. 지금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태이기 때문이다. 김현식이 저세상으로 떠나자 유재하, 장기호, 박성식 등 기존의 멤버들이 하나 둘 팀을 떠났고 전태관과 김종진만 남게 되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탄생하게 되었고, 1988년 첫 앨범을 내놓게 된다.

 

첫 앨범을 출시했지만 반응은 없었다. 방송국에서도, 행사에서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불러주는 곳은 없었다. 대학을 졸업했는데도 집에서 돈을 가져다 써야 했던 전 동문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집안에서의 압력도 점점 심해져, 전 동문은 전업 음악인의 삶을 포기하고, 직장에 들어갈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인생의 갈림길에 섰던 그 때, 음악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길이 뭐냐고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던 일을 전 동문은 잊지 않고 있다.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글쎄다. 음악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돈을 쫓는다면 자칫 돈도 벌지 못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도 못할 수 있지만, 음악을 쫓는다면 비록 돈을 벌진 못하더라도 음악을 잃진 않을 것이다. "

 

전 동문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기로 했다. 자신들만의 음악을 하기 위해 김종진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운영 원칙을 만들었다. 첫째는 업소에 출연해 술안주용 음악을 하지 않는다이며, 둘째는 김현식의 정신을 계승한‘봄 여름 가을 겨울’로서 다른 가수들의 반주를 하지 않는다 등이었다. 돈을 쫓지 않고 자신들의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정신을 잃지 않고 20년을 보낸지금,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밀리언셀러 앨범을 가진 밴드로, 2∼3 0대의 젊은 팬을 끊임없이 확보하고 있는 대중음악인으로, 방송을 통해 대중과 편안히 호흡할 수 있는 DJ로 40대 중반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굳건히 활동하고 있다.


전태관 동문의 꿈은‘봄 여름 가을 겨울’이 젊은 뮤지션들의 희망이 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머리가 하얗게 세어 백발이 되어서도 자기들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후, 모교 청년광장 야외 무대 저녁 8시. 소년과 같은 맑은 미소를 여전히 간직한 백발의 노인이 드럼 스틱을 하늘에서 한바퀴 돌리고, 드디어 스네어 드럼의 첫박자를 때리면서‘봄 여름 가을 겨울’의 데뷔 40주년 기념행사의 막이 오른다. 그 중심에 전태관 동문이 있다. Bravo Our Life!

 

조광현(88·경제) 디지털미디어리서치대표·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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