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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代라도 자신을 Busy하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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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4-08-11 14:08 조회16,5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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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 CEO를 찾아서 : 코엑스 사장 정재관(60 영문) 동문


코엑스 주력사업인 전시컨벤션 분야‘동북아 리딩’에 정열 쏟아

풍부한 해외무역 경험살려 세계적 규모 국제행사 잇따라 유치

 

코엑스는 한국무역협회가 전액 출자한 전시 컨벤션 및 자산관리 전문회사이다. 지난 1986년 창립돼 올해로 18주년을 맞이한 코엑스는 연간 130회 이상의 전시회와 1,000여 회 이상의 국제회의와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으며 현재, 전시회장, 콘서트홀, 코엑스 몰, 오피스타워 등이 밀집돼 있어 이제는 무역, 전시 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 쇼핑의 중심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서울의 명소가 됐다. 국내 최고의 전시 컨벤션 사업체인 코엑스의 사장으로서 한국의 산업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자리에 정재관(60․영문) 동문이 있다. 정 동문은 코엑스의 여덟 번째 사장이다. 그러나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코엑스 창립 이후 처음으로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최초의 사장이란 점이다.  

 

현대종합상사 대표이사(부회장)를 끝으로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해외 20여개국의 무역 현장을 누볐던 그는, 현대 그룹의 직함에서 물러나 9개월여를 쉬던 어느 날, 친구들의 권유로 코엑스 사장의 공개 모집에 도전했다. 주변의 친구들은 “해외무역과 경영경험이 풍부한 너에게 딱 맞는 자리”라며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정동문은 무엇보다도 60대초, 아직 더 일하고 싶었고, 그 동안의 경험을 후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그의 나이 6학년3반, 63세인 올해 초의 일이다.

 

코엑스 사상 첫 대표 공개모집 선발

 

“이력서를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세 번인가를 했어요. 심층면접도 평소 잘 아는 여섯 분의 지인 면접관들과 하는 것이 무척이나 쑥스럽고 힘들었죠.” 

 

이력서를 써 본 건 27년 만의 일이었다고 말했다. 코엑스 사장 공개 모집에는 12명의 쟁쟁한 경력과 실력을 갖춘 분들이 응모했고, 정동문은 유일한 60대였다. 정동문은 마치 대학을 갓 졸업한 지원자들과 똑같이 서류심사를 받았고 경영철학과 능력, 회사 비전을 묻는 집요한 면접관의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여덟 번째의 코엑스 사장이 되었다. 

 

한국무역협회는 정동문을 사장으로 임명하며 해외 현지 법인 사장 등 국제 비즈니스 경험 등을 바탕으로 향후 코엑스가 국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 국제적인 전시 컨벤션 전문 기업으로 위상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것은 정동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는 오로지 실력으로 당당하게 뽑힌 것이다. 정동문은 “조기 은퇴가 강제되는 요즘의 사회 분위기에 60대라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제화와 경쟁력 강화를 향해 코엑스 발진! 

 

한국을 세계로 알리고, 세계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국제화의 전초 기지이자 젊은이들의 문화 공간이기도 한 코엑스는 63세의 ‘젊은’ 선장이 되어 재도약의 바다로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6월23일은 그의 취임 100일이 되는 날이었다. 

 

“코엑스는 주력 사업인 전시 컨벤션 분야의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 선진국 전시 주최자와의 전략적 제휴에 나설 계획입니다.” 

 

급변하는 국제 무역 환경에 발맞춰 코엑스의 국제화 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정동문의 포부이다. 세계 전시산업은 연평균 성장률이 5%로 꾸준한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전시산업은 성장기에 진입, 중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전시업체들이 세계화를 확대하고 있으며 코엑스도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정 동문은 취임 100일을 맞아 그의 포부를 본격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세계적인 규모의 굵직굵직한 국제 행사를 끌어들이고 있다. 참가 인원만 5만명이 넘는 사상 최대의 국제회의가 될 제100차 국제로터리대회(2009년), 세계화상대회, 적십자 세계총회, 아시아소화기학회 학술대회 등을 유치했다. 또한 전시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계 최대 전시물 보유국 중 하나인 이집트와 전시 컨벤션사업 상호교류 및 정보 교환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외국 정부 및 해외 전시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정동문은 특히 ‘동북아 리딩(Leading) 전시 컨벤션 기업’이라는 코엑스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6,00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의 고급 소비층 가운데 10%만 한국으로 유치해도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세계를 상대로 무역을 하며 상사맨으로 수 십 년을 쌓아 온 탁월한 국제 비즈니스 감각, 효율과 성과를 생명으로 하는 기업에서 몸에 밴 빠른 의사결정과 강한 업무 추진력을 두루 갖춘 코엑스 사장 정재관 동문의 실력과 경륜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여러분을 최고의 CEO로 만들겠다” 

 

“정재관입니다.” 이 말은 정재관 동문이 코엑스로 와서 얻은 별명이다. 정동문은 취임 초반기, “정재관입니다.”하고 일일이 승진한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인사를 했다. 전화를 받은 직원 중에는“누구세요?"라며 딴청을 부리기도 한 경우도 있지만, 사장이 비서를 통하지 않고 직접 직원과 통화를 하며 인사를 한 것은 취임 초기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긴밀히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정동문은 직원들과 가까이 하기 위해서 이미 준비된 CEO이다. 직원들과 술 마시는 일도, 노래방에서 즐겁게 노래 부르는 일도 그에게는 낯설지 않다. 생일을 비롯한 경조사도 직접 챙기는 자상한 사장님이다. 그러나 일에는 깐깐하고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불시로 새벽 5시에 현장을 점검하기도 하여 관련 임원과 실무자를 긴장시킨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 주기 위해 담당자에게 능력 이상의 업무를 과제로 던져 주기도 한다. 스스로 도전하게 하여 실패의 교훈을 깨닫게 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 더 값진 성취감을 맛보게 하기 위함이다.

 

현장에서 수 십 년을 단련해 온 프로비즈니스맨 정동문은‘비즈니스맨'을 단순한 직업인으로 해석하지 않고‘자기를 비지(Busy)하게 만드는 사람'으로 설명한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바쁘게 만드는 사람이 진짜 비즈니스맨인데, 자신이 잘알고 있는 분야에서 안주하며 작은 이익을 취하지 않고, 미지의 분야에서 더 큰 이익을 얻기 위해 스스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진정한 비즈니스맨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제비 한마리가 왔다고 해서 봄이 온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속에는 봄이 왔다는 전령의 메시지는 있습니다. 저는 제가 앞으로 있게 될 코엑스에서의 3년 동안, 제가 수 십 년간 쌓아온 모든 것을 여러분에게 주려고 합니다. 여러분을 세상 어디에 내 놓아도 자기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최고의 CEO로 만들겠습니다. "

 

명확한 철학과 비전, 다양한 현장 경험과 풍부한 성공 사례가 훈장처럼 빛나는 정재관 동문의 눈에 비로소 지난한 세월 속에서 끝없이 도전하고 인내하고 끝내 극복해 낸 인생의 선배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관조와 여유가 깃든다. 삶을 바라보는 정재관 동문의 두 눈은 피곤에 지쳐 잠들어 있는 한국의 경제와 어깨 처진 젊은이들을 잠에서 깨우고 있다.

 

대담 : 이상용(74·정외, MBC 보도제작국 부장·본보 편집위원)

기록·정리 : 조광현(88·경제, 디지털 미디어 리서치 대표,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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