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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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3-11-17 17:11 조회17,82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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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이상하게 생각했던 일이 하나 있었다. 나는100% 출석을 하고 앞자리를 맡고 숙제도 꼬박꼬박 했는데 C를 받았다. 반면에 내가 보기에는 별로 열심히 하지 않고 수업도 잘 들어오질 않아서 FA를 겨우 면했던 친구는 A를 받았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10년 후, 20년 후를 생각하고 앞날을 정했던 나는 정작 4학년 취업을 준비할 때 불안과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미래에 대해 별로 생각이 없고 항상 꿈을 가진 나를 부러워했던 친구는 4학년 취업을 준비하고 진로를 선택할 때 여유롭고 막힘없이 원서를 썼다. 또한 너무 편해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취업을 하고 짧게나마 사회생활을 하면서 점점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느낀다. 내가 미래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자꾸 그것에 대해 고민하면 머리가 점점 복잡해지고 자포자기하게 되었던 것이다. 미래에는 변수들이 너무도 많아서 그것을 다 생각하기에는 내겐 너무 벅차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걱정이 참 많았다. 수업을 들을 때는 '내가 결석을 하면 그 시간에 중요한 말을 하면 어쩌지?''저 친구는 왜 공부를 안하지?''수업을 잘 들으려면 앞자리를 맡아야겠지?' 등의 고민을 하였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 중에 내가 분명히 알 수 있었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원서를 쓸 때에도 나는 내가 알 수 없는 것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고민했다. '이 회사는 발전가능성이 있을까?' '사람들은 좋을까?' '돈은 많이 줄까?' 등의 생각들… 하지만 대부분의 질문들은 내가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
지금 나는 행복한세상백화점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다. 여기서 사은행사와 이벤트 등을 진행하다 보면 돌발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아무리 처음부터 계획을 잘 세운다고 해도 모든 것을 다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그것들을 다 계산하지 않아도 행사는 진행이 되고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뜻밖에도 '수고했다' 는 말도 듣게 되었다. 내가 그 순간에 열심히 일한다면 그 결과는 내가 알 수 없는 것에 고민하는 것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 나의 꿈은 무엇인지 비전은 무엇인지 그런 큰 그림을 생각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고민 대신 현재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내가 좀 더 행복해지는 길이라는 것을 요즘 들어 절실하게 느낀다.
김현아(98.국문) / 중소기업유통센타 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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