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하이 대표 홍인표(96 경제) 동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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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2-05 12:26 조회8,49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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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모두가 가야한다고 말하는 길에서 벗어나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선택한 이가 있다. 최근 1,300만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의 각본가이자 애니메이션 <DMZ 동물특공대> 연출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스튜디오하이 홍인표(96 경제)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공인회계사에서 영화감독이 되기까지, 그 여정을 직접 들어봤다.
Q1. 안녕하세요 동문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제작사인 '스튜디오하이'의 공동대표이자 각본가, 영화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경제학과 96학번 홍인표라고 합니다. 가장 최근에 각본을 맡은 작품으로는 <서울의 봄>이 있고, 현재는 애니메이션 <DMZ 동물 특공대> 연출을 맡아 제작에 힘쓰고 있습니다.
Q2. 현재 동문님이 하시는 일은 어떤 일인가요?
저는 현재 스튜디오하이의 제작사 대표로 애니메이션 연출 등의 작업을 맡고 있는 동시에, 여러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 각본 이외에도 밀리의 서재에 SF 소설을 연재하는 등 다양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VFX를 전문으로 하며 CG를 포함해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적용되는 각종 컴퓨터 그래픽 작업 또한 주로 맡고 있습니다.
Q3. 인터뷰 시점 기준, 동문님이 각본가로 참여하신 <서울의 봄>이 1,3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데요. 흥행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에 대한 소감을 여쭙고 싶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서울의 봄> 각본을 처음 구상한 것은 2011년 추석 연휴 때쯤이었어요. 당시 제작사 사무실 침대에 누워서 6박 7일 동안 각본을 쓰고, 2020년 7월 초까지 각색을 거쳐 최종본을 완성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많은 분들의 노력과 신뢰 덕분에 이뤄낼 수 있었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Q4. <서울의 봄>은 모두가 결말을 알고 있는 역사 영화임에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전개와 박진감으로 호평을 얻고 있는데요, <서울의 봄> 각본을 쓰실 때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긴장감을 위해 영화의 구조에 특히 신경을 썼던 것 같습니다. 9시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무척 촘촘하게 일어났기 때문에 이를 두 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몰입감 있게 녹여낼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Q5. 동문님은 <서울의 봄> 이외에도 <덕혜옹주>, <DMZ: 동물존> 등 우리나라의 역사나 사회적 문제의식을 다룬 작업에 참여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품을 선택하시는 동문님만의 특별한 기준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특정 사건에서 느껴지는 답답함이 작품을 제작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세대 간 갈등이나, 좌우간의 갈등, 지역 간 갈등 등 그들은 왜 갈라져서 싸우는지, 스스로 느껴지는 불편함을 확장해 작품으로 구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가령 제가 예전에 작업했던 <덕혜옹주>의 경우도, 우리나라 마지막 황녀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랐습니다.
Q6. 2004년 공인회계사 자격 취득 후, 회계법인에서 근무하시다가 영화 시나리오 및 연출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셨다고 들었는데요. 퇴사 후 유학이라는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공인회계사로 2년간 수습 생활을 마무리하고, 법인 취직과 개업 등 이후의 선택을 고민하던 3년 차에 특이점이 왔어요. 당시 회계사 팀에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감상한 적이 있었는데, 이후에 해당 영화와 관련한 씨네21의 정성일 평론가의 글을 우연히 읽게 됐어요. A4 20-30 페이지 정도 되는 긴 분량이었는데, 해당 평론에서 '나는 현서의 시체를 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는 구절이 왠지 모르게 뇌리에 박혔습니다. 나는 이 영화를 단순한 오락 영화로 생각했는데, 같은 영화를 보고도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를 사회학적으로, 역사적으로 분석하고 이토록 긴 글로 표현할 수 있구나.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은 뭐였지?'라는 의문이 들며, '영화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든 거죠. 당시에는 다소 무모한 도전 같아 보였지만, 되돌아봐도 후회는 없습니다.
Q7. 동문님의 영화 커리어에서 애니메이션 관련 활동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첫 연출작을 애니메이션 영화로 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단,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원래부터 애니메이션을 무척 좋아했어요. 형이 미술을 했는데, 그래서 어릴 적부터 집에 만화책이 아주 많았습니다. 오백 원짜리 조그만 만화책부터 두꺼운 책들까지 다양한 만화책을 읽었고 단순한 선과 면으로 세상을 표현한다는 사실이 특히 좋았습니다.
Q8. 각본을 위주로 활동하시다가 처음으로 연출을 맡으며 겪으셨던 고충이 따로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연출이다 보니 각본만 작업할 때보다는 많은 것을 신경 써야 하지만, 특별히 더 힘들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애니메이션의 기획부터 투자, 배급하는 곳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 많은 이들을 설득하고, 거절당하고, 또 설득하는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정부 지원이 큰 힘이 되어주었어요. 이번 작품이 잘 되어서, 앞으로도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에 대한 정부 지원이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Q9. 경제학이라는 전공이 현재 직업에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세상을 보는 시선'을 기르게 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은 숫자로 무언가를 보여주고 계산하는 학문입니다. 저는 숫자 하나하나가 사람 한 명 한 명의 생각을 대변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을 숫자로 표현하고, 세상을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며 사회학적이고 분석적인 시선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공부를 체득하고 훈련했던 경험이 기반이 되어 끈기있게 영화 작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 것 같습니다.
Q10. 대학 시절 본인에게 가장 기억에 남거나 도움이 된 활동은 무엇인가요?
킨젝스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하며 열정을 다했던 경험과, 서강대 해병대 전우회 이 두 가지 그룹이 제게 가장 소중한 인연으로 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음악을 진로로 잠시 생각했을 만큼 무척 좋아했어서, 대학교 시절 2년간의 킨젝스 활동이 제게는 꿈같고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프로뮤지션의 마음가짐으로 매 공연마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그때의 열정이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Q11. 동문님의 첫 연출작, <DMZ 동물 특공대>가 2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DMZ 동물 특공대>에 대한 간략한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해당 영화는 DMZ에 사는 멸종 위기 동물들의 이야기입니다. DMZ는 약 80km에, 위아래로 4km에 달하는 공간으로 통일이 되면 사라지는 지역이죠. 그곳에 사는 동물들이 자신들의 공간을 지키고자 통일을 반대하고, 평화의 상징인 판문점에 폭탄을 설치하며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이 주요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귀여운 동물들이 등장하지만 긴장과 싸움, 액션까지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제작하고 있고, 평화와 통일의 가치 또한 되새겨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12. 앞으로 회사와 영화 제작에 있어 어떤 점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싶으신지, 앞으로 영화인으로서의 목표, 혹은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세계적으로 누구나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은 누군가가 언제든 와서,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회사에 구축하고 싶습니다.
Q13. 동문님께 있어 서강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서강의 한마디로 '저의 자랑'입니다.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라는 표어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특별히 자랑하지는 않더라도 항상 서강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Q14. 서강대학교 후배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에 충실하고, 후회 없이 좋아하는 것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서강대학교는 참 좋은 학교입니다. 사회에 나오고 나서 이를 더욱 체감하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는 여러분의 동문들이 큰 힘이 되어줄 테니, 학교 생활에 충실하며 과정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열심히 사회에 나올 준비를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나윤(22 신방)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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