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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현장취재]서강의 미식가 @tasteseoul, 정지원(경영 12)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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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10-27 13:31 조회12,8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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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의 미식가 @tasteseoul

정지원(12 경영) 인터뷰

 

서포터즈 1기 하정민(19 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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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의 꿈 중 하나는 돈 잘 버는 멋진 어른이 되어 좋아하는 것들을 먹고 즐기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미식 인스타그래머 @tasteseoul(이하 테이스트서울), 정지원(12 경영) 역시 내가 아는 멋진 어른들 중 하나였다.

취미로 다양한 오마카세와 와인바를 섭렵하며 누구보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미식생활을 즐기는 그녀. 친구와 대화하는 듯 친근한 설명과 장르와 지역을 가리지 않는 다양하고 풍부한 컨텐츠 덕인지, 그의 계정은 1년만에 8000명이 넘는 팔로우를 달성했다. 

해시태그에 #tasteseoul_서강대가 따로 있는 것을 보고 혹시 서강대학교 졸업생은 아닌지 궁금했던 차, 인스타그램으로 받은 질의응답에서 그가 서강대 졸업생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기회로 취재를 요청했고, 서강에서의 추억과 미식생활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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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에서의 기억


1. 안녕하세요 테이스트서울님.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직장생활 4년차인 직장인입니다. 경영학과를 졸업해 현대자동차에서 상품기획업무를 맡고 있어요. 지금은 코로나 상황으로 재택근무 중이라 취미생활을 병행하며 잘 지내고 있어요. 

 

2. 서강대학교에 대한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벌써 10년 전이네요. 저는 수시를 보고 떨어지고 정시로 들어왔는데, 수시 면접을 보기 위해 학교에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내 학교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고등학교의 연장선 같지만 사랑스러운 학교 그 자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 OR에서 선배들이 셔플댄스를 추는 걸 보고 감탄했던 기억도 나고요.

 

3. 서강에서 가장 즐거웠던 추억이 있으신가요? 

막 학기였던 17년도에 파관(PA관) 빈 강의실에서 공부한다고 친구들이랑 모여서 노래 틀어놓고 공부했던 기억이 제일 즐거운 기억이에요. 또 회장까지 맡을 정도로 동아리(경영전략학회 LENS)를 열심히 했었는데, 열심히 팀플을 하고 피피티를 만들던 추억이 가장 즐겁고 그리웠어요. 산학협력도 진행하며 실제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배울 수 있어서 취업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구요.

 

4. 테이스트서울님이 가장 좋아했던 수업이나 교수님이 있다면?  

<초급 라틴어> 수업이 기억에 남아요. 바티칸에서 변호사를 하시던 한동일 교수님의 수업이었는데, 시험도 오픈북이었고 암기하는 것보다는 언어를 깨우치고 친해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어요. 대규모 강의실에서 익숙하지 않던 라틴어라는 언어의 존재에 대해 성찰할 수 있던 수업이, 돌아보면 서강대에서만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경영학과 수업 중에는 전성률 교수님의 마케팅원론 수업이 기억에 남네요. 필드에서 얻은 구체적인 경험을 많이 알려주셨고 책을 달달 외우게 하셨는데, 2015년도에 들었던 강의인데도 아직도 회사생활에 유효할 정도로 깊이 마케팅에 대해 배울 수 있던 강의였어요. 

 

5. 서강대 사람들도 모르는 테이스트서울님만의 ‘숨겨진 맛집’이 있나요? 

저는 요수정을 꼽겠습니다.  요수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달라진 곳이에요. 처음 입학했을 때는 수업 끝나고 파스타에 소주를 곁들이던 친근한 동네사장님이 하시는 밥집이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고는 조모임 끝나고 단체로 회식하기 좋은 학교 앞에 있는 밥집 느낌으로 변해있더라구요. 졸업하고 난 후에 보니 사장님도 그 사이 다각화를 하셔서 맡김차림(3만원에 코스요리를 즐길 수 있다) 중심으로 메뉴를 바꾸셨어요. 그렇지만 여전히 저렴한 가격에 술을 파시고 단골 손님들에게는 숨겨진 메뉴도 내주세요. 그러니 제게는 추억의 장소이면서 오히려 직장인이 된 지금 더 잘 즐길 수 있는 형태로 계속 성장하는 식당이네요. 지금은 이 주변에 있는 다른 식당들 컨설팅도 많이 하시고, 경의선 숲길의 시작부터 함께했던 서강대 맛집들을 책임지는 느낌이랄까요.

 

6. 발리비스트로, 순남시래기, 버거스트릿 등 없어진 서강의 맛집에 대한 추억을 알려주세요. 

서강대역에서 정문으로 가는 쪽에 모카가 맛있는 ‘왓코’라는 커피숍이 있었어요. 하루에 한 번씩 갔던 곳인데 임대료 때문에 문을 닫았다고 알고 있어서 아쉬워요. 그리고 정호프 국수. 현 세야마라탕 자리에 있던, 제가 입학하기 전부터 있었던 곳이에요. 호프집인데 MSG 맛이 강한 국수를 한 그릇에 3000원에 팔았거든요. 한 개 시키면 네 명이서 둘러앉아서 한 입씩 나눠먹고,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처음부터 네 개를 시키게 되던 추억의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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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다는 것

 

7. 음식의 멋과 맛을 즐길 줄 아는 것을 폭넓게 미식이라 할 수 있겠죠. 먹는다는 행위, 혹은 미식은 테이스트서울님께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저는 갈수록 먹는 일에 재미를 붙인 쪽이에요. 대학생 때는 돈도 없거니와 서울의 업장들도 지금처럼 풍성하지 않았어요. 그 당시 외식 트렌드로는 빠네파스타나 떠먹는 피자가 한창 유행할 때였거든요. 그런데 점점 자신만의 멋과 맛을 추구하는 가게들이 늘어났고, 미슐랭도 들어오면서 한국의 요식업계가 한층 더 풍성해지더라구요. 마침 저는 취업해서 돈을 벌게 되니, 이런 제 상황과 시대적 변화가 맞물려서, 탐험의 범위가 한층 넓어졌어요. 이 계정(테이스트서울)을 시작한 것도 제가 먹는 음식들을 기억하고 싶어서였구요. 미식이 취미인 만큼 이 취미를 생활에 꾸준히 녹이기 위해 약속이 없는 날에는 건강하게 먹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8. 다루는 음식의 장르(국가별, 가격별)이 상당히 다양해요. 배경이 있을까요? 

원래 편식이 엄청 심했어요. 그런데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친구들의 강요 반, 호기심 반으로 다양한 음식들을 경험하면서 여러 음식에 맛을 들였죠. 대학생활 중의 외국생활도 도움이 되었어요. 여러 나라의 음식을 경험하며 향이 조금 다를 뿐 그 장벽을 넘으면 모두 사람 먹는 음식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는 오히려 그 향이 그리워서 마라샹궈, 후무스를 찾는 날도 있어요. 한국에도 해외 경험이 많은 고객들과 쉐프들이 들어오다 보니 다양한 음식들이 들어오니 한국에서도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자면 와인바에 갔는데 동남아 베이스로 안주를 준비한다던지, 그런 곳들을 찾으면 한국에서도 새로운 취향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9. 굉장히 다양한 지역을 다니시는 것 같고,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테이스트서울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로 미식여행을 다니시나요?

대전은 본가고, 충청도를 돌아다니는 건 집에서 부모님과 고향 친구들이랑 놀 때 찾은 곳들을 기록하는 거에요. 그리고 부산은 그냥 좋아해서 자주 가는 곳입니다. 부산도 자주 가다보니 거기에 사장님들이랑 친해져서 자주 가게 되네요. 제주도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해외여행을 못 가다보니 자주 가게 된 곳입니다. 그리고 보니 원래 여행을 좋아하는데 코로나 상황 이후로 해외여행이 막히니 더욱 더 미식에 취미가 붙는 것 같네요. 다니면 다닐수록 지방에 맛있고 재미있고 새로운 곳이 많아서 더 가야 하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왜 서울 안 올리냐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지방 관련 포스팅들도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10. 음식에 대한 이야기 듣는 것도 좋아하시나요? 혹은 다른 좋아하는 음식 관련 콘텐츠나 계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유투브 채널은, 일사에프의 술 관련 콘텐츠들을 좋아합니다. 넷플릭스에서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쉐프스 테이블’과 ‘헬스 키친’(고든램지가 나오는 요리사 서바이벌)입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특정한 요리(빵, 노포)를 다루는 계정들도 팔로우하지만, 업계에서 일하는 요리사분들이나 평론가분들의 인스타그램도 많이 팔로우해요. 그런 계정들을 보면 단순히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고가 아니라 이런 음식을 먹었을 때 이렇게 표현하는구나를 배울 수 있거든요. 

 

11. 그러고 보니 테이스트서울은 아직 유명하지 않은 곳들을 많이 발굴해내는 계정이죠. 어디서 주로 정보를 찾으시나요?  

저는 제가 가고 싶은 식당을 갔다온 계정, 그리고 제가 방문한 식당의 쉐프와 친한 쉐프님의 식당을 찾아보는 식으로 정보를 찾는 편이에요. 또, 인터넷으로만 찾는 데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마포구 일대에서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평소에 다니면서 점심시간에 줄을 많이 서는 식당들이 있으면 저장해두고 나중에 가봅니다. 또 카카오, 구글맵의 평점 높은 식당들도 꾸준히 체크하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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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운영의 이야기


12. 미식 계정을 운영하시면서 재미있었던 경험을 자유롭게 들려주세요 

아무래도 사장님들이 알아보시는 일이 많고, 개인적으로 친해지기도 합니다. 뿌듯했던 경험은 디핀이라는 와인바가 유명해지기 전부터 자주 갔는데, 하도 자주 가다 보니 2호점 정식 오픈 하시기 전에 따로 불러서 코스 요리를 대접해주셨어요. 감사하기도 하고, 늘 갈 수 있는 곳이 생겨서 기쁘고 뿌듯했어요. 또 흔하게 있는 일들은, 모임에 나갔을 때 -아, 내 친구도 너 팔로우한다라는 말을 자주 듣고, 회사에서도 사람들이 저를 테이스트서울이라고 부릅니다. 이 계정에 얼굴을 공개한 적이 없는데도, 음식점에 갔을 때 아까 오시지 않았냐고 디엠이 오거나 길거리에서 아는 척 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13. 테이스트서울 계정의 주 타겟을 어떻게 잡고 계신가요?

확실히 이 계정은 저와 비슷한 연령층인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직장인들을 생각하고 올리는 계정이에요. 실제로 비즈니스 계정의 통계를 봤을 때 서울 거주자가 80퍼센트 이상이고 여자 남자 모두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에 가장 많은 비율이 분포되어 있더라구요. 돈은 있는 직장인들이 특정한 지역에 와서 뭘 먹어야 할까 했을 때 이 계정이 바로 생각났으면 좋겠어요. 해시태그를 다는 것과 구글맵으로 만든 미식지도를 스토리에 올리는 것도 실제로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공유하는 거구요. 

 

14. 다른 ‘먹스타그램’과 테이스트서울이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다양하게 먹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빵스타그램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빵만 드시고, 노포 탐방하시는 분들은 노포만 다니지만 테이스트서울은 제가 먹는 다양한 음식들을 모두 보여주니까요. 물론 저도 주로 포스팅하는 곳들이 있긴 합니다. 아, 제가 좋아하는 식당들의 특징을 몇 개 뽑자면, ‘가성비가 좋은 곳’, ‘자극적인 안주를 파는 술집들’, 그리고 ‘언제 가도 자리가 있는 곳’ ‘서강대에서 가까운 곳들’ 입니다. 비록 제가 평론가나 엄청난 미식가는 아니지만, 오히려 친구에게 추천하듯이 말해주는 편안하고 친근한 말투 때문에 계정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15. 업로드 빈도가 굉장히 잦은 편이고 그래서 성장세도 빠른 것 같습니다. 테이스트서울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구상하고 계시나요?  

원래 하루 아니면 2-3일에 하나를 올렸는데,  자주, 또 남들이 안 가본 곳을 소개할수록 팔로우와 좋아요가 느니까 재미가 붙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네요. 이 계정의 시작은 사실 지인들에게 먹는 걸 공유하는, 말투도 훨씬 편하게 쓰던 계정이었는데, 이 계정이 점점 커지고 영향력도 늘어나다 보니 저도 한 자 한 자에 힘이 실리고 조심스러워지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요즘은 말투도 가다듬어 보고 평점의 존재여부도 고민하면서 계속 운영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에 진짜 이 계정의 규모가 돈이 되는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면 이걸 활용해서 어떤 일을 할지는 아직 생각을 못해봤습니다. 본업이 있는 사람의 취미인 만큼 취미의 선에서는 벗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어떻게 하면 더 잘 운영할 수 있을지, 효과적으로 제가 방문한 곳들을 기록할 수 있는지는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16.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 인터뷰를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을 위해 서강대 동문들에게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는 방법을 소개해주세요. 

일단 테이스트서울 계정을 팔로우해주세요. 이 계정을 모두 찾아봤는데도 없으면 DM을 해서 서강대생이라고 하면 알려드립니다. 음.. 결국 미식에 있어서는 자기 취향을 아는 게 뭔지 중요한 거 같아요. 대학생 때부터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 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돈이 부족한 대학생들을 위해서는 경의선 숲길의 식당들을 애용하시길 권해드려요. 돈이 없어도 열심히 찾는다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돕는 테이스트서울이 있구요.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녀의 눈은 누구보다 빛났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동문들과, 서울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미식의 세계를 어깨 너머로 보고 싶은 동문들에게 두말할 것 없이 그녀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우를 권한다.( https://www.instagram.com/tasteseoul/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누는 순수한 즐거움으로 시작한 테이스트서울 계정은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 것이며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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