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풍경] 사교춤 동아리 ‘프로미네이드(Prome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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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12-20 10:49 조회6,17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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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제1회 졸업 앨범에 여학생과 남학생이 손 맞잡고 춤추는 사진이 등장합니다. 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컸던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대학가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사교춤 동아리, '프로미네이드(Promenade)’입니다.
프로미네이드는 초창기 모교 외국인 신부들이 학생들에게 사교춤을 가르치면서 시작됐습니다. 1979년 프로미네이드 회장을 역임한 이봉기(77 수학) 동문은 “동아리 이름은 ‘거닐다’, ‘산책하다’ 등을 뜻하는데 신부님들이 춤을 연상시킨다는 뜻으로 지은 것이라 알고 있다”라고 회고했습니다.
프로미네이드는 신입생 환영회나 축제 때 무대에 올랐고, 메리홀에서 단독 공연도 했습니다. 방학이면 하루 8시간 집중연습을 할 정도로 열심이었으니 다른 학교 학생들이 춤을 배우러 오기도 했습니다.
동아일보 1979년 7월 11일자에 ‘대학 서클을 찾아’라는 제목으로 보도됐습니다.
“젊은이들은 우리의 좁은 울타리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것을 지향한다. 서강대의 사교춤을 배우는 모임인 프로미네이드는 이러한 입장에서 본다면 당연히 있을 법한 서클이다.”
하지만 여성 회원 모집이 어려웠습니다. 부정적인 인식 탓이었지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1979년 타교 여학생들을 영입했다가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다른 학교와의 연합 동아리는 금지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프로미네이드는 1980년 들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당시 암울한 시대 상황도 사교춤 동아리를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사교춤은 스포츠 댄스로 대중화되었으니 프로미네이드는 시대를 너무 앞서 갔던 동아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 서강이 거의 모든 면에 앞서 갔듯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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