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풍경] 서강대학교 첫 신입생 선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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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7-06 17:24 조회5,65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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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첫 신입생 선발 장면입니다. 시험은 1960년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열렸고, 첫날은 학과 시험으로 국어, 영어, 수학, 선택과목 등을 치렀습니다. 둘째와 셋째 날은 면접 및 신체검사가 진행됐습니다.
모교 첫 학생모집 시험 장소는 A관(본관)과 동성고등학교 건물 등이었습니다. 당시 A관 건물이 유일했기에 혜화동 동성고 건물을 빌린 것이지요.
영어 시험은 독특해서 당시 유행하던 문법 중심이 아니라 회화 중심이었고 ‘지난 여름방학에 한 일을 영어로 쓰라’는 에세이 문제가 나왔는가 하면, 예수회 신부님들이 직접 영어로 면접을 갖기도 했습니다.
학교 건물이라야 A관이 유일했고 계단 달린 굴뚝 타워가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우뚝 솟아 있던 그 시절, 일부 짓궂은 학생들은 굴뚝 꼭대기에 올라가곤 했습니다.
현재 테니스장 위치쯤에 목공소용 퀀셋(벽과 지붕이 반원 형태로 연이어진 조립 주택) 가건물이 식당 겸용으로 자리했으나 불편하고 멀었던 탓에 일부 학생은 수세식화장실을 도시락 먹는 장소로 이용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대학은 서강대학이 유일했고, 재래식 변소에 익숙했던 학생들은 학교 화장실이 정말 깨끗해서 도시락 먹어도 괜찮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화장실 휴지가 계속 없어졌습니다. 당시 휴지는 귀한 물건이어서 학생들은 학교 화장실 휴지를 둘둘 말아 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것이지요.
학교 당국은 이를 애써 말리거나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은 화장실에 가면 항상 새 휴지가 보급되어 있었기에 훔쳐갈 필요성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됐습니다. '휴지 도벽'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한 예수회 교육의 승리(?)라 할까요.
로욜라도서관 신축 전 A관 2층을 서고로 썼고, 2층 복도는 열람실 겸 독서실이었습니다. 완전 개가식으로 도서관을 운영해 학생들은 직접 들어가 책을 보고 골라 볼 수 있었습니다.
가끔 책이 훼손되거나 페이지가 부분적으로 잘려나가기도 했습니다. 학교 당국은 그렇게 훼손된 책을 전시함으로써 학생들을 일깨웠습니다. 금지하고 제재하기보다는 스스로 깨우치도록 이끄는 교육 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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