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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봄은 시작되는 게 아니라 시작하는 것" - 광고인 정규영(90 경제) 동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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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3-15 00:02 조회1,4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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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시작되는 게 아니라 시작하는 것” 

광고인 정규영(90 경제) 동문의 이야기

 

경제학을 전공하고, 광고업이라는 다른 길을 택한 정규영(90 경제) 동문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만화가를 꿈꿨던 그는 대학 시절 진정으로 그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고, 덕분에 결국에는 이 꿈을 실현해 광고업에서 일할 수 있었다. 그가 소개하고 전하고자 했던 수많은 카피들은, 짧은 한마디이지만 그렇기에 사람들의 깊은 내면을 건드려 많은 공감을 얻었고 그가 만들어 온 광고들은 어딘가 따뜻한 메시지를 품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포시 내려앉아 잔잔히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때로는 예상치 못한 길에서 진정한 발견이 이루어지며, 그것이 결국 우리가 삶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제,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해 왔던 광고라는 직업을 넘어 카피라이팅과 책 출간까지 영역을 넓힌 정규영 동문이 말하는 진짜 광고의 가치는 무엇인지 해당 인터뷰를 통해 알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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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회사 렛잇플로우 이사 겸 제작사 씨세븐플래닝즈 대표 정규영 CD 



Q1. 안녕하세요. 정규영 선배님. 서강대학교 총동문회와는 신간 소식으로만 뵙다 처음으로 대면으로 뵙습니다. 선배님의 인터뷰를 읽으실 서강가족 분들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제학과 90학번 정규영입니다. 서강대학교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했습니다. 또한 재학 시절 학보사 기자, 만화동아리, 학생회 활동 등을 오래 했었고, 졸업 후에는 지금까지 28년째 광고업계에 몸담고 있습니다. 현재 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미디어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올해 두 권의 책을 출간한 신인 작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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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정규영 동문이 최근에 쓴 ‘한 줄 카피’ ☞ ,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 (사진=교보문고 제공)



Q2. 선배님께서는 경제학과를 졸업하셨는데, 금융권이나 일반 기업 쪽으로 진출하지 않으시고 광고업계로 진출하셨습니다. 현재는 CD(Creative Director)이라는 제작팀 총 책임자의 역할을 하고 계신데요. 사실 관련성을 찾기 힘든 경제학 전공에서 어떻게 광고업계로, 또 제작자로 진출하셨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경제학과에 진학한 후 1학년 때 경험했던 동아리 활동과 학생회 일을 하면서 우연히 제가 경제학보다는 다른 분야에 더 관심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학생회에서 각종 행사를 준비하면서 학생회 행사 등을 알리는 대자보를 제작할 일이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SNS 같은 채널이 활성화되지 않아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주된 방법이 대자보였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그리는 걸 좋아해 왔기에, 행사 안내 대자보에 만화를 함께 넣는 것을 시도해 본 적이 있습니다. 보통은 글씨만 있는 대자보를 붙이면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학생들이 몰려와서 관심을 보이더군요.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면서 저는 메시지를 좀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일을 좋아하고, 또 이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광고라는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졸업하면 광고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대학에서는 신문방송학을 부전공하긴 했지만, 광고 관련 수업을 따로 듣거나 광고 동아리 활동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학생회 일에 집중했고, 졸업할 때는 광고 대행사들만 지원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원하는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죠.


보통 상경 계열 출신들은 광고 기획(AE) 직무로 많이 가는데, 저도 깊이 고민하기보다는 막연하게 기획팀으로 입사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해보니,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제작팀’으로 따로 있었습니다. 기획에서 제작으로 옮기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로 포기할 수도 없었습니다. 따로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입사원 시절부터 아이디어 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카피를 쓰고 콘티를 그려서 발표하던 저의 모습을 선배들이 보시고 감사하게도 저의 재능을 알아봐 주셨습니다. 결국 선배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제작팀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줄곧 광고 제작과 관련된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Q3. 서강대학교에서의 경험이 현재의 삶과 직업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특별한 터닝포인트가 있었을까요? 또한, 서강학보에서 만화를 연재하셨다고 들었는데, 이 경험이 현재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학생회 활동이 진로를 바꾸는 데 있어 터닝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학보사에 들어가 기자로 활동하면서도 만화를 계속 그리게 되었는데, 그 경험이 정말 좋은 연습이 되었습니다.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려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고, 크리에이티브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연습을 계속해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만화를 완성해야 했기 때문에, 마감이 정해진 상태에서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재미있게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기사도 쓰고, 만화도 그리고,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웃음), 그렇게 꾸준히 작업하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힘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전공과는 다른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진로를 찾아가게 된 케이스인데, 그렇다고 저의 본전공을 공부했던 시간이 결코 허투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3학년 때부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다른 일인데, 경제학을 공부하는 게 맞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광고 대행사에 들어가서 제작 일을 처음 시작할 때도 주변에는 미술을 전공한 디자이너, 영화나 영상을 전공한 사람, 문학을 전공한 사람도 많았는데, 저는 상대적으로 딱딱한 학문을 공부했기 때문에 ‘내가 과연 이 일과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경제학을 전공한 것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전공을 하고,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만의 특성과 강점이 있는 거잖아요. 저는 경제학을 특별히 좋아한 것도 아니고, 성적이 뛰어났던 것도 아니었지만, 4년 동안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학적인 사고방식을 익혔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광고 업무를 하더라도 제 접근 방식은 좀 더 경제학적으로 전략적이고 체계적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각자의 전공과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내지만, 저는 경제학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단점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저만의 차별점이자 강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돌이켜보면, 서강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시간도 결국 저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어떤 일을 하든, 전공 지식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도움이 되는 순간이 분명히 올 겁니다. 




Q4. 이 때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의 광고 제작에 참여하셨습니다. 특히, 현대증권의 Able 캠페인, 한독제약 훼스탈의 ‘내 마음의 소화제’ 캠페인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그 외에도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 한국P&G, 필립스코리아 등등 수많은 국내외 클라이언트의 광고, 홍보 영상, 전시 영상, 디지털 영상 제작에 참여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같이 정말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제작하시면서도, 본인이 지닌 보이지 않는 틀을 체감하기도 하셨을 것 같습니다. 신선한 생각,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기존의 틀을 깨뜨리는 수단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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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증권 Able 엘빈 토플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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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증권 Able 베르나르 베르베르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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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훼스탈 플러스 "내 마음의 소화제(2010)"  


광고 일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인풋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책, 영화, 만화,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일상적으로 접하면서 그 안에서 영감을 얻고, 이를 아이디어로 발전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호기심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것을 찾아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예상치 못한 자극을 받으며, 더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꾸준히 세상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다양한 인풋을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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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영 동문은 광고인에게는 열린 태도와 호기심, 꾸준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진=정규영 동문 제공)


물론, 창의력이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능력에는 선천적인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이 일을 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거나 '영화를 자주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억지로 인풋을 채우는 것은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창의적인 사고는 어느 정도 타고난 요소를 바탕으로 하되,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꾸준한 노력과 열린 태도가 함께 수반될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Q5. 최근, ‘한 줄 카피’, ‘일본어 명카피 핸드북’ 등 카피라이팅 문구와 관련해서 책을 쓰셨습니다. 취미생활로 시작하신 수 백 개의 광고 카피들을 필사하시고, 수 천편의 제작 경험을 지닌 정규영 선배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카피, 좋은 광고”란 무엇일지요? 제작자로서 가장 중요한 신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과거에는 마케팅을 기업의 활동 중 하나로 좁게 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마케팅의 개념이 더욱 확장되어, 단순히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활동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 공공기관, 종교 단체, 정치 단체뿐만 아니라 개인도 마케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기도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광고 역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볼 수도 있지만, 사실 광고는 그것을 수행하는 주체가 가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콘텐츠입니다. 이는 브랜딩, 마케팅, 세일즈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질 수 있으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체와 이를 수용하는 고객 간의 공감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좋은 카피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이 공감이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인사이트가 담긴 카피가 더욱 효과적인 광고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북토크나 강연에서도 마케팅과 카피라이팅에 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바로 ‘공감과 발견’이라고 항상 얘기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경험이 예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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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롯트 기업PR 광고(2012). 제일 위쪽에 일본어로 “이름은 부모가 자식에게 보내는 척 편지일지도 모른다”라는 카피가 적혀 있다.


약 4년 전, 우연히 일본의 1980년대 가수 마츠다 세이코의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녀의 노래 가사를 직접 해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일본어 학원이 없어 종로에 있는 학원에 등록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어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광고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일본어를 공부한 덕분에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일본 광고 카피룰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름은 부모가 자식에게 보내는 첫 편지일지 모른다(名前は親が子供に送る、 初めての手紙なのかもしれない。)"라는 카피였는데, 이름에는 단순히 발음상의 이유뿐만 아니라,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뜻이 담겨 다는 내용을 담은 그 카피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카피를 보면서 저도 제 이름을 지어주신 아버지를 떠올리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더 많은 일본 광고 카피를 찾아보기 시작하였고요. 광고 카피를 연구하고 수집하면서, 좋은 카피는 단순히 재치 있거나 재미있는 표현이 아니라, 공감과 발견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은 귀찮은 행복이다"라는 카피는 겉으로 보면 모순된 표현처럼 보이지만,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가족과의 관계는 때때로 귀찮고 피곤할 수 있지만, 결국 우리의 가장 큰 행복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공감과 발견을 담은 카피들이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오래도록 기억됩니다.


그렇게 찾아낸 좋은 카피들을 브런치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개하게 되었고, 예상보다 큰 반응을 얻게 되었습니다. 특히 ‘정CD의 카피 노트’ 이름의 인스타그램에서 반응이 좋았고, 그 덕분에 첫 번째 책을 출간한 후 꾸준히 카피를 아카이빙하며 두 번째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책은 제가 브런치에 썼던 50개의 글을 기반으로, 광고 카피에 대한 제 생각을 에세이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고, 두 번째 책은 제가 좋아하는 200개의 광고 카피를 간략한 해설과 함께 소개하는 형태로 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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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영 동문의 인스타그램 "정CD의 카피노트" @qy.jung ☞  에는 다양한 광고 카피들이 게시되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처음에는 단순히 좋은 카피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했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해 주면서 저도 예상하지 못했던 기회를 만나게 되었고,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만화를 오래 그려왔고, 대학 시절에도 만화를 그리며 잡지사나 지역 신문사에서 일러스트 작업을 한 경험이 있을 만큼 만화에 진심인 사람입니다. 약 10년 전에는 기업과 계약을 맺고 웹툰을 연재하기도 했기에 제가 책을 내더라도 만화책을 내게 될 줄 알았지, 일본 광고 카피를 해석하고 소개하는 책을 쓰게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이처럼, 순수한 호기심과 열정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6. 최근 총동문회는 서강가족들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서강의 도약을 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광고인의 관점에서 서강가족들이 졸업 후에도 모일 수 있는 이 곳 ‘서강대학교 총동문회’를 홍보한다면 어떤 부분을 강조할 수 있을지요? 이를 바탕으로 광고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까요? 선배님의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저는 '공감'과 '발견'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에, 서강인이기 때문에 서강대학교와 관련된 이야기들에서 특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FA부터 시작해서 독후감을 쓰는 것 등이 서강인들이 교정에서 쌓았던 추억들과 특별한 경험과 연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서강대 총동문회가 서강옛집을 통해 잘해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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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영 동문은 지난 8년간 장으로써 서강타임스학보동인회를 이끌었으며, 2024년을 끝으로 이임했다. (사진=서강타임스학보동인회 제공)


또한, 후배들의 모습도 담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서강학보 동인회 회장을 오랫동안 맡았었고, 그 경험 덕분에 현재 현역 기자로 활동하는 후배들과도 자주 만나고 있는데요. 후배들과 관련된 일을 하려고 할 때, 60년대 선배들은 후배들과 직접 만나본 적도 없지만 서강 후배라는 이유만으로도 많은 선배들이 진심으로 도와주고자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따뜻한 마음이 서강인들만의 특별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서강에 대한 추억과 그곳에서의 공감과 발견, 후배들에 대한 사랑이 엮어질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도와주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Q7. 선배님, 최근 미디어에 비친 광고회사, 광고대행사의 제작팀 부원들의 모습은 내부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일상인 것처럼 비치더군요(드라마 ‘대행사’ 참고). 특히 주인공은 사수로부터 신입사원 시절 사수로부터 비판을 받은 후 수백 개의 카피를 제출하여 컨펌을 받는 등, 내부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로 보였습니다. 혹 정 선배님께서도 그런 시절을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앞으로 교내에서도 광고 학회가 있고 이미 수많은 동문들이 같은 업계에 종사하고 계실 텐데, 그들에게 업계의 선배로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신다면?


광고 대행사는 정말 경쟁이 치열하고 힘든 산업입니다. 그래서 중도에 그만두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죠. 그런 치열한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만큼 그 과정을 통해 많은 실력을 쌓고 단련될 수 있는 업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업계에서 일한다면, 열린 마음과 도전적인 자세로 재미있게 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광고계에는 서강대학교 출신들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 최대의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 현재 대표도 서강대 출신입니다. 제가 10여년 전에 서강옛집에 광고계에서 활약 중인 서강동문들 현황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도 제일기획을 포함해서 웰콤과 TBWA 등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주요 광고대핵사의 대표가 모두 서강대 출신이었습니다. 


정규영 동문의 기사 보러가기  “특집-광고업계의 퀄리티 리더, 그대는 크리에이티브 서강” 


이렇게 80년대와 90년대 서강대 출신들이 광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많은 후배들이 그 길을 따라갔죠. 그래서 저는 후배들이 서강대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그 실력을 바탕으로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른 분위기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광고업계는 성장하는 산업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를 선호했으나 광고업계가 이제는 예전처럼 미래 산업으로 각광받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IT 관련 스타트업이나 카카오와 같은 기업들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광고 대행사라는 업종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고, 그에 따라 광고 일도 대행사에 맡기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산업 자체가 변화하는 만큼, 광고 대행사라는 조직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광고 회사에 취업한다고 하면 광고대행사로 가는 것이 이상적인 코스로 생각되었지만, 이제는 광고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덕션이나 광고주 쪽으로 가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로를 찾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될 수 있지만, 그 시기에 맞춰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이더라도, 그 일이 속한 산업이나 회사의 전망이 좋지 않으면 오래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Q8. 엄청나게 많지만 진위를 판단하기 힘든 정보가 쏟아지는 세태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광고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져 왔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가 지니는 유구한 가치란 무엇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과 연결되는 부분인데, 결국 광고는 경제적이고 문화적인 측면에서 현대 사회와 경제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매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고를 통해 마케팅이나 브랜딩이 이루어지고, 소비자는 그 정보를 통해 선택을 하며, 결국 기업 중심으로 사회가 잘 돌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한 광고는 단순히 경제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로서도 중요한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광고의 양상이나 형태는 변할 수 있지만, 광고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유지될 것입니다. 그것이 없다면, 현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죠. 광고는 기업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콘텐츠이자, 사회 전체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매체로 계속 자리매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Q9. 비교적 짧은 멘트로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 관점을 달리하면 정말 신기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2025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서강가족 분들게 카피를 하나 추천해 주신다면?


일본의 잡화 전문 체인점 중 하나인 ‘로프트’라는 체인점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매장 내에서 발행하는 잡지인 로프트 페이퍼가 있는데, 그 잡지의 표지마다 하나의 광고 카피가 적혀 있습니다. 2015년 봄에 나왔던 카피 중 하나가 제가 최근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봄은 시작되는 게 아니야, 시작하는 거야(春は、始まるじゃない始めるんだ。)"라는 문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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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프트 페이퍼 표지(2015). 가운데에 일본어로 “봄은 시작되는 게 아니야. 시작하는 거야”라고 적혀 있다.


이 카피는 저에게 굉장히 인상 깊었고, 봄이라는 계절이 단순히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의지와 계획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아갈 때 진정한 시작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봄이 자연스럽게 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진짜 봄은 우리가 그 시기를 맞이하면서, 내가 내 몸과 마음을 움직이고, 내 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시작할 때 찾아오는 것입니다. 즉, 봄이 다가오는 것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시작해야만 진정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뜻이죠.


그래서 저는 우리 서강대 동문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는 후배들이 각자의 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시작하는 시기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이 카피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봄은 시작되는 게 아니라 시작하는 거다"라는 의미처럼, 스스로의 의지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서정(23 경영) 서강옛집 기자

 

서강옛집 담당 이수민(14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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